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바다같은 하늘과 앙상한 가지의 상고대와 고찰이 잘 어울린다. 남대봉에서 인증샷으로 찍힌 사진 또한 아름답다.
기석대장이 송파로 와 준 덕분에
경주와 미정인 편하게 탑승할 수 있어서 출발부터 좋았다.
중부고속도로를 들어섰는데 이른 시간부터 차량은 많아
문막 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려는데
식당과 커피집 앞에는 그야말로 장사진이다.
차를 더 움직여 조금 더 가 치악산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커피까지 마셔
충만해진 마음으로 성남지킴터를 향했다.
성남지킴터는 처음가봤지만
가는 길목은 개인적으로 자주 가는 곳이라 눈에 익어서 반가웠다.
차량을 더 움직여 올라가도 된다지만
좁은 찻길에 쌓인 눈으로 인해 성남지킴터에 차를 주차했다.
좁은 찻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아뿔싸! 저 앞의 차가 올라가질 못하고 헛바퀴만 돌고 있다.
원주에서 온 여자분들만 있는 차량이라
멋진 대장을 보자마자 운전 좀 부탁한다는게 아닌가...
갈길이 아무리 멀어도 기석대장의 기사도가 지나칠리 만무.
거기서 30여분을 소비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은 그야말로 시작부터 환상이었다.
윤수일의 '환상의 섬'이 아니라 '환상의 산'이었다.
보이는 모든것이 아름다움 그자체였지만 표현의 한계가 안타깝다.
상원사를 앞두고 낭떠러지 큰바위 위에
먼거리로 보이는 정자같은 곳은
중국 무술영화에서나 봄직한 상상속의 모습이다.
저 곳에 술이 가득 든 호리병을 옆에 찬 노 도사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우리들을 맞을것 같은 분위기.
그 옆에 우뚝 선 나무는 하얀옷으로 덮여 바람에 흩날리는데
겨울속에 봄, 벚꽃이 만개한 모습이다.
이것 또한 언어로의 표현의 한계를 느껴져 나 자신에게 안타까울 뿐이다.
상원사에서 각자 싸 온 행동식으로 요기를 하는데
옆에서 컴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있는
아빠와 아들이 산행 온 멋진 부자 모습에
내 눈길은 자꾸만 그쪽으로 향하며
덩달아 그들의 행복이 내게도 전이된 느낌이다.
남대봉에 이르는 길 또한 아래보다 더 멋지다.
눈길이 가는곳마다 하얗고
시야를 약간만 올려 하늘을 보면 그야말고 환상이다.
새파란 하늘은 망망대해의 쪽빛 바다같고
그 바다같은 곳에 걸린 날씬한 가지의 상고대는 더이상 표현이 안된다.
모델이 부족한 관계로
내가 태어난 이후로 가장 많은 사진이 찍힌 날이기도 하다.
남대봉 전망대에서 비로봉쪽을 향해 바라보며
내 안, 폐부 깊숙히 쌓인 욕망의 먼지까지 날려 보낼수만 있다면...
하산길은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야만 하는 곳이 많아
엉덩방아도 많이 찍고
허벅지에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긍요일 퇴근하고 일요일까지 자주 밖을 잘 나가지 않는 요즘의 나에게
이번 치악산행의 탁월한 선택을 한 나 자신이 대겹스럽고 이쁘기만 하다.
오는 길엔 강원도의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집에서
전골과 정성이 그득한 밑반찬의 성찬으로 마무리까지
2월 4일 하루는 아름다운 날로
아주 먼 훗날까지 나를 미소짓게 하는 날로 남겨질 것이다.
끝으로 멋진 공지를 해 준 기석대장께 감사한 마음 남기며
경주친구 또한 나의 행복한 날에 함께해줘서 고마운 마음 남깁니다.
1.산행일시:2/4 토요일
2.산행지:원주 치악산 남대봉(1181m)일원.
3.출발지 및 출발시간: 가락시장역 2번출구 옆/ 07시 정각 출발.
4.산행코스:성남분소-상원골-상원사-남대봉-영원사-금대분소-금대삼거리
산행시간:약5시간 30분/ 대략13km /초급이상
5.참석자 : 남자 : 김기석대장
여자: 이경주 박미정 (찬조금 3,000원은 2월 6일 월요일에 송금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