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장이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팽목항 천막성당에 파견하여 상주시켰던 최민석 신부를 인사 발령했다.
최 신부는 16일부로 팽목항을 떠나 광주에서 빈민사목을 위해 일하게 된다. 김 대주교의 이 인사 조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최민석 신부는 진도성당 사제관에 거처를 두고 팽목항 천막성당에 상주하여 팽목항을 찾는 천주교 신자들과 매일 4시에 미사를 바치고 유가족을 상담하고 위로하여 왔다. 그런데 김대주교가 최신부를 광주시내로 불러들임으로써 최신부의 역할은 중단되었다.
최 신부 후임으로 팽목항에 상주하는 사제를 김 대주교가 임명하지도 않았다. 팽목항에 있거나 방문하는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상담하는 중요한 역할을 전담하는 사제가 아예 없어진 것이다.
광주대교구는 앞으로도 본당별로 돌아가며 팽목항 매일 미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평신도 선교사를 임시로 팽목항 천막성당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팽목항 전담사제를 없앤 잘못을 모면할 수는 없다.
세월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팽목항 전담사제를 계속 상주시키는 것이 좋다. 팽목항을 찾는 천주교신자들에 대한 배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위로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다.
세월호 진실을 밝히라고 정부에 촉구하는 광주대교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의미를 김희중 대주교 스스로 포기하고 거두어 버렸다.
김희중 대주교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 팽목항 전담사제를 다시 임명하라. 아니 김 대주교가 팽목항 천막성당에 상주해도 좋다. 세월호 진실이 드러나는 그날까지 김희중 대주교가 팽목항을 지키는 것도 좋다.
주교회의 의장이 그 정도도 못하는가. “세월호 문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소리를 김 대주교는 벌써 잊었는가. 김 대주교의 이번 인사발령에 크게 실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