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데 비가 오다.
옷을 머리로 올리고 뛰는데 먼저 들어간 남편이 우산을 들고 마중나오다.
아까는 갑짜기 천둥과 번개가 치고 요란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나아졌다고 한다.
비가 와서 안양천을 걷는 것은 포기하다.
11시 30분에 공덕동에서 내려서 가든 호텔 앞에서 기다리시는 조 장로님을 만나다.
조 장로님 차로 자물쇠로 잠가놓은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다.
6층까지 엘리베이터도 있고 사방이 다 아파트단지이고 교회가 잘 부흥될 수도 있겠다.
미국에 가지 않았더라면 ... 교회는 너무나 지저분하고 엉망이지만 청소를 잘 하고
잘 가꾸면 .... 20년 동안 조 장로님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 여행을 한 번도 제대로 가보지도 못했다고 하신다.
소송하고 지금은 이겨서 ... 대법원까지 가서 승소를 ....
예전의 천문 가족들이 다 돌아와서 새로운 목회를 할 수가 있을까?
주님의 뜻이라면 ..... "온 세계에 나가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라"는 ....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예나 지금이나 천문 교회는 헌신만 하는 교회로 ... 목사들이 돈을 너무나 밝힌다고 ....
정말 심판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야 한다.
장로님께서 너무 수고하셨다고 오늘은 내가 식사를 사겠다고 하다.
여의도 '비비고'에 가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그동안 목사들과 소송하고 각서를 받고 한 모든 서류들을 보여주시다.
오늘 이렇게 교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장로님 때문이지만 앞으로 잘 세워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열매가 없으면 그 동안의 수고가 다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
악한 싸움을 한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분명히 선한 싸움은 아니니....
선한 싸움만 하게 해 달라고 날마다 기도하는데 ... 주여! 선한 싸움으로 좋은 결과가 있게 하소서.
집에 왔다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양평-영등포구청-신도림-영등포역에 가보다.
영등포역에서 마을버스 03번 버스를 타고 에스더에 가 보려고 ...
버스들이 너무나 많고 너무나 복잡하고 정신이 혼미하다.
다리가 아프고 피곤하고 헤매다가 그대로 돌아오다.
그냥 걸어다니면서 가야 .... 주일 아침에 헐떡거리고 걷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는 것도 힘들다.
일찍 나와서 천천히 가야 ...
후진 골목에 남편이 기다리는 투룸의 작은 나의 빌라에 도착하니
내가 평안히 쉴 곳, 내 집이 너무 감사하다.
언제 이사 갈지는 모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