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07. 23
아침, 부스스 눈을 뜬 나는 정신이 없었다.
여기가 영국인가? 내가 정말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와서 하룻밤을 보냈단 말인가?
믿기지 않는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속에서 멍하게 눈 뜨고 있는 나만 정지화면 같았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챙겨주신 맛난 아침을 먹고
(아침은 맛있었지만 분위기는 엄했다-_-;;)
현주와 버거왕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길을 나섰다.
아, 쨍하게 맑은 날씨! 기분이 좋다.
민박집에서 victoria station 까지는 꽤 가까웠다.
버거왕도 쉽게 찾았다.
그런데 현주는 없다.
어찌된 것이여! 숙소도 가까운 것이!
여기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또 하나의 버거왕!!!
그리고 현주의 모습!!!
찾았다!!! ^-^
우앗!!!!!!!!! 반가워~~~~~~~ 쿠당탕탕!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듯이 현주와 나는 신나게 달려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
자, 그러면 어디로갈까?
살짝 고민을 한 뒤 우리가 결정한 곳은 버킹엄궁!
현주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197걸음이면 된다길래!
그래? 그렇다면 진짜 인지 한번 확인해 보자!
라며 버킹엄궁으로 향했다.
(왜 그랬지? 우리의 출발지는 victoria station이지 숙소가 아니었는데-ㅋ)
도착해서도 처음엔 어리버리@.@
둘러보며 사진을 찍다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큭, 사실 별 건 아니고 근위병 교대식이 곧 시작된다는 사실!
아싸~ 남들은 시간 맞춰가도 잘 못본다는데 땡잡았네!
라고 생각했으나. 영국 갔다온 사람들은 다 보고 왔더라-ㅋ
정말, 우리는 명당자리를 몰랐던것 같다. 그리고 기대만큼 크게 볼거리는 없었던 근위병 교대식..
근위병 교대식에서 저 경찰 아줌마가 왕이었다!
조금이라도 근위병 교대식을 제대로 볼까 하는 생각으로 올라갔던 녀석들한테 어김없이
"야~ 너 거기! 내려와! 올라가면 안된다구~"
라고 소리치던 우리의 경찰 아줌마-ㅋ
버킹엄궁을 떠나기 전에 사진 한 번 찍어주시고!
경찰아저씨의 비키라는 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살짝-ㅋ
자, 이젠 또 어디로 갈까?
이 날을 제대로 표현해 주는 사진! 이 날은 정말 정치없이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가다보니, 어랏! 저기 빼꼼히 보이는것이 뭐다냐?! 빅벤아냐! ^-^
오호오호~ 신기하다^-^; 그래, 여긴 영국이지! 라는걸 딱 느끼게 해주었던 빅벤.
그리고 정말 제대로 잘 찍은 셀카!
현주최! 당신을 이 때부터 셀카의 여왕으로 임명합니다!!
빅벤과 국회의사당을 지나 또 걷는다.
런던아이도 보이고, 사람들도 진짜 많다.
저 멀리 빅벤과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템즈강변도 지나서 또 걷는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슬슬 지친 우리는 점심해결을 위해 또 걸었다;;
걷다가 TESCO express발견!! 맛있는 샌드위치를 사고 주변 공원을 찾아 앉았다.
우리의 점심 샌드위치, 그리고 귀여운 우유, 이지유럽도 살짝 보이네-
아, 사실 자세히 생각은 안난다. 점심을 먼저 먹은곳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인지 아니면 점심을 먹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간건지..;;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한가.
우리가 세인트제임스파크에 갔었단 사실이 중요한거겠지!
세영이가 화장실을 찾아 간 동안
현주와 나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돈을 내고 앉아야 하는 의자에도 공짜로 앉고..ㅋㅋ
(아무래도 우리는 이때부터 세계적 왕따였나보다-)
여유로운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오후。 ↑요고이 바로 돈 내고 앉아야 하는,
그러나 우리는 공짜로 앉은 의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런던 사람들의 주말 오후 풍경을 훔쳐보았다.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런던이라는 도시 복잡하고 정신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 여유가 있었다.
한가로운 풍경 속에 나도 런더너가 되어 여유를 맘껏 즐겨보았다.
아코, 귀여운 꼬마! 헛발질 했구나^-^;
미래의 베컴을 꿈꾸는 축구 소년? ^^
사진 속의 이 언니 자기 모습이 한국의 한 처자 블로그에 이렇게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면
기절하겠지?!
Quiz~~이 언니 사진을 우리가 왜 찍었을까요?!
맞추시는 분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ㅋㅋㅋ
자, 이제 좀 쉬었으니 또 길을 떠나볼까나?!
우리가 도착한 곳은 National Gallery!
자, 여긴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다 그랬지?! 가서 실컷 감상해주리라!!
그런데 우리가 도착한 내셔널 갤러리의 모습은 좀 당황스러웠다.
뭔가 위엄있는 모습을 기대해서 였나?!
마치 축제한마당 같은 분위기의 내셔널 갤러리 앞마당에 약간은 놀랐다.
그땐 저길 어떻게 올라가! 그랬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올라가고 싶다.ㅋ(뒷북쟁이;;)
↑ 요장면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BBC에서 촬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에어로빅 강습?! 아니면 영국판 꼭짓점?! ^-^;
아무튼 주위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따라하는 사람들 모습이 흥겨워보였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우리는 기대하던 해바라기는 보진 못했다.
그리고 여행 가기 전 다짐과는 달리 우리는 아는 그림만 찾아다녔다.
(그것도 힘들었다는...ㅋ)
그리고 급기야 나중엔 지하에 마련되어 있던 인터넷으로 명화보기에 빠졌더랬다!^-^;
어찌나 꼼꼼이 그림을 살펴 볼 수 있게 되어 있던지! 세상 좋아졌어! ㅋㅋ
역시 미술은 공부를 해도 어렵다. 어려워.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시작부터 막힌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나와! 사연있는 친구를 위한 사진 한 방 박아주고!
옆에 있던 초상화 갤러리에 5분 밖에 없는 짜투리 시간을 아~주 잘 활용하여 들러주시고!
저녁을 먹으러!~ 슝!
가고 싶었으나...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터스퀘어를 빙빙 돌아야 했다.
현주가 묵었던 민박집에서 만난 언니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만나기까지도 레스터스퀘어를 빙빙 몇 바퀴 돌았던 것 같고
만난 후에도 마땅한 곳을 찾기 위해 또 몇 바퀴 빙빙!
첨엔 책자에 나온 싸고 맛있는 곳을 찾아보자! 하고 빙빙 돌았으나 첫번째 실패!
두번째론 한국식당 앞에서 고민하다 포기하고 딴 곳 찾으러 빙빙~
그 다음엔 피시앤 칩스로 메뉴를 결정하고 괜찮은 집을 찾으러 빙빙~
그러다 결국 한 곳에 들어갔는데
뭐 분위기가 이래!!!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쓰지 않는다.-_-;;
덥기도 덥고, 담배도 마구 피워대고, 자리도 없고
그나마 하나 찾은 자리는 저 구석탱이!
앉아서 멀뚱멀뚱 있다가 우린
안되겠다! 다른 데 가자! 하고 다른 곳을 찾았다.
근데 세영이 표정이 안 좋은 것이 맘에 걸린다.
결국 우린 급하게 그 근처에 자리가 있어 보이는 곳에 들어갔고
피시앤 칩스와 그 외 다른 것들을 시켜놓고
기다렸다.
자, 드디어 음식이 나오고! 피시앤 칩스는 기대보다 별로;;
사실 기대도 안했다. 여행책 사진마다 맛있게 나온 사진이 없어-_-;;
윽. 그런데 이것들! 은근 눈치장난 아니다-_-;;
4명이 와서 메뉴를 3개만 시켰더니
포크& 나이프를 3개만 가져다주면서 웨이터 하는 말
"누가 저녁 안먹는거니?"
엥? (-_-;;)(-_-;;)(-_-;;)
"우리 넷 다 먹을껀데! 포크하고 나이프 4개 필요해;;"
그 밖에도
"음료수는 어떻게 할거냐, 술은 안먹냐, 다 먹었냐, 또 뭐 필요하냐.....
(4명이 와서 3개 시키고 양심도 없냐?! 다 먹었으면 빨리 나가시지?)"
등등의 말을 하며 아주 구찮게 굴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냐! 굴할 우리가 아니지~
우린 꿋꿋이 먹을 거 다~ 먹고! 수다 실컷 떨고 나왔다! 하하하^-^;
자, 이제 야경 보러 가볼까?!
야경보러 가기 까지도 또 헤맨다.
버스를 탔다 내렸다 걸었다 저쨌다!
난리통을 친 뒤에 타워브릿지 위로 올라갔다.
띵- 바보같이! 우린 이런 이유로 타워브릿지의 야경은 찍을 수 없었다.
그래도 좋다고~ 사진 찍어주고^-^;
삼각대도 없이 열심히 야경을 찍어보겠다고 사진을 찍어보았으나
저 카메라에 담겼던 사진은 지금 내게 없다;;
겁나게 걸어다녔던 하루가 끝나간다.
딱히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에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날
진짜 1달이라는 여행 기간동안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닌 날이 또 있을까?^^
민박집에 돌아오니 바베큐&맥주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오옷! 립스온더 바비닷~ 그리고 맛있는 캔맥주!!
첫 날 생각과는 달리 민박집 사람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는게 재밌었다~
민박집 주인아저씨도 마주칠 때마다 한마디라도 물어봐주시고 말 붙여주시는게 고마웠다.
그리고 바람직한 청년에게서 좋은 tip과 이탈리에서 쓸 수 있는 전화카드도 받았다.
피곤했지만 알찼던 나의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 하고
또 즐거운 일들을 기대하며 꿈 속으로~~~!!!!
점심(샌드위치:2.07+ 콜라:66p)
1day bus travel 3.5£
저녁(피시앤 칩스...etc) 7£
엽서, 기념품(내셔널 갤러리) 4£
--------------------------------------------------------------------------------------------------------------------------------------------
서론이 너무 길었던것 같아서 서둘러 썼어요-
사실 제 여행기는 그닥 재미는 없어요-
막 환타스틱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것도 아니고^^;
그렇거든요~~
뭐랄까 여행에 대한 로망은 굉장히 컸지만 그냥 소소한 일상같았던 여행이었어요!
그래도 일상같은 저의 여행기~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첫댓글 그 언니 사진 왜 찍었는지 넘 궁금해요~ 갈켜주세요!ㅋㅋㅋ
히히- 곧 알려드릴께요^-^;
저도 궁금해요♡
나 변태로 몰리는거 아닌가 몰라;;
이래저래 헤매고 찾아다닌 건 저랑 비슷..남들 다 찾는 슈퍼나 편의점 같은 거 못 찾고 무지 헤맸다죠.-.-ㅋ 그리고 저 사진 찍은 이유....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요.ㅎㅎ
맞아요! 저도 무지 많이 그랬어요^-^; 길치라~ ㅋㅋ
님의 글 넘 재미있어여.. 저두 님처러 다시 여행 가고 싶네여..
감사합니당^_^ 저도 여행기 쓰면서 다시 여행가고 싶어요ㅠ-ㅠ
퀴즈 답 궁금합니다. 블로그도 가봤는데...블로그 내용이 좀 빠르네여.
블로그에 전에 올려두었던거 올리고 있는거에용- 한편정도 빠른데요- 곧 비슷해질 것 같아요^^
퀴즈답 : 선글라스를 벗으면 외국여자연예인이랑 닮아서! (=_=ㅋ )
앗! 그런가요?! 어떤 연예인이용? 그런건 못 느꼈는데^^;
반달눈이 매력적이네요 ㅎㅎ 친구분들도 모두 착하고 예쁜모습이네요 퀴즈답 : 다들 암시롱...ㅎㅎㅎ
헤헤- 고맙습니다! 왠지 발돋움님이 정답을 맞추신듯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