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 스님(단양 지장사 주지)은 저서 <고광 스님의 불교 도장 깨기> 등을 통해 기존의 고착화된 불교 교리와 수행 방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진정한 깨달음은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이해'와 '직접 확인'에서 온다고 강조합니다.
치심(癡心)은 불교에서 '치(癡)'는 어리석음, 무명(無明)을 뜻하며, 세상을 실제 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나'와 '세상'이 고정 불변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緣起)에 의해 가상으로 존재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기억과 느낌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육입처)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인과응보를 'A라는 원인이 있으면 B라는 결과가 있다'는 1대1 선형적 법칙으로 이해하는데, 고광 스님은 이를 단순한 환상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스님은 인과(因果)보다는 연기(緣起)를 강조합니다. 인과적 사고는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를 불안해하는 고정관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연기는 '상호 조건적 관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인과적 사고의 틀을 깨야 현재 순간의 조건적 상황을 올바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연(因緣)과 연기(緣起)는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전의 용례를 보면 인연은 외인과 내연을, 연기는 내연만을 말할 때 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 신호(촉발 원인)와 내부에서 신호를 해석해 드러내는 사건(얽힌 사건)을 함께 밝힐 때는 ‘인연’, 내부에서 얽히는 과정만을 말할 때는 ‘연기’라고 쓰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아', '윤회', '생로병사'가 실재한다는 생각 자체가 '뒤집힌 꿈같은 생각[전도몽상, 顚倒夢想]'일 수 있다. 스님은 인과적 사고에 갇혀 좋은 것은 붙잡고 나쁜 것은 피하려는 집착(치심)을 버리고, 4념처(몸·느낌·마음·법 관찰) 수행을 통해 현상을 있는 그대로(여실지견) 볼 때 괴로움이 소멸한다고 주장한다.
요약하자면, 고광 스님이 말하는 '인과적 사고를 버려야 치심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1대1 맹목적 인과응보 관에 갇혀 괴로워하는 마음(치심)을 버리고, 만물이 상호 의존적(연기)이며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이해하여 자유로워진다는 가르침입니다.
출처 : 고광 스님의 불교 도장 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