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이 곧 다가오네요.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운탓에 많은 분들이 가을이 오기를 기다리나봅니다.
유난히도 덥고 비도 많이 내리는 올 여름
이제는 추억속으로 보내버리고 싶은맘이 간절하네요.
주말내내 당직을 서면서 잠시 다녀온곳이
바로 재래시장이랍니다.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싱싱한 물건이 있으면 주말에 멋진 음식한번 해보려고...
아들넘 손꼭잡고 시장 이곳저곳을 두리번 두리번...
마트에만 익숙해져있는 아들넘은 시식코너가 없는 이런 재래시장은
큰 흥미가 없는듯 하군요.
재래시장에서 풍겨나오는 국밥집 냄새며
생선가게를 지날때 나는 비릿한 냄새.
방앗간에서 풍겨나오는 고소한 들기름냄새...
이런것들이 어우러진 냄새를 저는 참 좋아하는데
아직 어린 아들넘에게는 그리 좋은것은 아닌가봅니다.
자꾸 집에가자고 외치네요~
조그마한 만두집에서 만두로 달래가며
조금더 구경을 했답니다.
결국 사온것은 생선가게에서 대구한마리
그리고 나오다가 쪽파 두단사왔답니다.
야채값이 깜딱 놀랄정도로 엄청 비싸더군요.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가 한몫을 한것 같네요.
맛있는것 많이 사오자는 제 말에 속은 아들넘은 입이...삐죽 나왔답니다.
하지만....오늘 저는 아들넘을 방긋웃는 미소로 바꿀 마법을 부릴 예정이에요.
바로 파김치죠~
아이가 무슨 파를 먹냐구요?
저도 믿지 않지만요....제 옛날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답니다.
저 나이때 제가 파김치에 포옥 빠졌거든요.
어릴때 무척이나 약했던 저는 감기를 달고 살았답니다.
두세달에 한번씩 꼭 앓고 지나가는 감기는 정말 힘들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입맛 없는 저에게 어머님이 끓여주신 구수한 소고기 무국과
파김치가 어린 저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었는지 모른답니다.
어릴때의 감동을 주말에 한번 아들넘과 느껴보려고 소고기무국과 파김치를 만들어 봤습니다.
반응은요?
아들넘 쓰러졌습니다.
파김치를 어른처럼 먹지는 못하지만 김치에 묻은 양념을
국에 살짝 넣어서 기가막히게 먹네요.
구수한 소고기의 국과 짭조름한 젓갈의 양념이 따악 입에 맞았나봅니다.
꿈속에 나타나서 잠꼬대를 할정도로요~
구수한 소고기무국과 파김치...레시피 나갑니다.~
아들꿈속에 나타난 요리...소고기무국과 파김치
재료
소고기무국
무 반개, 소고기 200gm, 국간장, 소금, 후추, 대파
파김치
쪽파 2단, 찹쌀풀, 고춧가루 : 멸치젓 : 설탕 2: 2: 1의 양념, 다진마늘 2T, 통깨
쪽파를 두단 사왔습니다.
파시는 할머니가 오전내내 다듬으셨다네요.
사실 쪽파 다듬는게..눈물 콧물 쪽 빼는 작업이죠.
다듬어진 쪽파를 사면 그나마 수월할것 같습니다.
쪽파를 소금물에 살짝 30분정도 절여줍니다.
그리고 물기를 깨끗이 빼주세요~
파김치 만들때의 절대적 맛을 차지하는 젓갈입니다.
사실 요 젓갈만 맛있으면 파김치는 반정도 성공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맛의 비결은 바로 젓갈에 있는것 같습니다.
찹쌀풀을 만들어서 고춧가루를 개어줍니다.
그리고 멸치젓과 설탕, 마늘을 넣어준다음 골고루 반죽을 해주세요~
오이소박이도 그렇고 파김치도 그렇고
저는 이렇게 퀵으로 하는 김치를 매우 좋아한답니다.
담그기도 쉽고 맛도 싱싱한 맛이 정말 최고인것 같습니다.
우리나라표 최고의 샐러드죠~
소금에 살짝 절여진 파를 넣고
버무려주면 끝입니다.
사진이 조금 부실하네요.
다른 요리는 몰라도 김치하면서 사진찍는건
정말 난이도가 높은것 같네요.
버무리고 손씻고 찍고 버무리고...
아들넘의 입맛을 사로잡은 무우국을 만듭니다.
저의 소고기국 레시피는 고기부터 끓이기 시작한답니다.
국간장 두스픈을 넣어주시구요 고기를 푸욱 끓여주세요.
한시간이상 끓입니다.
고기는 전에 스테이크하고 남은 두덩이...
해동해서 핏물빼주고 넣어주었답니다.
고기국물을 만드는동안 무를 어슷 썰어주어서
끓는물에 살짝 삶아줍니다.
다른 이유는 없구요 살짝 삶으면
무의 쌉쌀한 맛이 줄어든답니다.
삶은 무를 건저서 국에 투하하고
소금한스픈정도로 간을 해주고
다진마늘 한스푼 넣어주고 약불에 20분정도 더 끓여주세요
구수한 국물과 달달한 무가
최고의 맛을 낼것 같습니다.
다른국을 몰라도 고기가 들어가는 국은
푸욱 끓여주어야 됩니다.
끓이면 끓일수록 구수한 맛이 최고랍니다.
파김치입니다.
바로드셔도 참 맛있답니다.
통깨좀 뿌려주시구요 이쁘게 담아주시면 되죠~
먹기좋게 하나씩 돌돌 말으셔도 좋구요
저는 저렇게 투박한것이 좋아서 그냥 담아봤습니다.
하나 살짝 먹어보니 젓갈맛이 나면서
아주 좋습니다.
한달은 이걸로 버틸것 같은 분위기가....
무국은 뚝배기에 담아봤습니다.
밥을 깔고 국을 올려주었더니 국밥처럼 되었네요.
취향에따라 후추를 살짝 뿌리시면 더욱 좋겠죠?
문제는 지금부터랍니다.
아들넘이 한입 먹어보더니 무국에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요즘 잘먹긴 하지만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에
제가 다 말릴정도랍니다.
한참 인스턴트 음식에 열을낼 나이기도 하지만
이런 음식을 먹어주는것이 정말 고맙기도 하구요.
파김치는 아직 못먹고 양념을 살짝 국에 넣어서
매콤하게 먹기까지 하네요
젓갈의 짭짤한 맛과 국의 구수한맛의 조화를 벌써 터득한건지...
일단 한그릇 먹고 내일먹으라고 말렸답니다.
파김치 하나 집어서
밥위에 올려놓고 먹으면 정말 행복한 밥상이 되겠죠?
별것 아닌 김치지만 저맛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네요.
국위에 하나 털썩 올려놓고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먹으면 된답니다.
어릴적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맛은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비슷한 맛은 나네요.
덕분에 주말저녁이 아주 행복해졌답니다.
제가 먹는걸 말리는것이 못내 아쉬웠던지
아들넘이 아침에 일어나서 5그릇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네요.
다음날...
아들넘이 두그릇만 먹겠답니다.
이미 꿈속에서 세그릇은 먹었대요.
순간 다들 빠앙터지면서 얼른 남은국 싹싹 긁어서 주었네요.
아이들의 입맛도 부모의 입맛을 따라가는것 같습니다.
친구생일날 초대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아들넘은
아무래도 제 입맛을 많이 닮은것 같아 흐믓하네요.
이제 가을을 알리는 9월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남은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한주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