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는 옳은가?
噫! 世之是非是 亂矣. 희! 세지시비시 난의.
人之言莫不曰 ‘吾能於是 而不願於非’.
인지언막불왈 ‘오능어시 이불원어비’.
然考之行事 연고지행사
則於是者寡 於非者蓋衆也. 즉어시자과 어비자개중야.
僕乃大懼也. 복내대구야.
아! 세상에서는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하며 어지럽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나는 능히 옳은 일을 하지 그른 일은 하고자 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하는 행동(行事)을 살펴보면
옳은 일을 하는 자(者)는 적고 그른 일을 하는 자는 많습니다.
나는 이에 크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註 : 噫(희, 아!, 탄식하다)
世(세, 세상, 인간)
之(지, 가다, 끼치다, ...의)
是(시, 옳다, ...이다)
非(비, 아니다, 그르다)
是非(시비, 옳고 그름, 말다툼)
非是(비시, 옳지 않다)
亂(난, 시끄러움, 엇갈림, 어지러움, 난리)
矣(의, 어조사)
言(언, 말)
莫不(막불, ...하지 않는 자가 없다)
不(불, 아니다, ...않다)
曰(왈, ...라 하다, 말하기를)
吾(오, 나)
能(능, 능히)
於(어조사, 탄식하다, 아!)
而(이, 접속사)
願(원, 원하다)
不願(불원, 하고자 하지 않는다, 원치 않는다)
然(연, 그러하다, 그러나, 그런, 또, 이)
考(고, 살펴보다)
行事(행사, 하는 일, 하는 행동)
則(즉, 곧)
寡(과, 적다)
蓋(개, 덮다, 합, 뚜껑)
衆(중, 무리, 군중, 많다)
蓋衆(개중, 대부분, 많다)
也(야, 판단과 결정의 語氣를 표시하는 어조사)
僕(복, 저, 저는)
乃(내, 너, 이에, 단지)
懼(구, 두렵다)
大懼(대구, 크게 두렵다)
- 허목(許穆, 1595~1682)의 〈어시재기(於是齋記)〉《기언별집(記言別集)》卷九 일부
※ 潭陽都護府使 任裕後가 許穆에게 於是齋 記文을 請하는 편지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