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돌짝밭에서도 잘 사는 메밀, 병충해에도 강인하고 잘 살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그래서 메밀은 救荒作物이라 했다.
전후 폐허가 된 땅에 적합한 것은 메밀이었기에 메밀밭이
여기저기에 참 많았는데....... 요즘은 보기가 힘들다.
양식이 떨어질 때 쯤이면 메밀을 수확하여 묵을 만들어 먹거나
빈대떡을 부쳐 먹기도 했으니...............
지나던 중에 문득 만난 그 작은 메밀꽃이 곱고 예쁘게만 보였다.
새삼 옛날 자갈밭에 메밀씨를 뿌리고 수확하셨던 누런 얼굴에
허연 옷을 입으신 어르신들의 모습이 떠오르니 어인 일일까?
대학 입학시험을 볼 때,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글을
예문으로 주고 작문을 하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때 죽을 쓰던 기억도 나고.........
끝없이 밀려와 쏴아 ㅡ 함성을 지르며 해안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떠오르게도 하니...............
메밀꽃이 참 신묘한 요술을 부리는 것만 같다.
글, 사진 / 최운향
메밀꽃
엉겨 붙은 소금 덩어리
작고 하찮은 꽃인가 했더니
그런 게 아니었다
無始以來 茫茫虛空 바다를
끊임없이 달려온 파도
여기 이르러 하얗게 피는 꽃
千載一遇의 생명의 순례 여정
자갈밭 거친 땅도 아름다워라
순백의 마음을 담은 꽃
송이마다 꽃으로서 하나이지만
개체로서 無二 獨尊
스스로 그러한 완벽을 증거 한다
엉겨 붙은 소금 덩어리
작고 하찮은 꽃인가 했더니
어쩜 그리 깊고 곱더냐
글, 사진 / 최운향
2025. 6. 1.
글, 사진 / 최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