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 캠핑횟수(백패킹): 212(54)회 / 2020년 캠핑횟수(백패킹): 20(11)회]
2. 장소: 강바위산-마분산
3. 사용장비: 벨라 8회, 고싸머기어 G4 13회
4. 날씨: 최저기온 영하5도, 최고기온 영상 6도, 맑음, 1.5-3m/s
5. 복장
가. 등산화: 블랙야크 야크웰트
나. 트래킹: 상의는 USMC 반팔,긴팔 + 코오롱티셔츠(긴팔), 패딩자켓 하의는 동계 등산 바지
다. 비박지: 상의는 USMC 반팔, 긴팔 + 코오롱티셔츠(긴팔) + 패딩자켓, 하의는 동계 등산 바지+네이처하이크 우모바지
6. 비고
가.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간다고 해서 침낭안에 들어가서 잤음.
나. 배낭을 다 챙겨놓고도 갈까 말까를 고민했음.
다. 취침 시 얼굴에 뒤집어 쓰는 용도로 고어텍스 자켓대신 패딩 자켓을 사용했더니 미끄러져 흘러 내림.
라. 돼지고기를 굽는 것은 기름이 튀어 불편함.
제로원 패스파인더(0.75kg)의 결로와 환기되지 않음이 불편해 벨라1(1.75kg)을 배낭에 담았다. 지난 번 백패킹때 배낭무게가 10.35kg 였는데 1.08kg 증가했다. 딱 텐트의 무게 차이......
배낭무게가 12kg이면 큰 부담없이 걸을 만 하다.
삼괴동 18통 마을회관 근처에 주차를 하고 걷기 시작...
우리 집에서 30분 거리. 여기만 해도 시골이다.
삼괴동과 인접한 소호동, 장척동에 차가 들나들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 1963년이라고 하니 오지 중의 오지였다.
시골길을 4km 정도 따라가면 장척동 마을회관이 나오는데 그곳이 오늘의 들머리였다.
소호동 607번지 근방에서 아무 생각없이 길을 따라 걷다가 좌회전을 하지 못하고 직진을 해버렸다.
그 결과 석태산과 목달산을 패스하면서 6km를 건너뛰었다.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이었다. 계획대로 트래킹을 했더라면 몸살이 났을 것이다.
냇가의 물이 꽁꽁 얼었다. 겨울이 맞구나...
집에만 있으면 실내 기온이 20도 이상이다보니 겨울을 잘 못느낀다.
오늘도 여지없이 등산로가 아닌 곳을 헤매면서 길을 찾는다.
간신히 길을 찾아 한참 더 진행하다보니 멀리서 은빛 나무가 보인다.
은사시나무... 가까이 보는 것보다는 멀리서 햇빛을 받아내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안내판에 비파사유래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1500년의 역사가 있었다는 데 일제의 잔재가 있다는 이유로 없앴다고 한다.
그 당시는 그게 옳은 일이었겠지만 후세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사원철폐운동"이 뭔가 검색을 해봤는데 나오지 않는다.
검색을 하다가 좋은 자료가 있어서 링크한다.
참고자료:비파소호동 산성을 찾아서 https://blog.naver.com/lsseol/30101637810
비파사 유래 안내판 맞은 편에 비파산성 안내문이 있었다.
대전의 산들을 찾아다니면서 제법 많은 산성들을 보게 된다. 계족산성을 필두로 개머리산성, 적오산성. 백골산성 등등...
자료를 찾아보니 성이나 산성의 이름이 붙은 것이 50여개나 된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중턱에 이정표가 있다.
강바위산을 가려면 더 오르지 말고 우측으로 가야한다. 보통 능선까지 오른 후에 방향을 전환하게 되어 있는데 능선까지 오른 후 우측으로 계속 가면 비파산성의 봉수대가 나오고 절벽이다. 그 절벽의 모양이 비파와 같다고 해서 비파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대전둘레산길 1구간이 보문산에서 오도산을 지나 금동고개에서 마무리하게 되는데 오도산에서 금동고개 방향으로 가지 않고 좌측으로 진행하면 비파산이 나오게 된다.
비파산성으로 오르는 중턱에서 강바위산으로 가는 길이다.
엄한 곳으로 가는 기운을 느끼면서 전진한다.
지푸재(비파치고개) 바로 전 이정표
지푸재 200m 전 이정표 주위에는 바윗돌이 깔려있다. 비파산에서 굴러떨어진 돌이겠거니...하고 생각해본다.
지푸재 버스 정류장에서 대별동 방향으로 80m 가면 강바위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제대로 된 등산로를 걸으니 편하겠네....' 생각하며 오르는 데 웬걸... 산 중턱을 돌아가는 아주 좁은 등산로가 있다.
그리고 등산로를 가로막는 쓰러진 나무들.... 고생고생하며 능선에 올랐는데 넓은 등산로가 있었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하루 이틀 있는 일이 아닌만큼 '그러려니......' 한다.
이제 제정신이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동쪽으로 식장산이 지는 햇살을 받아 불그스레 하다.
해가 지는 서쪽으로는 석태산, 안산, 천비산, 떡갈봉 등이 산그리메를 이루고 있다.
석양이 참 멋있구나...
지난 번 백패킹 때 텐트 안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 지루해서 오늘은 해가 져도 계속 트래킹을 이어가려고 한다.
백패킹 횟수가 50번이 넘었는데도 아직 헤드 랜턴이 없다....
첫 백패킹 때 구입한 오렌지등을 켜고 계속 앞으로 간다.
배가 아주 고플때까지 진행하려고 하는데 이런... 길이 없다....
등산앱에서 가리키는 방향은 급경사 내리막길인데.... 등산로로 보이는 곳은 마분산이 아닌 소호14통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잠시 고민하다가 텐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려는데 온도계는 영하 3도를 가리킨다. 고도가 낮은 산이라서 평지온도와 큰 차이가 없다.
꼬냑 150ml와 돼지갈비, 후식으로 라면, 맛동산, 젤리 순으로 만찬을 즐기고 자리에 누워서 도시어부를 시청하는데 잠이 저절로 온다. 눈을 뜨니 겨우 10시...... 12시까지 미드 바이킹을 시청하고 본격적으로 잠을 청한다.
새벽에 거센 바람소리에 잠을 한두번 깨고.... 얼굴이 시려워 서너번 깨고... 거의 열번 정도는 깨는 것 같다.
아침 7시30분 경, 커피 한잔 마시려고 이너텐트 문을 열었는데 베스티블 문이 열려있다.... 어제 밤에 제대로 안 닫았나보다....
해는 벌써 산위로 솟아있었다.
영하 5.4도, 최저기온이 영하 6도 정도 되었나보다. 예전에 운탄고도에서는 영하15도 였는데...
집에 돌아와 지도를 보니 "소호동 산20-1" 중 가장 높은 곳 텐트를 쳤다.
삼각대가 없어 셀카를 찍으면 수평 맞추기가 힘이 든다.
좌측의 소나무가 기울어져 있어 구도에 도움이 되었다.
이제 다시 출발 하자.....
깨끗한 정신과 밝은 햇살에 힘입어 트래킹 코스를 다시 확인해 보니, 어제 낭떠러지 같았던 급경사가 맞는 코스였다.
내리막이 심하니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졸라맨다.
등산화는 블랙야크에서 제작한 야크웰트 중등산화.
트래킹화, 경등산화, 중등산화를 구비하고 있었는데 경등산화가 밑창이 닳아 버리고 새로 사려다 보니 중등산화는 일년에 서너번 밖에 사용하지 않아서 그냥 중등산화를 가을부터 봄까지 내내 사용한다.
구색을 맞추려면 끝이 없다.
나무에 붙어있는 이정표를 보면 강바위산에서 마분산으로 가는 길이 분명한데.... 길이 너무 급경사에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다.
강바위산의 급경사를 내려온 뒤 배낭을 내리고 자켓을 벗는다.
급경사를 내려왔으니 그에 못지 않은 급경사를 올라가야 하니까......
겨울 산행에서는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땀이 식으면 체온이 내려가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상태가 된다.
귀찮아도 옷을 자주 입고 벗고 해야 한다.
마분산으로 오르는 길은 넓고 평탄하며 낙옆이 거의 없어 걷기 좋다.
경사가 심하기는 하지만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좋다.
그리고 마분산 방향은 경사지에 로프가 있어 제법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왜 강바위산 방향은 로프가 없을까?
어제 강바위산 정상을 지날 때는 어두워서 사진이 없고 마분산 정상은 통신탑이 있다.
둘 다 조망이 좋다거나 정상석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
강바위산은 평상에 정상표지판이 있고 마분산은 못찾았다.
1시간 넘게 급경사에서 고생했다고 마지막 십여분은 소풍가는 길 같은 기분 좋은 길을 선사해준다.
산을 다 내려와 공주말에 도착하니 구도동 누리길 출발점이라고 적혀있는 팻말이 있다.
구도동 누리길을 다녀오려는 분들은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