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 / 군성11회 가을여행
<2024. 10. 10> <보견회 10월 행사를 가름합니다>
금년도 군성11 동기회 가을여행은 전라남도 순천의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 탐방으로 정했다. 10월10일 용산역에서 8시40분발 KTX로 18명이 탑승했다. 8시10분까지 집합시간을 정했는데 모두 늦지 않으려고 일찌감치 모여들었다. 마치 젊은시절 학생 때 수학여행 가는 기분이다. 원래 19명 출발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한명은 탑승치 못했다. 18명이 모였으니 조용할 수가 없다. 몇차례 조용해달라는 승무원의 부탁까지-- 용산역에서 근 2시간50분이 걸려 순천역에 도착했다.
역에는 미리 예약한 관광버스 기사가 마중나와 있었다. 먼저 점심식당으로 안내했다. 이 지방의 특별 메뉴인 꼬막 떡갈비, 꼬막 초무침, 양념게장, 낙지호롱이, 갓김치 등 평소 먹지 못하던 메뉴에 허리끈을 풀고 양껏 먹었다. 전남지방 소주인 보해양조의 잎새소주가 인기였다. 젊은이 못지않는 술실력이다. 점심후 매실차와 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버스 기사가 오늘의 첫 방문지인 순천만 늪으로 데려다 주었다.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니 모두가 무료입장이다. 과연 노인천국이다.
순천만습지 순천만은 전남 순천시 지역에 있는 만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안 습지이다. 갯벌에 펼쳐진 갈대밭과 다양한 해안 생태경관을 보여준다. 국내 가장 큰 갈대밭 인데다 철새들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140종이 넘는 조류가 관찰된다고 한다. 또 순천만의 낙조도 유명하여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순천만 갯벌은 2018년 7월 세계유산(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순천만 습지 입구에는 이 지방 관광안내도와 순천만 습지 추천코스 광고판이 서 있었다. 도보로 40분 소요의 3km 코스와 두시간 소요 5km - 두 코스를 소개하는데, 목표지를 정하지 않고 일행들 가는 데로 동행했다. 순천만 천문대와 순천만 자연생태관 건물을 지나며 보니 맨발로 걷는 어싱길(earthing road)과 자전거 하이킹로(路)도 있었다. 또 늪지에 사는 게, 짱뚱어의 모형물이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 풍년과 단합을 기원하는 용줄다리기 모형 작품이 실감나게 전시되어 시선을 끌었다.
과연 전국에서 제일가는 늪지대답게 무성한 갈대 숲이 호수 안밖으로 이어진다. 무진교를 지나 용산전망대 방향으로 갔다. 용산전망대는 폐쇄되어 있다고 공지되어 끝까지 갈 수는 없었다. 예전 용산전망대에 오른 기억을 더듬는다. 곡창지대의 벼가 익은 누른 황금벌판처럼 갈대밭도 갈대숲으로 황금벌판이다. 쉼터 의자에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기념사진을 남긴다. 갈대와 억새가 어떻게 다르냐며 구별하는 법도 얘기된다.
이 기회에 참고로 갈대, 억새 그리고 수크령, 팜파스그래스에 관해 설명해 볼까 한다. 갈대, 억새, 수크령 모두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갈대는 강, 호수 등 물가에 자라고 키가 3m 정도로 크다. 꽃이 갈색이고 산발한 머리처럼 생겼다. 억새는 산이나 들에 자라고 키는 1~2m정도로 갈대보다 작다. 꽃은 백발처럼 흰색이고 가지런한 빗자루 모양이다. 풀이 억세서 다치기 쉽다. 그래서 억새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물억새란 품종은 강가나 호수 물가에 자란다. 그리고 가을을 대표하는 3총사 풀로 갈대, 억새 외에 수크령이란 놈도 있다. 순천만 늪지와 국가정원에서도 많이 자라고 있었다. 수크령은 우리가 잘 아는 강아지풀의 확대한 모양이다. 강아지풀은 고개를 숙이지만 수크령은 고개를 쳐든다. 중국 고사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주인공 풀이다. 또 남미 원산지인 팜파스그래스(Pampas grass)도 억새풀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정원용으로 키를 줄이고 컬러가 다양한 팜파스그래스도 화훼시장에서 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불편해 쉬고 있는 친구들과 단체사진으로 추억을 보탠다. 출입구를 나와 버스로 다음 행선지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갈 차례다. 버스로 13분 거리다.
순천만 천문대
호수 갈대숲
무진교
순천만 습지 갈대숲
(좌) 수크령 (우) 팜파스그래스
순천만 국가정원 2013년 이곳 순천만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었다. 10년만인 작년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국제정원박람회가 다시 열렸다. 23개국이 참가하고 83개 정원(11개 국가정원, 참여정원61개, 테마정원 11개)이 열려 관객 800만명을 불러모았다. 가볼 기회가 안되어 아쉬웠는데 이번 군성11 동기생 가을여행에 후보지로 올라 필자도 적극 추천했다. 국가정원에 참가한 나라는 중국, 네델란드, 미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일본, 태국, 튀르키예, 멕시코 등 11개국이다. 네델란드와 중국 정원이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국가정원 입장도 경로라 무료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대략 34만평 규모로 정원에는 86만 그루의 나무와 65만 그루의 꽃이 심어져 있다. 일반 꽃정원과 호수, 연못, 계곡습지 등 10개의 물의정원 그리고 상수리나무, 소나무, 편백나무, 메타스콰이어 등 숲의 정원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정원에는 관람차가 다니고 있었다. 모두 관람차를 타자고 했다. 관람차는 적고 대기인원은 많아 결국 한시간반을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각자 자유관람키로 하고 - 가장 시선을 끄는 곳은 호수정원이었다. 높다란 동산이 우뚝 솟아 있고 나선형 길을 따라 걸어오르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 몇몇 일행들도 동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옆의 동산과는 다리가 놓여 있는데 다리에는 빗살 난간이 서 있는데 동산을 오르면서 보이는 모습은 마치 움직이는 영상물 같아 신기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알고보니 호수공원 설계는 21세기 최고의 건축이론가이며 조경가인 찰스젱스의 작품이라고 한다,
다음은 꽃이 화려한 정원으로 저절로 발걸음이 옮겨졌다. 페이스북에 꽃소개를 하고 있는 필자는 황홀한 기분이다. 봄도 아닌 가을에 이렇게 많은 꽃이 피고 있다니-- 노랑, 자주, 분홍 등 형형색색의 국화를 비롯하여 색색의 코스모스, 야생국화인 구절초, 벌개미취, 쑥부쟁이. 예전 시골집에서 키우던 맨드라미와 개맨드라미, 안젤로니아도 아름답다. 보라색 라벤더, 버베나, 셀비아 그리고 빨간 가을장미, 포인세티아도 화려하다. 우리집 정원에서 요즘 대장 노릇하는 아네모네도 보인다. 무더기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핑크뮬리, 댑싸리도 대단하다. 봄, 여름꽃인 노란 금계국도 아직 정정하다. 가을을 상징하는 갈대 그리고 수크령도 빠질 수 없다.
정원의 황홀한 꽃감상을 잠시 멈추고 이상한 굴속다리가 보이는 입구로 갔다. 우주인이 놀러온다는 스페이스 브릿지이다. 다리에 진입하니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타일과 한글 모자이크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디지털과 아나로그가 조합된 영상물이 화려하게 전개되어 신기롭기만 하다. 물을 유리천장에서 낙수하는 느낌의 조명도 놀랍다. 175m 길이의 워킹 스루 어트렉션은 눈으로 즐기는 놀이시설이었다. 시간이 부족하여 급히 돌아오면서 중국정원, 프랑스정원을 지나 관람차 매표소로 돌아왔다.
맨드라미/ 아래는 개맨드라미 포인세티아
스카이큐브 정원역 하늘 택시 스카이큐브
관람차 탑승시간이 되어 차에 탑승했다. 우리 18명과 다른 승객 8명 모두 26명이 정원이다. 식물원앞 관람차 매표소앞에서 출발하여 국가정원 바깥부분을 돌려 관람한다. 도중 해설도 있었다. 강변공연장, 테라피가든, 네델린드정원을 설명했다. 우리 일행도 풍차가 있는 네델란드 정원은 금방 알아보고 반기는 표정이다. 미국 정원 그리고 메타스콰이어길에 이어 스페인정원도 특색이 있었다. 그리고 가는 도중 공중에 떠다니는 스카이큐브도 신기하게 보였다. 우리는 관광버스를 전세 내었기 때문에 필요가 없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순천만 습지에서 국가정원까지를 이 스카이큐브를 타고 왕복할 수 있다. 물론 유료이다. 스카이큐브는 약 4,6km 거리에 15분 걸린다. 많은 대수가 공중으로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다 이 시설은 포스코가 개발하여 채택된 관광교통 시설이다.
시크릿어드벤처를 지나 출발지점인 관람차 매표소로 돌아왔다. 관람코스 거리는 2.7km이고 시간은 25분이 소요되었다, 엄청난 크기의 국가정원을 자세히 보려면 하루종일 다녀도 모자랄 듯 하다. 오늘 관람지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 관람을 모두 마쳤다. 관람차 안에서 박정헌 친구가 25분간 관람과정을 전부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많은 참고가 되었다. 이제 식당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한 후 순천역으로 가는 수순이다. 식당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식당 불고기 메뉴로 통일했다.
관람차 탑승 대기
스페인 정원 네델란드 정원
핑크뮬리
식물원
상행 기차는 저녁 6시27분발이다. 기차칸 안에서는 여전히 옛날 학교시절 얘기와 오늘 순천만 얘기로 시간 가는줄 모른다. 구름은 바람이 있어야 가고 인생은 친구 없인 못산다고 했다. 친구는 묵은 옛 친구일수록 좋다. 우리가 1959년에 고교입학을 하면서 사귄 친구이니 65년 묵은 친구다. 그런 허물없는 옛 친구와의 여행은 마음의 보약이 된다. 오늘 비싼 보약을 몇첩이나 먹은 기분이다. 두시간 40여분만에 용산역에 내려 각자 귀가길이 바빠서 악수로 아쉬운 작별을 했다. 아침 일찍 서울서 출발해 순천만 여행을 마치고 하룻만에 귀가할 수 있다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친구들아 모두 건강하게 또 다음 여행기회를 기다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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