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문화권에서는 하늘을 뜻하는 천간(天干) 10개와 땅을 뜻하는 지지(地支) 12개를 조합해 그해 이름을 정합니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任) 계(癸)가 천간 또는 십간이고,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가 지지 또는 십이지입니다.
그러면 1월 26일(음력 1월 2일)에 태어난 아이는 어떨까요? 당연히 돼지띠라고 생각할 것 같지만, 아닙니다. 띠는 음력 1월 1일이 아니라 입춘(立春)에 바뀝니다. 입춘을 기점으로 간지(干支)가 바뀐다고 보는 게 사주명리학의 정설입니다.
올해 입춘은 2월 4일입니다. 따라서 1월 25일~2월 3일에 태어나는 아이는 음력 1월 1일 이후에 태어났지만, 사주명리학에서는 쥐띠가 아니라 돼지띠로 풀이합니다. 단, 어느 학문에나 소수파가 있게 마련이고 동지(冬至)에 띠가 바뀐다고 보는 역술가도 있습니다. 이 관점을 따르자면 지난해 12월 22일 태어난 아이부터 쥐띠입니다.
경자년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쥐띠 중에서도 흰 쥐띠라고 합니다. 이건 또 어떻게 정하는 걸까요? 이때 등장하는 표현이 바로 음양오행(陰陽五行)입니다. 음양은 뭔지 아시죠? 오행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다섯 행성 움직임을 뜻합니다. 고대 중국인은 이들 행성 움직임이 지구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양은 두 개, 오행은 다섯 개. 그래서 이 둘을 합치면 열 개가 나오는데 이게 바로 십간입니다. 이 고대 중국인은 이 십간이 특정한 방향과 색깔을 상징한다고 믿었습니다. 남쪽을 보고 서면 왼쪽(좌측)에 동쪽이 오고 오른쪽(우측)에 서쪽이 옵니다. 동쪽은 청색이고, 서쪽은 백색입니다. 풍수지리에서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를 따지는 이유 이제 아시겠죠?
지난해는 기해년이었고 기(己)가 노란색을 상징하기 때문에 황금 돼지띠가 된 겁니다. 다음번 쥐띠해는 임자년(任子年)인데 임(任)은 검은색을 뜻하기 때문에 검은 쥐띠해가 됩니다. 원칙적으로는 이렇지만 십이지는 아주 좋은 마케팅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해년(丁亥年)이던 2007년은 원래 붉은 돼지의 해였지만 세상은 그때도 황금 돼지의 해라고 떠들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