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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장... 산청시장
지리산자락 산물(産物)이 모여들어 시장 골목마다 추억을 깨운다 경남 서북부에 지리산 천왕봉을 지붕 삼아 자리한 산청. 산과 물이 맑고, 그래서 사는 사람들도 맑다고 해서 예부터 삼청(三淸)의 고장이라 불린다. 삼청의 고장에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고을마다 시장이 형성되고 오랜 세월 이어온다. 산이 깊고 고개가 높아서인지 지금까지 서는 5일장이 다른 지역보다 많다는 것도 산청의 특징이다. 1·6일에서는 산청장을 비롯해 3·8일의 생초장, 4·9일의 덕산장과 단계장·화계장, 그리고 5·10일장인 단성장과 차황장 등 일곱 개에 이른다. 이들 시장 또한 여느 재래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지역마다 묻어나는 한두 가지 특색은 있다. 예부터 산청장은 약초, 생초장은 자연산 채취산나물, 덕산장은 곶감과 두릅, 돌담길로 유명한 단계마을의 단계장은 콩과 고추, 화계장은 무와 배추, 단성장은 농기구, 차황장은 고사리와 메뚜기쌀이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산청을 대표하는 산청장을 둘러본다. 글 오윤환 명예기자(산청군 관광개발담당) 사진 정승화 산청군 기획감사실 160여 점포에 장날엔 난전 70여개 펼쳐 산청읍 꽃봉산로에 자리 잡고 있는 산청시장은 읍 소재지 한가운데에 위치한 만큼 상설시장으로 운영된다. 장터는 사통팔달로 열려있어 들어서는 곳이 곧 입구라 누구나 찾기 쉽다. 하지만 여전히 5일장 주기인 1·6일이라야 시장 분위기를 더한다. 산청장은 언제부터 장이 열렸는지는 기록이 없어 정확하지 않다. 다만 나이 드신 어르신과 향토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말로 150여년 전부터 장이 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읍 소재지이지만 시골장인 만큼 시장부지는 5634㎡에 불과하다. 하지만 점포는 160여개에 달한다. 이들 점포는 약초, 생선, 곡물, 의류 등 품목별로 잘 구분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5일장날이면 70여개의 난전이 들어서 재래시장의 정취를 한층 더한다. 산청군은 2006년부터 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전용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시장 현대화를 추진했다. 또 액면가 1만 원의 내고장 상품권을 해마다 5만 매 발행해 군청 공무원을 비롯한 유관 기관·단체 등을 통해 보급하고 시장 활성화를 유도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시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산청에서 나는 약초·나물·곡류가 주종 산청은 전체 면적에서 산지가 78.6%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산간농촌지역이다. 한때는 인구가 14만 명에 달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3만6000명에 불과하다. 장날 난전을 구성하는 상인들도 인근 주민들이 대다수다. 산청장의 산물(産物)은 건어물전을 제외하고는 산청에서 직접 기르거나 채취한 약초와 나물, 곡류가 주종을 이룬다. 5일장날마다 이른 시간이면 팔러오는 사람들에서부터 시골장 정취가 물씬 풍긴다. 군내버스 첫차를 타고 장터에 나오는 사람들이 팔 물건을 바리바리 싼 보따리와 자루를 머리에 이거나 어깨에 걸치고 내린다. 농산물을 엮은 두름을 한 쪽 팔에 걸친 이도 있다. 시장 가장자리 도로변에 세운 경운기나 오토바이에서도 짐을 내린다. 성질이 급했는지 농사용 트랙터를 몰고 시장에 온 장꾼도 가끔 보인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산청시장은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다. 고속도로 산청IC 입구와 국도 3호선에서 5분이면 닿는다. 그래서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인근 진주와 하동, 함양뿐만 아니라 부산과 서울 등 먼 대도시에서도 찾는다. 장날이면 시장 인근 한약방도 문전성시 약초의 고장답게 산청시장에 들어서면 건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약재점포에서 나는 약초향기 때문이다. 오가피, 황기, 구기자 등 전시된 약재만 30여종에 달한다. 주인이 직접 재배하거나 인근 산에서 채취한 것들이다. 상설점포라 건재나 발효한 약재를 사계절 살 수 있다. 철마다 신선한 약초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산청시장의 특징이다. 장날이면 시장 북쪽 농협 건너편 입구 주변엔 난전이 펼쳐진다. 이곳 난전에도 약초는 단골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30여년 농사를 짓고 있다는 부부가 채소며 온갖 약초를 어김없이 가지고 나온다. 장날이면 산청시장 주변에 자리 잡은 한의원과 한약방이 덩달아 문전성시다.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한 시골사람들이 많지만, 관광을 겸해 한약을 지으려는 외지인들도 제법 찾는다. 지난해 열린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로 산청의 약초산업이 많이 알려지면서 산청시장을 찾는 도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뻥튀기는 시장의 터줏대감이자 명물 과일전과 어물전을 지나 시장 동쪽 축협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면 또 다른 난전이 나타난다. 아주까리 잎, 고구마줄기, 도토라지(명아주), 무말랭이 등 나물거리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봄이면 취나물, 여름이면 경호강에서 채취한 고둥 등 계절마다 청정골에서 나는 신선한 먹거리가 시장 모습을 바꾼다. 가을에 접어든 요즘은 귀한 자연산 송이를 비롯해 밤과 도토리 등이 난전을 장식한다. 장터를 돌다보면 상가 모서리에 자리 잡은 뻥튀기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가게 앞에 설치된 뻥튀기 기계는 고정식이다. 튀밥을 담는 용기도 사각 철판으로 만들어 기계와 연결돼 있다. 이곳 저곳 옮겨다니는 뻥튀기장사와 달라 이색적이다. 이 뻥튀기 기계와 가게는 산청시장을 지키는 터줏대감이자 명물이다. 시장 입구 기름 짜는 가게를 지나면서 맡은 고소한 냄새와 갓 튀어나온 튀밥 냄새가 뒤섞이면서 시골장 분위기를 더한다. 짭짤한 장떡은 택배로 주문할 만큼 별미 시장마다 나름 대표음식이 있다. 지리산의 산물이 모여드는 산청시장은 산채비빔밥이 제일이다. 시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손님을 맞는 문영애(86) 할머니의 가게다. 나물 무치는 할머니의 거친 손은 지나간 긴 세월을 보여준다. 산청에 왔다면 산청시장의 별미 '장떡'을 꼭 먹어볼 것을 권한다. 짭짤하고 구수한 맛이 동동주 안주로 안성맞춤이다. 장날이면 서너 평 남짓한 가게는 언제나 빈틈이 없다. 한 번 맛본 사람은 다시 찾게 되고, 먼 곳에서 택배로 주문하기도 한다. 산청장이 있는 산청읍에 가면 골목골목 추억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장터에서는 5일장의 인심과 경호강을 닮은 사람들을 만난다.
산청한방약초축제 10월 2일~9일 산청이 산약초의 고장으로 거듭나는데 톡톡히 기여한 산청한방약초축제가 올해는 10월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열린다. 축제장은 산청시장과 지척인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산청IC 입구 축제광장과 지난해 산청세계한의약엑스포가 열린 동의보감촌이다. '온 가족 건강여행!'이라는 주제와 '동의보감 숨결 따라 산청약초 향기 따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제14회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지난해 열린 산청엑스포 성공에 힘입어 더욱 알차게 꾸몄다. 주제관인 '동의보감관'은 중앙광장, 혜민서, 약초생태관, 산청약선관, 항노화산업관 등 5개 관으로 구성됐다. 테마별 의료체험공간인 혜민서에서는 반신욕과 족욕, 스트레스 진단, 사상체질, 한방 침을 체험하고 진료도 받을 수 있다. 약초생태관은 거북동산을 중심으로 희귀약초와 약초술을 전시한다. 산청약선관은 약선음식 전시와 동의보감 상차림, 오장음식 전시, 한방차 시음 등으로 구성한다. 항노화산업관은 약초생산에서 가공제품 판매, 의료관광까지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외에도 약초와 농특산물 판매장터, 한방약초 관련 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코너를 운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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