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봉수 9단(오른쪽)이 유창혁 9단을 꺾고 제8기 대주배 첫 우승을 차지했다. 21년 5개월 만에 벌인 두 기사 간의 결승이었다.
제8기 대주배 남녀프로시니어최강자전
결승에서 유창혁 꺾고 대주배 첫 우승
68세의 백전노장 서봉수 9단이 55세의 젊은 시니어 유창혁 9단을 꺾고 제8기 대주배 남녀프로시니어최강자전 정상에 올랐다.
서봉수 9단은 14일 오후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단판승부로 열린 결승에서 233수 만에 흑으로 2집반승을 거두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서봉수 9단의 대주배 우승은 처음이다. 또한 68세 우승은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 레전드 서봉수 9단. 1970년 입단해 30번째 우승을 이뤘다.
형세는 역전, 재역전을 여러 차례 넘나들었다. 먼저 득점한 쪽은 유창혁 9단이었으나 손바람을 내는 바람에 역전당했다. 골인 지점으로 달려가던 서봉수 9단도 완전할 수 없었다.
냉철하게 판단하기에는 쌍방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국면은 양상국 해설자의 전매특허인 "다 뒀습니다" 하는 멘트가 나온 뒤에도 한참을 더 두면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시간 39분을 둔 결과는 서봉수 9단이 미세하게 남겼다.
▲ 서봉수 9단이 상변에서 크게 실점했으나 유창혁 9단이 좌하에서 괜한 분란을 일으켰다. 유창혁은 일찌감치 84수째에서 마지막 초읽기, 서봉수는 109수째에서 마지막 초읽기.
국후의 서봉수 9단은 "초반에 망했다. 유창혁 9단이 쉽게 두면 되는데 손해를 엄청 많이 본 것 같다. 변쪽으로 집이 되면서 유리하다고 보았다"는 감상과 함께 "응원해 주셔 고맙다"는 간단하고 담백한 우승 소감을 말했다.
두 레전드 간의 21년 5개월 만에 성사된 타이틀전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1999년 11월 제4기 테크론배(GS칼텍스배의 전신) 결승5번기 이후에 벌인 결승 대결이었다. 21년 전에는 서봉수가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우승했고, 이번에도 재차 우승컵을 차지했다.
▲ 레전드 유창혁 9단. 1984년 입단해 26차례의 우승 경험을 갖고 있다.
상대전적은 서봉수 9단 기준으로 29승41패가 됐다. 1985년 왕위전 본선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래 26년간 70차례의 승부를 가진 두 기사이다. 총전적에서는 뒤지는 서봉수 9단이지만 타이틀전에서는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서봉수 9단이 정규기전으로 치른 국내 개인전을 우승하기는 2003년 5월 제3회 돌씨앗배 시니어기전 이후 18년 만이다.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30회가 됐다. 만 50세 이상 남자 프로기사와 만 30세 이상 여자 프로기사들이 경쟁을 벌인 대주배의 상금은 우승 1500만원, 준우승 500만원.
▲ 서봉수 9단은 대국 개시를 선언하자마자 자신의 돌통을 앞으로 끌어왔다. 이례적이다.
▲ 그동안 속기전에서는 유창혁 9단에게 판맛을 보지 못했다는 서봉수 9단이 역전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 시상식 후의 기념촬영.
▲ 우승자 서봉수 9단과 대주배를 후원하는 TM마린의 김대욱 대표가 특별대국을 벌였다. 치수는 2점.
▲ 유창혁 9단의 국내 시니어기전 첫 우승은 늦추어졌다.
▲ 고희를 앞두고 이룬 백전노장의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