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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邱 八公山 桐華寺 柱聯 :
(대구 팔공산 동화사 주련)
팔공산八公山은 명산名山이자 영산靈山이다.
신라시대 오악五嶽에 해마다 제사를 지냈는데,
북악이 태백산이고 서악이 계룡산이며, 남악이 지리산이며,
동악이 토함산, 중악이 바로 팔공산이었다. * 주註 (갓바위 선본사禪本寺)
이 중악의 산자락에 동화사桐華寺가 있다.
팔공산 동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로
493년 (소지왕 15) 극달極達이 창건하여 유가사瑜伽寺라 하였다.
그 뒤 832년 (흥덕왕 7) 왕사 심지心地가 중창하였는데,
그 때가 겨울철임에도 절 주위에 오동나무꽃이 만발하였으므로
동화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삼국유사’에는 율사 진표眞表로부터 영심永深에게 전하였던
불간자佛簡子를 심지心地가 다시 받은 뒤, 이 팔공산에 와서
불간자를 던져 떨어진 곳에 절을 이룩하니 곧 동화사 참당籤堂 북쪽의
우물이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렇게 1,5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불교의 대표 총림叢林으로,
조계종 종정 예하 대종사大宗師 외에 선원禪院, 율원律院, 강원講院 등에
100여 명의 대종이 상주하며 정진하는 청정 수행도량修行道場이다.
현존하는 당우堂宇들은 대부분 영조 때의 중창 시 세워진 건물로서
대웅전을 비롯하여 연경전蓮經殿, 천태각天台閣, 영산전靈山殿,
봉서루鳳棲樓, 심검당尋劍堂, 칠성각, 산신각, 응향각凝香閣,
강생원降生院, 원음각圓音閣, 천안문天安門 등이 있다.
또한 부속암자로는 금당암金堂庵, 비로암毘盧庵, 내원암內院庵,
부도암浮屠庵, 양진암養眞庵, 염불암念佛庵 등이 있다.
한때 이 사찰에는 유정惟政이 영남도총섭으로서 승군僧軍을 지휘하였던
곳이며, 서사원徐思遠이 격문을 지어 많은 의병들을 모집하여
훈련시키는 등 호국의 본거지가 되기도 하였다.
민족항일기의 31본산 시대에는 55개의 사찰을 거느렸던 대본산이었으나,
현재는 대구광역시 달성군·청도군·칠곡군·성주군의
4개 군의 사암寺庵을 관장하고 있다.
주변에는 무심봉無心峰의 흰 구름, 제천단祭天壇의 소낙비,
적석성積石城의 맑은 달, 백리령白里嶺의 쌓인 눈,
금병장金塀莊의 단풍잎, 부도암의 폭포, 약사봉藥師峰의 새벽별,
동화사의 종소리 등 공산팔경公山八景이 있으며, 약수암 앞 수숫골과
폭포골 사이에는 구세약수救世藥水가 유명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그리고 세계최대의 석불인 약사여래대불을 비롯한 많은 보물과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동화사는 동아시아 10대 관광명소로 지정되어
연중 내내 수백만 명의 내외국인들이 참배하는 동양의 대표 사찰 중 하나이며,
국내 유일의 선禪 체험관인 불교문화관에는 오색영롱한 부처님
진신사리 7과顆가 모셔져 있으며, 법화경 7만자를 석각과 판각의
황금경판으로 조성하고 있다.
1. 桐華寺 擁護門 柱聯 :
(동화사 옹호문 주련)
擁護聖衆滿虛空 (옹호성중만허공)
옹호해 지킨 성인과 중생 허공에 가득하나
都在毫光一道中 (도재호광일도중)
모든 곳에 작은 빛이 하나의 도道에 닿았네
信受佛語常擁護 (신수불어상옹호)
부처님 말씀 믿고 받아 항상 옹호하고
奉行經典永流通 (봉행경전영유통)
경전을 봉행하여 길이 통용되게 하세
* 팔공산 위락시설 쪽 금강문으로 들어가면 서편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서 얕은 언덕을 넘으면 큰 나무들과 마당이 보이는 가람의 중심이 나온다.
(사)천왕문인 옹호문이 보이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만들어져 있다. 천
왕문은 사찰과 불법佛法을 수호하고 잡귀를 내쫓는 역할을 한다.
(동화사를 들어가는 입구는 두 곳인데, 팔공산 위락시설이 모여 있는 서쪽방향에서
들어오는 곳과 동화천의 발원지이며 원래 입구인 남쪽에서 들어오는 입구로 나눠져 있다.
만일 차를 가지고 간다면 팔공산 위락시설 쪽 금강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2. 桐華寺 大雄殿 柱聯 :
(동화사 대웅전 주련)
天上天下無如佛 (천상천하무여불)
천상 천하에 부처님같이 존귀한 분 없으시고
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역무비)
시방세계에도 역시 비교될 분 없어라
世間所有我盡見 (세간소유아진견)
세간에 있는 것은 내 모두 보았지만
一切無有如佛者 (일체무유여불자)
일체 부처님같이 존귀한 분 없어라
* 대웅전은 봉서루 누대 밑을 지나 절 안마당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다. 주불전主佛殿은 여러 차례 중수를 했으며
현재의 건물은 1,727년경에 새로 지은 것이다.
앞면 3칸, 옆면 3칸의 건물로 다포계 공포와 팔작지붕을 하며,
닫집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특히 대웅전 정면 문짝의 꽃살문은 부처님에게
꽃을 공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대웅전 벽화 일부 중 목생도牧牛圖와 십우도十牛圖는
12c 중엽 송宋나라 확암선사廓庵禪師의 그림으로
소를 인간의 본성에 비유하고,
동자나 스님은 불도의 수행자에 비유하고 있다.
당우堂宇의 처마 밑에는 한문으로 쓰인 대웅전 편액이 걸려 있다.
편액 글씨는 단아한 해서체이다. 글씨를 쓴 분은 쾌선快善
유기성柳箕城; (1693~1764) 스님이다. 스님은 칠곡 출생으로
팔공산 송림사에서 득도하였고 글씨에 능통하였다.
‘八公山桐華寺鳳凰門팔공산동화사봉황문’의 일주문 글씨도 스님의 작품이다.
기둥에 걸린 주련은 행서체로 추사체로 쓴 것인데,
석재石齋 서병오(徐丙五; 1862~1935) 선생이 쓴 것으로 전한다.
3. 桐華寺 鳳棲樓 柱聯 :
(동화사 봉서루 주련)
佛葉難鳴樹摩能 (불섭난명수마능)
부처님, 가섭, 아난, 마명, 용수, 달마, 혜능이시여
威光遍照十方中 (위광편조시방중)
부처님의 위광은 온 세상에 가득하고
月印千江一切同 (월인천강일체동)
천 개 강에 뜬 달도 본래는 하나
四智圓明諸聖士 (사지원명제성사)
네 가지 지혜를 원만히 밝히신 많은 성인들도
賁臨法會利群生 (분림법회이군생)
모두 법회에 임하시어 중생을 이롭게 하시네
華阿方般法涅呪 (화아방반법열주)
화엄경, 아함경, 방등경, 반야경, 법화경, 열반경, 주문이라
* 봉서루는 동화사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마주치는 건물이다.
봉서루는 “봉황이 깃든 누각”이란 뜻으로 동화사를 대표하는 누각이다.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 중간에 널찍한 자연석이 하나 놓여 있다.
이곳이 봉황의 꼬리부분이며, 누각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둥근 돌은 봉황의 알을 상징한다. 그러나 현재는 봉황 꼬리부분
자연석 위에 알을 상징하는 둥근 돌 세 개를 놓아두었다.
본문의 제 1구는 부처님 이하 불교의 법맥을 전한
역대 조사들 중 몇 분이며, 제 6구는 불교의 주요 경전을 열거하였다.
보통 제 1구와 6구는 대구對句를 이루어 함께 배열한다.
따라서 2~5구가 7언시 형태로 한 문장을 이룬다.
제 4구의 네 가지 지혜는 곧, 대원경지大圓鏡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묘관찰지妙觀察智, 성소작지成所作智 등이다.
봉서루 편액의 글씨는 단아한 해서체로, 유기성柳箕城 스님이 썼다.
기둥에 걸린 주련 글씨는 행초서체이며,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묵선자墨禪子 박지명朴志明의 작품이다.
주련의 글귀는 석문의범釋門儀範과 향화청가영香花請歌詠에서 인용하였다.
제 1구의 수(樹)자는 완연히 어찌 기(豈)자 형태로 보이는데,
이는 의미상 근거가 없다. 잘못 인용한 것 같다.
제 3구의 ‘一切일체’를 ‘一體일체’로 표기한 것,
제 5구의 ‘群군’자를 ‘郡군’자로 쓴 것은 오자誤字이다.
4. 桐華寺 法華堂 柱聯 :
(동화사 법화당 주련)
至道無難(지도무난)
지극한 도道는 어렵지 않으나
唯嫌揀擇(유혐간택)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야
但莫憎愛(단막증애)
다만 미워하고 좋아하는 마음만 없으면
洞然明白(통연명백)
툭 트여 명백하리라
5. 桐華寺 尋劍堂 柱聯 :
(동화사 심검당 주련)
良由取舍所以不如 (양유취사소이불여)
인연은 취하고 버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지니
着意用工總是痴漢 (착의용공총시치한)
의도적 일을 꾸미는 것은 모두 어리석은 짓이라
本來無物何論一體 (본래무물하론일체)
본래 아무 것도 없음에 어찌 일체를 논하리
不愛福田不樂生天 (불애복전불락생천)
복전을 좋아 말고 하늘에 태어나길 즐기지 마라
饑來喫飯困來卽眠 (기래끽반곤래즉면)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곤하면 잠자는데
愚人笑我智乃知焉 (우인소아지내지언)
어리석은 자는 나보고 웃는다 그 뜻을 아느냐고
* 심검당은 봉서루를 지나 대웅전을 바라볼 때, 왼편에 있는 당우이다.
‘심검당尋劍堂’은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주로 선방이나 강원으로 사용되는 건물에 붙이는 이름이다.
그러나 현재의 심검당은 스님들의 주거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사찰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강의나 행사는 주로
통일대불전이나 설법전에서 이루어진다.
주련의 내용은 전등록傳燈錄 권30에 나오는 대목이다.
즉, 삼조승찬三祖僧璨 대사의 신심명信心銘과
남악나찬南嶽懶瓚 화상의 노래 일부이다.
주련의 글씨는 유려한 행서체로, 중국 안진경의 필치지만,
아쉽게도 이 주련을 누가 쓴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제 3구의 ‘本來無物何論一體본래무물하론일체’가 걸린 자리에는
‘동화사승가대학’현판이 그 위에 덧대어 걸려있다.
6. 桐華寺 降生院 柱聯 :
(동화사 강생원 주련)
莫逐有緣勿住空忍 (막축유연물주공인)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一種平懷泯然自盡 (일종평회민연자진)
하나에만 집착하면 그에 빠져 끝나고 말지니
止動歸止止更彌動 (지동지귀지갱미동)
움직임을 그쳐 그침으로 돌아가니 그침이 다시 두루 움직이더라
一種不通兩處失功 (일종불통양처실공)
하나를 통하지 못하면 양쪽을 이루지 못하리라
7. 桐華寺 嶺南緇營牙門 柱聯 :
(동화사 영남치영아문 주련)
古壇松樹半無枝(고단송수반무지)
옛 제단가에는 소나무 가지가 성기고
深洞石幢瀨有字(심동석당뢰유자)
깊은 동글 석당에는 글자가 지워졌구나
淸梵消聲閉竹房(청범소성폐죽방)
맑은 범종소리 사라질 쯤 죽방문 닫히고
碧紗凝慆開聖像(벽사응도개성상)
푸른 휘장 걷고 부처님 뵈오니 기뻐라
細艸間香小洞幽(세초간향소동유)
어린 풀 향기 작은 굴에 그윽하고
疎松影落與壇靜(소송영락여단정)
성긴 소나무 그늘지니 고요하기만 하여라
* 대웅전 위 아담하게 걸린 ‘嶺南緇營牙門영남치영아문’이란
편액이 사찰의 오랜 내력을 어렴풋이 말해 준다.
동화사는 임란왜란 때 영남승군의 총사령부가 설치되었던 절인데,
당시 사명四溟스님이 승군僧軍의 총대장을 맡았다고 한다.
경내에는 사명당대장진영泗溟堂大將眞影을 비롯해
승병활동의 정황을 알려주는 몇몇 유물들이 지금껏 잘 전해오고 있다.
대웅전 외벽은 새롭게 단장한 심우도로 화려하다.
그런데 소를 다루는 동자의 거침없는 모습이
사뭇 이색적이어서 지나가는 행인의 눈길을 잡아끈다.
과거 승병이 머무른 절집이라 그런지 마음을 찾아가는
방편도 여타의 산문과는 다른가 보다.
마치 격투기에서나 봄직한 동자의 거센 발길질에
야성의 검은 소가 맥없이 주저앉아버렸다.
편액의 글씨는 해서에 가까운 행서체行書體이며,
‘을축년 초겨울 달성후인達城后人’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달성후인이 누구인지는 불확실하다.
기둥에 걸린 주련 글씨체는 강경剛勁한 추사 글씨풍의 행서체이다.
글씨의 풍격으로 보아 한때 동화사에서 유숙하며
글씨를 연마한 적이 있는 석재石齋 서병오徐丙五 선생이 아닐까 한다.
선생의 유품을 모아 둔 ‘석재 서병오 시서화집’ (대구화랑 김항회 편,
이화출판사 간행)을 살펴보면, 석재선생은 추사선생의 글씨 풍격과
중국 당대 서예가인 안진경의 서풍書風을 익혀서 독자적인 필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곳의 주련은 대웅전의 주련과 필세가 같으며,
매우 격조 높은 작품으로 볼 수 있다.
8. 桐華寺 說法殿 柱聯 :
(동화사 설법전 주련)
補陀山上琉璃界 (보타산상유리계)
보타산 위의 유리세계에 머무시는
正法明王觀自在 (정법명왕관자재)
정법명왕이신 관자재(관세음) 보살님
影入三途利有情 (영입삼도이유정)
그 그림자 삼도에 들어가 유정(중생)을 이롭게 하며
形分六道曾無息 (형분육도증무식)
그 모습 육도에 나누어 일찍이 쉼이 없으시네
因脩十善三祗滿 (인수십선삼지만)
삼아승지겁 다하도록 십선 인행因行 닦으시어
果備千華百福嚴 (과비천화백복엄)
온갖 영화의 과보 갖추어 백복으로 장엄하셨네
逈寶山王碧海間 (형보산왕벽해간)
아득히 보타산왕(관세음보살)은 푸른 바다에서
佩珠瓔珞白衣相 (패주영락백의상)
주옥과 영락을 차고 있는 흰옷 입은 모습이네
無量光中化佛多 (무량광중화불다)
한량없는 광명 속에 화신불 많지마는
仰瞻皆是阿彌陀 (앙첨개시아미타)
우러러 뵈는 분 모두 아미타부처님
* 1구의 ‘보타산補陀山’은 관세음보살이 머무시는 곳으로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이다.
보타락가산은 인도에 있는 관음 성지로 중국 저장浙江성
보타산과 우리나라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洛山寺 등이 유명하다.
3구의 ‘삼도三途’란 중생이 살아서 지은 죄과로 인하여
죽은 뒤에 간다는 지옥도와 축생도, 아귀도의 세 악도惡途이며,
4구의 ‘육도六道’란 중생이 윤회하는 여섯 세계로,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을 말한다.
5구의 ‘삼아승지겁三阿僧祗劫’이란 무량겁으로
수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수 또는 시간이다.
주련의 내용은 제1구에서 8구까지 ‘관음예문영가
觀音禮文詠歌’에서 인용하였으며,
뒤의 2구는 ‘석문의범釋門儀範 극락전청가영
極樂殿請歌詠’에서 인용하였다.
설법전의 편액 글씨는 해서체로 단아하며,
주련의 글씨는 행서 기분을 낸 해서체이다.
글씨를 쓴 사람은 묵선자 박지명이다.
9. 桐華寺 金堂禪院 柱聯 :
(동화사 금당선원 주련)
祖意如空不是空 (조의여공불시공)
조사의 뜻 공한 것 같지만 공이 아니니
眞機爭墮有無功 (진기쟁타유무공)
참된 기틀 어찌 공력 있고 없음에 떨어지랴
三賢尙未明斯旨 (삼현상미명사지)
삼현도 오히려 이 뜻을 밝히지 못했는데
十聖那能達此宗 (십성나능달차종)
십성인들 어찌 이 종지를 통달했겠는가?
透網金鱗猶滯水 (투망금린유체수)
그물을 통과한 금고기는 오히려 물에 막히나
回途石馬出紗籠 (회도석마출사롱)
길 돌이킨 돌말은 비단에 바구니를 벗어났네
慇懃爲說西來意 (은근위설서래의)
달마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은근히 설하노니
莫問西來及與東 (막문서래급여동)
서쪽에서 왔건 동쪽에서 왔건 묻지 말라
撒手到家人不識 (살수도가인불식)
손을 놓고 집에 돌아와도 아는 사람 없으리
* 금당선원은 설법전 뒤쪽 언덕 위에 위치한 동화사의 선원이다.
진표眞表율사로부터 영심永心 대사에게 전해진 팔간자八簡子를
심지心地대사가 받은 뒤 팔공산에 와서 이를 던져 떨어진 곳에
절을 지으니, 이곳이 바로 동화사 북쪽 우물이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이 우물터가 바로 금당선원 자리이다.
금당선원은 한국불교의 선맥禪脈을 잇는 참선도량인데,
수많은 도인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하다.
선원 앞마당에 보물 제 248호 삼층석탑 2기와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 16호인 수마제전(須摩提殿)이 있다.
선원 앞 주위에는 동화사사적비와 인악대사비 등
여러 금석문이 있어 동화사의 내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편액과 주련의 글씨는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했던
경봉鏡峰스님 (1892~1982)이 쓴 것이며,
글씨체는 행초체行草體이다.
스님은 경남 밀양 출신인데, 한시․시조․서예 분야에 뛰어 났다.
주련 내용에서 3구의 ‘삼현三賢은 대승불교에서,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의 수행 지위에 있는
든 보살을 일컫는 말이며, 4구의 ‘십성十聖’은 곧
십지보살十地菩薩이라고 하는데,
십지는 곧 환희지歡喜地, 이구지離垢地, 발광지發光地,
염혜지晱慧地, 난승지難勝地, 현전지現前地, 원행지遠行地,
부동지不動地, 선혜지善慧地, 법운지法雲地이다.
이 글의 출전은 '전등록'인데, 동안同安 상찰선사常察禪師의
게송인 '십현담十玄談․조의祖意'에 나온다.
10. 桐華寺 拈花室 柱聯 :
(동화사 염화실 주련)
止動無動 動止無止 (지동무동동지무지)
그치면서 움직이니 움직임이 없고 움직이며 그치니 그침이 없다
兩旣不成 一何有爾 (양기불성일하유이)
둘도 이미 이루어지지 못하거니 하나인들 어찌 있겠는가
究竟窮極 不存軌則 (구경궁극부존궤칙)
구경하고 궁극하여서 일정한 법칙이 존재하지 않음이요
契心平等 所作俱息 (계심평등소작구식)
마음에 계합하여 평등케 되어 지은 것이 함께 쉬도다
狐意淨盡 正信調直 (호의정진정신조직)
여우같은 의심이 다하여 맑아지면 바른 믿음이 고루 발라지리라
一切不留 無可記憶 (일체불류무가기억)
일체가 머물지 아니하여 기억할 것은 아무것도 없도다
虛明自照 不勞心力 (허명자조불로심력)
허허로이 밝아 스스로 비치기에 마음과 힘을 수고하지 말라
非思量處 識情難測 (비사량처식정난측)
생각으로 헤아릴 곳이 아니기에 의식과 감정으로 헤아리기 어렵도다
* 염화실은 동화사의 동별실東別室로 대웅전에서 영산전靈山殿으로 가는 길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데, 현재 동화사 주지스님께서 거처하는 곳이다.
염화실이란 세존의 염화미소拈花微笑에 기원을 두고 있는 선실의 명칭이다.
고대 인도 마갈타국의 왕사성 동북쪽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하시던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한 송이 꽃을 들어 보였다.
대중들은 그 영문을 몰랐으나, 오직 가섭존자迦葉尊者만이 홀로 미소를 지었다.
이에 세존께서 가섭에게 정법正法을 부촉했다고 한다.
윗 글은 삼조三祖 승찬대사僧璨大師의 신심명信心銘 속에 있는 내용인데,
신심명의 146구 중 52구~59구에 해당한다.
편액과 주련은 묵선자 박지명이 쓴 것이며 행서체이다.
11. 桐華寺 祖師殿 柱聯 :
(동화사 조사전 주련)
龍吟枯木猶生喜 (용음고목유생희)
고목 속에 용이 우니 기쁨이 솟아나고
髑髏生光識轉幽 (촉루생광식전유)
해골에서 빛이나니 알음알이 깊어지네
磊落一聲空粉碎 (뇌락일성공분쇄)
벽력같은 큰 소리 허공을 깨부수고
月波千里放孤舟 (월파천리방고주)
달그림자는 작은 배를 천리나 멀리 띄워 보내네
靈通廣大慧鑑明 (영통광대혜감명)
신령스런 신통력과 광대한 지혜로 거울처럼 밝아
住在空中映無方 (주재공중영무방)
허공에 계시면서 비추지 않은 곳 없네
羅列碧天臨刹土 (나열벽천임찰토)
늘어 선 푸른 하늘 불국토에 임하시어
周昭人世壽算長 (주소인세수산장)
두루두루 비추어 인간 세상 수명 관장하시네
* 선종禪宗 사찰에서 그 종파를 연 조사祖師를 봉안한 절집을
조사당이라고 한다. 조사전이 없는 절에서는 영각影閣을 짓고,
국사國師를 배출한 절에서는 대신 국사전國師殿을 짓기도 한다.
고려시대 16국사를 배출한 송광사가 국사전을 짓고 16국사의
영정을 모시는 것이 그 예이다. 영각을 지은 사찰은 그곳에
이름 있는 선사의 영정을 모시고 제의를 받든다.
교종이 소의경전에 근거를 두고 있는 데 반하여
선종은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심법에 의지하는 바 크다.
때문에 법을 전하는 스승이나 전해 받는 제자나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이 아니라 서로 마음으로 깨달음의 정도와
경계를 증명하고 인증 받아 법을 전한다. 이를 인가印可라 한다.
후일에 의발衣鉢을 전하는 제도나 인가의 제한이 사라졌지만,
처음에는 한 제자에게만 인가를 하고 그 징표로서
의발을 전하였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생긴 것이
일종일파一宗一派 사자상전師資相傳의 기풍이며,
이 때문에 문중 스승에 대한 공경이 깍듯할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조사에 대한 존숭은 더하여 부도(浮屠:舍利塔)를
세우고 탑비를 건립하는 외에 사찰 경내에 따로 전각을 지어
영정을 봉안하고 제의를 받들었다.
이렇게 조사를 존숭하기 위한 전각이 바로 조사전이다.
조사전은 사찰 내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살림집에서의 가묘家廟나 유교 서원의 후묘선학後廟先學
배치법을 따른 것이다. 이는 조령祖靈과 생령生靈이
한자리에 모여 살고 있음을 표방한 것이며, 후인들이 선인이
가던 길을 따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건축 구조상으로는 한국 사찰에서 보이는 층단식
가람배치에서 가장 깊은 곳은 가장 높은 곳이며,
아래로부터 올라오던 동선이 우주공간으로 승화하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조사전 건물은 국보 제19호로 지정된 부석사 조사당으로,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을 한 소박한 건물이
고려 말의 독특한 건축구조 기법을 잘 나타내고 있다.
12. 桐華寺 西別堂 柱聯 :
(동화사 서별당 주련)
我向前谿照碧流(아향전계조벽류)
나는 앞 계곡에서 푸른 물에 얼굴 비춰 보다가
或向巖邊坐盤石(혹향암변좌반석)
혹은 바위 가에 있는 반석 위에 앉는다네
悠悠世事何須覓(유유세사하수멱)
유유한 세상사에 모름지기 무엇을 찾을 것인가
石室地爐沙鼎沸(석실지로사정비)
돌방 땅 파서 만든 화로엔 오지솥이 끓고
松黃柏茗乳香甌(송황백명유향구)
송화가루와 잣잎차와 유향 담은 그릇이라
飢餐一粒伽陀藥(기찬일립가타약)
배가 고파 아가타약 한 알 먹으면
心地調和倚石頭(심지조화의석두)
가슴 속이 편안해져 돌에 기대곤 한다네
千年石上古人蹤(천년석상고인종)
천 년 묵은 돌 위엔 옛사람의 자취요
萬丈巖前一點空(만장암전일점공)
* 서별당은 심검당尋劍堂 뒤 서쪽으로 약간 올라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승가대학 강원스님들의 요사채로 사용한다. 이 건물은 ‘ㄷ’자 형태여서
주련이 12폭이나 걸려 있다.
주련 글의 내용은 한산시寒山詩에 나온다.
전체는 3 수의 시로 이루어졌다.
제 1, 2, 3, 12구가 한 수이며, 제 4, 5, 6, 7구가 한 수이며,
제 8, 9, 10, 11이 한 수이다. 6구의 가타伽陀는 ‘아가타’로
범어 'Agada'의 음역이다.
해독제로 양약良藥으로 일컬어졌다.
제 7구의 ‘石頭석두’는 주련에서 ‘白頭백두’로 썼는데 오자이다.
편액의 글씨체는 전서체에 예서의 필의를 구사하였으며,
고죽산인古竹山人이 쓴 것이다. 예전의 사진 자료에는
‘서별당’이라는 해서체의 편액이 아담한 건물에 걸려 있었는데,
예전의 편액이 한결 운치 있게 보인다.
주련의 글씨는 파격적인 행서체로, 묵선자墨禪子 박지명朴志明이 쓴 것이다.
13. 桐華寺 山神閣 柱聯 :
(동화사 산신각 주련)
一拳拳倒黃鶴樓 (일권권도황학루)
한 주먹으로 황학루를 꺼꾸러뜨리고
一踢踢翻鸚鵡洲 (일척척번앵무주)
한 번 발고 차서 앵무주를 뒤집네
有意氣時添意氣 (유의기시첨의기)
의기가 있을 때 의기를 더하니
不風流處也風流 (불풍유처야풍류)
풍류가 없는 곳에 또한 풍류로다
* ‘황학루黃鶴樓’ 고사故事는 원元 ‘삼국지평화’ 중권
‘현덕황학루사둔玄德黃鶴樓私遁’대목에서 나온다.
“적벽대전이 끝나자 주유가 계략을 세워 황학루에서 잔치를 열고
유비를 청하여 강을 건너오게 한 뒤, 기회를 봐서 가두려고 했다.
제갈량은 매죽(梅竹: ‘미축麋竺’의 오기誤記)을 하급관리로 분장시켜
황학루로 가서 유비에게 옷을 전해주게 했다.
그 속에 여덟 자로 된 편지 한 장을 숨겨 넣었는데,
‘배부르도록 계속 권하여 취하거든 즉시 떠나십시오’라는 내용이었다.
유비가 노래를 지어 주유를 찬미하니 주유가 크게 기뻐하며 술에 취했다.
유비가 기회를 타 몰래 황학루를 내려와 강가에 이르렀다.
강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영채로 돌아가 동오의 관리들을
다시 청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로 속인 다음,
그길로 배에 올라 돌아왔다.”는 내용이다.
* ‘앵무주鸚鵡洲’는 호북성 무한시武漢市 무창성武昌城 밖 장강 가운데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황조의 장자 황역黃射이 이 섬(洲)에서 빈객들을
모아놓고 큰 연회를 열 때 예형이 즉석에서 붓을 들어 절세의 명편인
‘앵무부鸚鵡賦‘를 짓는다. 이로부터 얻어진 지명이다.
후에 예형은 죽어 이곳에 매장되나,
이 섬은 명대 말에 수몰되고 말았다.
* 주註 : 팔공산 갓바위 선본사禪本寺
우리나라 최고의 기도도량 중 하나로 꼽는 ‘선본사 갓바위 불상’에 대한
불교사, 미술사, 지리학, 보존과학 등의 종합적으로 고찰 할 수 있는
최초의 학술행사가 2013년 5월에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선본사(주지 덕문)과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각림)는
5월 29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 부처님’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는데,
당시 참석 예정 교수들의 주요 학술 발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
김상현 교수(동국대)는 ‘통일신라시대 팔공산의 불교신앙’을 통해
통일신라시대 팔공산에 깃든 미륵신앙, 지장신앙,
화엄의 교학전통 등을 고찰하고, 대중의 신앙심에 의해
갓바위 불상에 미륵신앙, 약사신앙 등이 투영되는 것은
결국 갓바위 불상에 살아 숨 쉬는 천년 불교의 지표임을 설명한다.
(단, 갓바위 불상이 미륵상이냐 약사여래상이냐 하는 논쟁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애당초 미륵상(부처님)이었다는 사료史料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임)
한동수 교수(한양대)는 ‘팔공산 동록의 지리환경과 관봉석조여래좌상 및
선본사의 입지 특성’에서 산세를 이용한 자연환경의 종교적 제의장소 관점에서
참배 노선을 통한 수행, 선본사에서 갓바위 불상으로 이어지는
성스러운 제의 공간의 형성 등을 분석한다.
김춘실 교수(충북대)는 ‘관봉 석조여래좌상의 양식 특징 및
조성 배경’을 통해 갓바위 불상은 9세기 전반에 조성됐고,
산정에 봉안된 항마촉지인 여래좌상이자 보개를 쓴 새로운
도상을 확립한 시원 형식이라는 견해를 발표한다.
신용철 양산유물전시관장은 ‘팔공산 선본사 석조문화재에 대한 고찰’을 통해
통일신라에 건립된 선본사 삼층석탑의 입지 장소가 팔공산을 수미산과
동일시하는 조형의지가 반영된 불탑관이라는 새로운 견해와
선본사 주변에 분포된 석조문화재의 특징을 설명한다.
송은석 교수(동국대)는 ‘조각승 청허와 경산 선본사의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
선본사 극락전 본존으로 모셔져 있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미술사적 관점에서
17세기 중엽에 조각승 청허가 조성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다.
좌용주 교수(경상대)는 ‘선본사 관봉석조여래좌상 및 삼층석탑에 대한
암질분석’에서 비파괴 암질분석을 통해 갓바위 불상과 머리의 보개,
그리고 삼층석탑은 팔공산 화강암체라는 동일한 재질이며,
불상과 보개는 같은 시기에 조성됐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송유나 교수(공주대)는 ‘선본사 신중탱화와 양진암 신중탱화의
채색안료에 대한 분석 특성 비교’에서 같은 화승집단이
같은 초본으로 제작한 선본사 신중도와 동화사 양진암 신중도를
과학 분석하여 상호 관계성을 살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