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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 43 (完)
\기자회견장
맨 끝쪽에서부터 유천 재중 준수 은정 창민 윤호 이런 순서로 앉았다. 이번 기자회견의 주인공은 준수와
은정이었기때문에 원래의 순서가 바뀌었다. 보통 기자회견에서 보는 기자의 수보다 오늘은 몇배나 더
많은것같았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인 동방신기의 스캔들에 대한 기자회견에 그
스캔들 관련 일반인 여자도 함께 나왔으니 말이다. 팬들에게 어떤 질타를 받을지 그들은 각오한듯했다.
드디어 시간이 다되었고 웅성거리던 기자들도 모두 조용히하고 모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오직 찰칵찰칵, 사진기의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우선 윤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선, 저번 기자회견때도 말씀드렸듯이,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오늘 또다시 기자회
견을 연 이유는, 지금 떠돌고 있는 스캔들에 대해 확실하게 팬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이 기자회견에서 저희는 저희마음을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우선 시아씨......"
"어...... 음......"
윤호의 말에 준수는 깜짝 놀라서 할말을 잊은듯했다. 하지만 곧 준수는 맑게 웃으면서 말한다. 첫번째
기자회견에서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옆에 함께 앉아있는 여자 때문인가...... 기자들의 손
은 더욱 더 바빠졌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구요. 제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도 될 말이었다. 윤호는 준수를 살짝 노려본다. 준수는 뜨끔한다.
옆에있던 은정은 여기저기서 빛이 깜빡깜빡 거려 현기증이 날것같았다. 그때 준수는 알았는지 그녀의
손을 잡아준다. 그리고는 각오한듯 입을 열었다.
"저는 지금 제 옆에있는 이 여자분과 사랑하고있습니다. 팬분들에게 인정을 받고, 공식적으로 공개적으
로 교제를 하고싶었습니다. 팬분들께서도 이해해주실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만이라도 비밀로 했던
거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카시오페아 여러분, 정말 사랑합니다."
어쩌면 변명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준수는 은정을 사랑하고있었지만 팬들도 역시 사
랑하고있었다. 준수는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미소짓는다. 아마 지금 이걸 보고있는 팬들은 눈물을 흘리
고 분통을 터뜨릴지도모른다. 아마 은정처럼 몇일밤 잠도 못자고 먹지도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일상생활
이 온통 엉망이 되었겠지... 연예인이란 팬에게 신같은 존재이니까... 오직 희망이니까... 은정도 아직 이
런 사실들이 믿기지 않았다. 종종 그런기분들이 든다.
곧 여기저기서 기자들의 질문이 터져나왔다. 준수는 한사람한사람 모두 성의껏 질문에 대답한다. 그들
은 어제 저녁에 하루종일 여섯명이 모여서 소설을 쓰듯 은정과 준수의 첫만남을 만들어보았다. 사실 어
쩌면 실제로 그들의 첫만남이 더 소설같을지는 모르겟지만 사실 조금은 폭력성이있는 만남이었다. 어쨋
든 그 순간 준수는 두려웠었으니까......
그렇게 기자 회견이 무사히 끝을마쳤다. 재중은 팬카페에 들어간다. 역시 생각했던데로 온통 준수의 기
자회견으로 난리였다. 은정은 다시 학교때문에 다시 대구로 내려가야했고 동방신기도 일본으로 가야했
다. 예정대로 콘서트는 잘 이루어졌고 준수와 은정은 다시 연락을 시작했다. 아주 먼 원거리연애였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잘 해결해나가고있었다.
그동안 은정은 팬들에게 맞고 다니기도했다. 명혜는 그런 은정을 볼때마다 답답해서 종종 은정과 다투
곤 했지만 모두 소용없는 일이었다. 지성이와도 몇번 만났다. 이제는 편하게 대할수있을것같다. 그 역시
그랬다. 왜냐면...... 지금 지성과 명혜는 사귀는중이다. 히히, 명혜는 사실 지성이를 좋아하고있었는데
그때 지성이와 처음만날때, 명혜는 그냥 지성이 보고싶어 부른건데, 지성이 하필이면 은정에게 반해버
렸기때문에 일이 엉망이 된것이다. 아무튼 지성과 명혜가 행복해져서 다행이다. 은정은 보스와함께 서
울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팬들은 은정이 서울로 이사온것을알고 은정이 전학간 학교에서 은정은 거의
전따수준이었다. 하지만 은정은 불굴의 의지로 꿋꿋이 버텼다.
이시대 최고의 가수 동방신기, 그들은 일본원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 다섯명중에서도 한사람은 지금
지독한 사랑에 빠져있다. 만남부터가 운명같았다. 아니 어쩌면 만들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
떻게 해서든 자신이 꿈꾸던 여자를 만났고, 또 그렇게 서로 예쁜 사랑을 하고있었다.
그리고 어느순간 은정은 뭔가가 바뀌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욕이 적혀있던 자신의 미니홈피에는
힘내라는 말과 , 준수오빠와 행복하세요. 라는 말들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어느정도 친구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내 은정에게는 선물까지 도착했다. 메세지는
[준수오빠랑 행복하게 사랑하세요. 그리구 준수오빠 힘들게하면 죽을줄알아요.]
허허..... 걱정마세요 (울음) 절대 행복할테니요...... 동방신기의 숙소에서도 분위기가 달랐다. 어느날 은
정이 그들의 숙소에 놀러오는 날이있었다. 그때 항상 어디 할퀴어서 상처가 나서왔던 은정이..... 오늘은
손에 선물을 한더미 들고들어왔다. 준수는 은정이 오자 반가워서 달려나갔는데 예전과는 다른 모습에
깜짝 놀란다.
"그게모양?" -준수
"아, 이거 팬들이 준거에요. 팬들이 뭐라구했는줄알어요?"
"뭐라구했엉?"
"행복하라구했어요 !!"
"꺅 !! 정말??"
준수는 기쁜듯이 그 선물바구니를 들고는 방방 뛰었다. 그 뒤로 팬카페에 들어갔어도 몇몇팬을 제외한
카시오페아는 모두 사실을 인정하고 은정까지 인정했다. 은정은 팬들에게 너무 고마웠고 또 미안했다.
"역시, 난 이렇게 될줄알았어 !"
재중은 역시 카시오페아라는듯이 으하하하 - 웃는다.
"역시 우리 이쁜이들이라니까 !! 우리 이쁜이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오빠가 안아줄께 ~"
재중이는 모니터를 끌어안았다. 정말 어쩔수없는 주책이었다.
"준수 이제 다행이네, 니가 우울해있던게 엊그제같다."
윤호는 준수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한다. 팬들의 반응과는 다르게 바뀐 한가지가 더있었다. 어느 순간
부터 유천이 자꾸 은정이를 괴롭혀오기 시작했다. 물론 장난으로 괴롭히는거겠지만 아무튼 질투 비슷한
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 자기랑 친했던 준수를 빼앗아가니 그게 질투났나보다.
"김준수 왕 실망 ! 너두 실망이야 !!"
유천은 은정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밀었다. 그러자 준수가 발끈하면서 말한다.
"지금 모하는거양!!"
"지금 모하는거야아앙~~"
유천이는 일부러 준수를 놀리는듯 따라한다. 그리고는 재빨리 도망친다. 마치 준수와 유천은 잡기놀이
를 하는듯했다. 은정은 손에 들고온 선물바구니를 식탁위에 앉아있는 창민이에게 건낸다.
"오빠 이거드세요."
"와, 와와 !!"
창민은 선물상자를 뜯더니 좋다고 안그래도 큰눈 더 크게 뜨고는 맑게 웃었다. 저 순수한웃음... 은정은
그의 웃음을보면서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니터를 끌어안으며 윤호와함께 카시오페아를 자
랑하는 재중오빠... 잡기놀이하는 유천오빠, 준수오빠 언제나 먹을껄 입에 달고 사는 창민오빠...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오래되었으면 좋겠다. 밤이되어 은정이 집으로 돌아가려할때 준수는 은정을 데려다 주겠
다고한다. 물론 새벽에 말이다. 새벽 4시쯤되어 밖으로 나온 은정과 준수......
"맨날 나때문에 너 잠 못자지?"
"아녜요~ 오빠랑 있는게 더 좋은데."
"으컁컁-!! 정말??!!! 꺄 좋다 !!!"
은정의 집 앞에서서 들어가려고 초인종을 누르려는 은정의 손을 준수가 잡았다. 헤어지기 아쉬웠다. 계
속 보고싶은데 그럴수는 없을까......?
"은정아, 그러고보니...... 우리 한번도 키....... 스....... 제대로 안해본것같다...... 그칭......??"
순간 준수와 은정의 얼굴이 동시에 빨개졌다. 준수가 점점 은정에게 다가오고 은정은 눈을 감는다. 심장
이 쿵쾅쿵쾅, 급하게 뛰었다. 준수의 입술이 은정에게 닿으려는순간......
-딩동 ♪♬♪
제길... 빌어먹을........ 준수는 속으로 욕을한다. 실수로 초인종을 눌러버린것이다. 그때 안에서 보스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빠, 나 은정이......"
[그래, 들어온나.]
-달칵
문이 열렸다. 준수는 또다시 놓친 기회에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그때 은정이 뒷꿈치를 들고는 준수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두사람 모두 첫키스였다. 어떻게 해야할지몰라 그냥 입술만 맞대고있었는
데...... 그때 준수는 인터넷과 TV에서보던 므흣한 것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자신은 원하지 않았는데 저
절로 입술과 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정은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곧 마음을 안정시켰다.
"야 !! 김서방 !!! 은정아 니들 지금 뭐하는 짓이고 !!!!!!!!!!!!!"
은정이 한참 기다려도 들어오지않자 걱정되어 마중나온 보스가 그 장면을 본것이다. 둘은 얼른 입술을
떼고는 인사한다.
"보스 안녕하세요 ~ 은정아 간다 ~!!! 사랑해 ~~!!!!!!"
그는 머리위로 크게 하트를 그린다.
"나도 사랑해요 오빠 !!"
은정이 역시 웃으면서 수줍어한다. 준수의 모습이 사라지고 보스는 그런 둘을 보고 흐뭇하긴 했지만 그
래도 자신 딸의 순결이 빼앗겼다니 상당히 언짢았다.
행복하다.
행복해 죽을것같다.
김준수가 있어서 행복해 죽을것만같다.
행복하다
행복해 죽을것같다.
김은정이 있어서 행복해 죽을것만같다.
지금 그 두사람은 행복해서 죽을 맛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