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축적 의미
어떤 어휘 속에 사전적인 뜻 이외의 의미를 내포하거나 그것이 연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즉 어휘가 스스로 가진 의미를 넘어서서, 문맥에 따라 적절한 연상으로 알 수 있는 또 다른 의미를 말한다. 함축적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개인적 체험에 의해 생겨난 함축적 의미이다. 가령 마포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마포에서 피어오르는 공포의 물결/마포는 나의 무덤’이라고 표현했다고 하자. 이 때 ‘마포’는 작자의 개인적인 체험에 따른 의미가 첨가되어 있다. 읽는 사람은 ‘아...마포에서 이 사람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구나’하고 그 함축적 의미를 어는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집단적인 체험에 의해 생겨난 함축적 의미이다. 현대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대동강아 내가 왔다/을밀대야 내가 왔다’하는 노래 가사는 예사롭지가 않다. 여기서 ‘대동강’과 ‘을밀대’는 평범한 지명이 아니다.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고향이니 분단의 아픔이라는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리운 금강산>에서 ‘금강산’ 역시 마찬가지다. 이 단어들에는 민족적인 체험에 의한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인류에 보편화된 함축적 의미이다. 가령 ‘포연이 자욱한 전장 위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는 문장에서, ‘비둘기’의 사전적 의미는 새의 일종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평화’를 떠올린다.
이와 같은 함축적 의미를 가진 시어들이 시에서는 매우 빈번하게 사용된다. 따라서 시의 감상과 이해를 위해서는 함축적 의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무척 중요하다. 시어의 함축적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곧바로 시를 이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소래섭 외 3인 <한국 현대시> p.89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