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달래는 3월 말 ~ 4월 말에 꽃을 피운다.
꽃이 핀 다음에야 잎이 나온다.
벚꽃은 4월 초순부터 피운다.
꽃이 핀 다음에야 잎사귀가 나온다.
목련은 3월 4월에 꽃을 피운다.
진달래꽃, 벚꽃, 목련꽃이 필 무렵에 벌레소리가 들릴까?
어떤 종류의 풀벌레가 있으며, 있다면 어떤 소리일까?
내 경험으로는 충남 보령 해변가 인근에는 4월 말인데도 식물은 냉해를 입어서 새순이 얼어죽는 경우도 있다.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섣불리 먼저 벗겼다가 밤새 내린 찬이슬, 서리 등으로 새싹이 얼어죽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직은 추운 계절인데도 풀벌레가 알에서 깨어날까?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날개를 비벼서 소리를 낼까? 꿀벌 등...
4월 말 봄철인데도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면 어떤 풀벌레일까?
의문이다. 곤충학에 대해서 더 확인해야겠다.
매미, 여치, 귀뚜라미 등 몸집이 큰 곤충들은 늦여름철에서 늦가을에 소리를 낸다.
사람의 귀에 소리가 들리는 벌레소리.
4월 말의 봄에도 들리는가?
어떤 벌레소리가?
1.
나는 어떤 시를 보았다.
'4월의 잔인한 일'이란 문구가 마음에 걸렸기에 아랫처럼 댓글 달았다가 곧 지웠다.
아부하는 댓글이나 달아야 현실에... 미움이나 받기에...
토마스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 첫줄에 나오는 문구
'4월은 잔인한 달'
T.S. 엘리엇(1888 ~ 1965년).
'황무지'(1922년 발표)
'1차대전 후의 '시대적 환멸과 허무사상'을 노래한 시라고 하는가 하면 '현대문명의 불모성'을 노래한 시라고 보기도 한다. 불교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엘리어 자신은 이같은 해석을 모두 거부하고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쓴 시'에 불과하도 밝혀기도 했다...(퍼 옴).'
글쎄다.
나한테는 전혀 아니다.
4월은 생명의 달이고, 희망의 달이고, 기쁨의 달이다.
지극히 상투적인 말에 길들여졌다는 사실에 나는 고개를 흔든다.
이 지구에서 인간만이 주인이 아니다. 인간은 대자연 속에서 지극히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1949년 1월 생인 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고라당 아래의 초가에서 태어났다.
1년 12달은 사람 살기에 늘 좋은 달만은 아니다.
극동지방에 치우친 우리나라, 중부서해안 인근에서 살았떤 내 경험으로는 날씨로는 11월 15일~ 다음해 2월 말까지가 무척이나 추어서 사람 살기는 늘 퍽퍽했다.
1950년대, 60년대 그 당시에는 왜그리 눈이 장설하며, 추웠을까? 온 천지가 꽁꽁 얼었다.
초가삼칸 집, 울타리는 짚, 싸리나무 가지로 얼기설기 엮어서 집 주변을 빙 둘러서 쳤다.
문종이로 바른 방문. 문-종이 틈새로 찬바람은 끊임없이 들어왔다. 흙벽 틈새로도 냉기가 서렸다.
부엌짝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서 방바닥은 뜨겁게 절절 끓어도 새벽녘이면 천장에서, 벽에서는 고드름이 얼어서 흘러내렸다. 머릿말에 놓은 대접의 숭늉도 얼었다.
두꺼운 솜이불을 뒤짚어 쓴 채 잠을 자야 했다.
사람 살기에도 무척이나 힘이 든 겨울철이었는데 식물과 동물한테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이 기간에는 작은 풀벌레, 작은 동물(파충류 등)은 얼어죽거나 땅속에 은신했다가 해동되는 봄철에서 다시 나타난다. 작은 풀벌레는 알을 까고 나오며, 뱀, 개구리 등은 흙속에서 빠져 나온다.
- 작은 풀벌레들은 누가 자기의 어머니이며, 아버지인 줄을 모른다. 대부분의 벌레들은 몇 달 살고는, 알을 까고는 죽기에.
대자연의 시각에서 보면, 동물과 식물의 처지에서 보면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가 정말로 힘이 든다.
12월, 다음해 1월, 2월이 잔인한 계절일 게다.
정확히는 11월 ~ 다음해 3월까지 만 4개월이다. 3월에는 꽃샘추위도 있기에...
충남 서해안 보령의 산골마을에는 4월 25일쯤에도 찬서리가 내려서 식물의 새싹이 깡그리 얼어죽기도 한다.
나한테는 4월은 잔인한 달은 전혀 아니다.
생명의 달이며, 희망의 달이다.
2월 15일 이후가 되면 추위가 서서히 물러나기 시작하며, 키 큰 나무의 뿌리는 땅속의 물기를 빨아올리기 시작한다.
또 겨울을 이겨낸 풀들은 꼬물거리면서 잎사귀를 서서히 곧추 세우기 시작한다. 냉이, 민들레 등의 풀들은 겨우내 땅바닥에 눕히다시피 잎사귀를 낮춰서 추운 겨울바람을 피하다가 날씨가 풀리면 서서히 줄기와 잎을 쳐든다. 멀리서 꾸물거리며 다가오는 봄기운을 느끼고, 나날이 따뜻해지는 햇살을 받으려고 고개를 일으켜 세운다.
봄이라고 해서 사람 살기가 마냥 좋은 계절은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60년대에는 춘궁기가 있었다. 겨울양식인 쌀이 다 떨어질 때다. 보리와 밀은 6월 초중순 경에 나온다. 쌀이 떨어지면 보리. 밀이라도 먹어야 하는데도 아직은 보리는 익지 않았다. 덜 익은 보리를 베다가 보리알맹을 털어서 꺼럭을 벗겨내고, 껍질을 벗겨내서 밥을 지어야 했다. 정말로 배고픈 시절...
다행히도 온 들판 산판에는 냉이, 쑥 등 봄풀이 있기에 이들을 뜯어서 먹어야 했다.
추위로는 겨울철인 12월 ~ 다음해인 2월까지 힘이 들었다.
먹을거리로는 5월 말이 가장 힘이 들었다.
수십 년이 흘러간 지금은 2020년.
1950년대, 60년대를 기억하는 나한테는 2020년인 지금을 비교하면 모든 게 꿈만 같다.
2020년대의 세상은 살기 정말로 좋다.
사방이 튼튼한 벽으로 둘러싸인 아파트. 가스보일러, 유류보일러로 늘 따뜻하게 살며, 여름철에는 냉방시설, 선풍기 등으로 시원하게 살 수 있다. 먹을거리도 천지에 가득 찼다. 시장에 나가면 먹을거리를 골라서 사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품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2020년인 지금...
어떤 시는 '4월의 잔인한 일'이라는 문구를 썼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무슨 근거라도 있을까? 어떤 것이 문제였기에 '4월의 잔인한 일'이라고 할까?
나는 T.S. 엘리어트의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를 읽었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그 시인이 겪는 시대적 상황을 짐작도 못하기에...
무엇을 보고는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혹시 반어법으로 에둘러서 표현한 것은 아닐까?
4월은 생명의 달이며, 환희의 달이며, 희망의 달이다.
가고 싶다.
서해안 내 시골마을로 내려가고 싶다.
온 산과 들에는 봄이 벌써 와서 온통 나뭇잎, 풀잎으로 푸르게 짙어가고, 어쩌면 꿀벌이 붕붕거리면서 꽃잎 속으로 들락날락하겠다.
가까운 다랑이논에서는 개구리, 두꺼비가 흙을 파내고는 바깥으로 나와써 짝을 부르른 소리를 내지를 게다.
해외에서 멀리 날아오는 철새도 깃을 틀기 시작할 게다.
사람살기 정말로 좋은 계절인 봄...
식물과 동물한테도 신이 나는 계절이다.
햇볕도 밝게 맑게 빛이 나고, 봄바람도 산들산들하게 불어온다.
하늘이 가장 맑은 계절은 가을철이기도 하나.
사람살기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 그리고 봄이다.
사람살기 가장 힘이 드는 계절은 겨울, 그리고 여름이다.
나이가 점점 많아지는 나한테는 일년 12달 모두가 사람살기 좋은 달이라고 본다.
왜?
나는 어느새 대자연의 생리를 이해하고, 내게 남은 인생의 시간이 얼마 안 되기에 이제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지녔다.
특히나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다'라고 말한다.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 세월이기에.
4월은 정말로 아름다운 달이다.
나중에 보탠다.
또 눈이 아프다.
봄철의 알레르기 현상, 꽃가루, 나뭇잎 솜털가루, 먼지바람... 등이 주요 요인...
꽃들이 엄청나게 많이 피고, 지고 있을 게다. 암꽃 숫꽃의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