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083) - 사랑과 행복에의 기원
이번 주 금년 들어 가장 추운 날이 이어진다. 곳곳에 한파경보와 대설주의보가 발령되는 강추위, 잠시 숨을 고르고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자. 동해안에서 겨울 나는 어느 분의 술회, ‘속초엔 두 가지 눈이 내린다. 설악산에 내리는 눈과 바다에 내리는 눈이다. 설악산에 내리는 눈은 눈꽃 결정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굵은 눈발이지만 온도가 높은 바닷가엔 눈과 비가 반반으로 가늘고 곱게 흩날린다. 이런 눈이 내린 후면 가급적 이동을 하지 않고 며칠을 집안에서 눈이 녹기를 기다리며 조금 늦게 일어나고 덜 움직이고 일찍 자는 겨울 생활을 즐긴다.’(2024. 1. 24 오경아의 '우리도 겨울잠이 필요하다'에서) 여러분의 겨울 생활은 어떠신지!
창밖의 눈 내린 풍광, 외출하는 아내에게 빙판길 조심하기를 당부하였다.
금년으로 결혼생활 50년 째, 험난한 세파 뚫고 금혼에 이른 삶이 대견하다. 결혼에 즈음하여 아내와 나는 각기 50일씩 기도하며 결혼생활에 임하는 각오와 다짐을 ‘사랑과 행복에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글로 써서 교환하였다. 며칠 전부터 펜으로 써서 책자형태로 보관 중인 내 편지글을 타이핑하는 중, 미진한 원문을 다듬고 이를 평가하는 작업이 수월치 않다. 이에 앞서 10여 일전 서울나들이 때 아내와 함께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들러 머리 숙였다. 결혼에 즈음하여 향나무 두 그루 기념 식수한 곳, 50년 세월 지나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찾은 발걸음이 뿌듯하여라.
새해 들어 아내와 함께 찾은 국립현충원
이를 격려하듯 접한 시 한 수, ‘사랑’이 마음에 든다.
‘사랑
이성선
더러운 내 발을 당신은
꽃잎 받듯 받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흙 자국을 남기지만
당신 가슴에는 꽃이 피어납니다
나는 당신을 눈물과 번뇌로 지나가고
당신은 나를 사랑으로 건넙니다
당신을 만난 후 나는 어려지는데
나를 만난 당신은 자꾸 늙어만 갑니다’
동아일보 2024. 1. 22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시'에서
아내를 얻는 자는 복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받는 자니라(잠언 18장 22절)
나는 일찍부터 앞날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일을 몸에 익혔다. 대학에 진학할 때 공적인 봉사와 성취를 지표 삼아 행정학을 전공으로 택하였고 재학 중 행정고시 합격 및 총장과 악수할 수 있기를 서원하였다. 그 결실은 4학년 때 고시 최연소합격과 졸업식에서의 단과대학 수석졸업으로 이루어졌다. 결혼생활의 지표, '사랑과 행복에의 기원'을 통하여 30년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50년을 내다보는 설계와 구상을 가다듬었다. 공직에서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의 필요성과 효용을 체득하였고 수십 년을 내다보는 비전도 긴요한 것임을 깨친 덕분이었다. 다행히 살아오면서 그 구상과 다짐이 기대 이상의 성취로 이어짐을 보람으로 여긴다. 앞으로 두 달여 지속될 필생의 작업에 귀한 은총이 함께 하기를.
* 지난 주말, 매월 한 차례 갖는 천안의 천사걷기에 20여 명의 동호인과 함께하였다. 촉촉이 내리는 빗길 걸어 이른 식당의 점심이 푸짐하고 예정된 코스 완주한 회원들의 발걸음이 늠름하다. 귀로에 바삐 집에 들러 챙겨온 동호인의 정표, 지난 해 경복궁의 조선통신사 옛길 걷기 출발행사에 참석한 손자의 모습이 귀여웠다며 정성으로 만들었다는 딸기 쨈을 안겨준다. 손자 몫에 더하여 아내 몫도 따로. 깊은 사랑 담긴 손길이 아름다워라.
사랑과 정성이 담긴 딸기 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