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수목원 개장 2주년 어린이를 위한 초식동물원으로
◇ 동물원 없는 부산… 동물원 폐쇄 3년, 아직도 소송 중
얼마 전 5월 5일 어린이날이 지났지만 올해도 부산의 어린이들은 동물원에 가볼 수 없었다. 어린이대공원에 있던 더파크동물원이 문을 닫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리만 들릴 뿐 언제 다시 동물원이 개장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과연 2030부산 엑스포가 열리기 전에 제대로 된 동물원이 들어설 수는 있을까?
◇ 해운대수목원 개장 2년, 갈수록 손님 없어
오랜 논란 속에 해운대수목원이 임시 개방한 지 2년이 지났다. 지난 4월 21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찾은 수목원에는 양과 타조, 염소, 당나귀 4종류의 소동물사를 조성한 곳에만 사람들이 모여 있을 뿐(과거 축구장과 17개의 테니스장이 있던 곳으로 쓰레기매립지의 제일 아래쪽에 위치한 C지구), 계단식 제일 위쪽 A지구에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화창한 봄날임에도 C지구에서 꽤 걸어 올라와야 하고, 광대한 10여만 평의 면적은 평지라 하더라도 사람이 걷기에는 너무 힘들고 무엇보다 별로 볼 게 없기 때문이다.
◇ 초식동물사와 승마체험장을 만들어 관람객이 오게 하자
매력도 가치도 없는 해운대수목원을 살리는 길은 없는가? 본지에서 누차 지적하고 박형준 시장을 직접 만나 건의도 했는데(2021년 5월 16일 목요학술회 회장단의 시장 방문 때 기자가 사무처장으로서 건의), 해운대수목원에 초식동물원과 승마체험장을 만들면 동물원도 살리고 수목원도 살릴 수 있다고 본다. 넓은 평지를 활용하여 수목원 곳곳에 초식동물사를 만들어 관리하기 쉽고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다양한 초식동물을 사육 전시하고 승마체험장도 만들면 많은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수목원 조성 전에 A지구 왼쪽 산 쪽에 승마체험장을 만들어 승마 동호인들이 승마를 즐기고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승마를 추진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승마체험장은 산과 가까워 임도를 이용해 반송동까지 말타기를 할 수 있어 외승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A지구는 워낙 넓은 평지이기 때문에 마차와 말이 이동수단으로서도 최적이다.
해운대수목원은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강원도 산속에 들어온 것처럼 안락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자연 속의 동물원으로서 동물복지 측면에서 동물들에게도 행복한 동물원이 될 여건을 갖추었다. 동물의 종류에 따라 아이들이 직접 우리에 들어가 동물을 만지고 같이 놀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든다면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금년 1월 해운대수목원 미니동물원의 4종류 동물들 중 하나인 면양이 9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모습에 아이들이 환호할 정도로 어린이들은 동물들을 좋아한다. 삼정더파크 소송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어린이대공원 자리는 면적도 좁고 경사도 급해 동물원으로서는 부적합한 곳이다.
품격 있는 도시 부산을 위해서 해운대수목원도 살리고 제대로 된 동물원도 조성하기 위해 꼭 박형준 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