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9. 4(7.17) 수요일
그리운 사람아! / 4회
최호진의 저서 경제원론을 읽고 있는 찬라였다..
농촌 사람(農民)들은 휴한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창 바쁨에 쫒기는 계절이다.
밖에서 대포 마시러 가자고 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하였다.
나는 왜 인지도 모르게 괴롭고 쓸쓸 했다.
방황의 어느 소설속에 어느 소녀의 주인공처럼 방황하며 이 지역을 떠나 방랑객이
되고도 싶다.
무한한 들판이라도 있으면 아무 말없이 고개숙여 걷고만 싶었다. 어떠한 인간도
만나지 않고 걷기만 하였으면 좋겠다.
나의 마음은 한 없이 줄다름 처 광야를 걷고 있다.
뒤에서는 길동 씨 하고 어느 소녀의 부르는 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듯,~
오~사랑하는 길동 씨 하고 점점 가깝게 소리가 들린다.
그대로 걸을수 없어서 나는 뒤 돌아 보았다.
정말 뒤에는 그리운 사람이 줄다름처 지치운 발로 힘내어 뛰어오고 있다.
나는 대답 없이 마구 줄 다름 쳐 막막한 광야를 헤매 인다.
뒤 쫒다 쫒다 못 쫒아온 지치운 소녀는 그만 주저 앉아 마구 울어 댄다.
어떠한 미련의 대화를 하지 못한 채 목 놓아 우는 서러운 눈물의 울음소리가 들려
온다.
그래도 나는 한없이 광야의 거치른 벌판을 헤매고 있다.
언제까지 방황의 유랑아가 되고 싶어서 일까?
지치운 소녀의 울음소리, 지치운 나의 발걸음, 나는 그만 주저 앉아 아무런 이유
없는 사람처럼 목놓아 마구 울어 댄다.
천줄기 만줄기의 눈물은 그칠줄을 모른다. 아무리 울어도 시원치 않다.
왜 우는 건지 나 자신도 이유를 발견 할수 없는 일이다.
’63.9.5(7.18) 목요일
그리운 사람아! / 5회
마음의 불구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상처 없는 상처의 불구자가 되고 싶지 안해서이다.
그리움, 괴로움, 슬픔, 만남 이별,… 이 모두가 마음의 불구자의 대상들이
아닐까?
나는 이러한 대상들 과는 조금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도 너를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마음의 불구자,
상처없는 불구자를 모면 하려고 하지만 모면 할 수 없는 것이 내 현실의 환경
인가 보다.
그리운 사람아!
어느때나 상처 없는 불구자가 될수 있을가? 그 언젠가 꽃피고 지는 날,
그 날 만을 기다리면서 살아 가련다.
그리움이 완전히 정복 되는 날,
그리움의 완전한 정복자가 되는 날,
나는 진정
마음의 불구자가 되지 않을 것이 아닌가?
기다림!
기다림이란 또한 괴로운 것이다. 쓸쓸한 것이다. 막막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약속 없는 기다림의 미련에서 살아 가는 것 일까?
그리운 사람아,
언제나 너와 만나 보려나. 언제나 나의 상처를 앗아 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