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유감
품앗이 :
마을 공동체에서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서로 간에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이웃이다
예전에는 농업이 주업이라서 농사일을 위해 그랬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분업화된 사회구조로 인하여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찌기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지금은 농사가 주업인 시대는 아니다
품앗이가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부분이
그래도 아직은 경조사부분이 아닌가 싶다
다른 분 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집안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직접 오거나 아니면 봉투로 인사한 분 들의 명단과
부조한 금액 등을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봤자 부모님과 장인어른 상 당했을 적 세 번이다
후일 부고나 결혼식 등의 통지를 받게 되면
그 명단을 참조해서 품앗이를 하게 된다
다른 분 들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고받은 품앗이를 생각해 봤다
전체적으로 보면 많이 손해나는 장사를 한 거 같다
수도 없이 참석했던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 들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생각해 보면 막심한 손해다
동창이 아닌 사업상의 경조사는 더 많았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게 인사를 오신 분 들께
제대로 답례를 하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다
주로 사업관계로 과도하게 인사를 받은 경우다
조화도 받고 부의금도 두둑히 받았었는데
아직까지 그 쪽으로부터는 한번도 연락을 못 받았다
은퇴를 한 이후로는 더욱 그러하다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하나 있다
고교동기 산악회에 어느 날 갑자기 나온 친구가 있었다
학창시절에도 별로 교류가 없었고, 한 반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산에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둘째 딸이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돌렸다
이런저런 관계를 살피다가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따로 축의금도 보내지 않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며칠 지나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있었어?"
"어 일이 있어서 못 갔네."
"일은 잘 처리됐어?"
"어 덕분에..."
딸래미 결혼식에 불참했다고 쪼는 전화였다
내가 원래 낯가죽이 좀 얇은 편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기분이 매우 언짢았었다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그 친구가 사망했다
심장마비로 사무실 화장실에서 급사했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친구랑 절친인 친구에게 들은 말
사업이 잘 안 되어 빚에 쪼들리다가 자살했다고...
자기도 수천만원을 빌려 줬는데 못 받았다고...
늘 당당했던 친구였다
어느 자리에 나타나도 어깨를 펴고 큰 소리를 쳤다
재벌그룹의 방계회사에 오래 다녔다고 했고
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을 한다고 했다
그런 사업도 자금난으로 곤란을 겪는구나 싶었다
살던 동네 주소를 보니 대충 살림살이가 짐작이 갔다
그런데도 골프도 치고 할 건 다 했다
갑자기 품앗이란 단어가 떠오르며
몇 년 전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그 친구 생각이 났다
품앗이는 나름 우리네 살림살이에 꼭 필요한 일이다
나도 품앗이 빚을 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데 가끔 받는 품앗이에 더 익숙한 사람들 있다
받는 것보다 주는 품앗이에 더 익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상부상조 란말이 그래서 생겨난 거겠지요
맞습니다.
서로서로 돕고 살아야 합니다
굳이 품앗이라고 생각치 않고 날아오는 건 거의 다 봉투라도 보내는데
그걸 계산적으로 하면 너무 삭막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도 늘 손해가 많이 나는 느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분처럼 자기네 집에 뭔 일 있다고 오랜만에 얼굴 삐죽 내미는 사람들
저는 무척 싫어합니다 ㅎㅎ
40년 넘게 투자 많이 했는데
왜 우리 딸들은 시집갈 생각을 아니 하는지?? ㅎㅎㅎ
갑자기 본전 생각이 ㅋㅋ
저도 왠만하면 인사합니다
다만 저 친구처럼 수십년만에 나타나서
얼굴기억도 잘 안 나는데 동기라며
청첩장 내미는 거 좀 그렇드라구요
둥그런 세상님만 그런 거 아니구요
저도 하나 있는 아들녀석
본전 찾기는 그른 거 같습니다
본전 생각 안 난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
부조는 품앗이라는말이 예부터 있었죠
저도 집사람이 기록하는데 대충 하더군요.그때그때 안하면 잊기 십상이죠
철면피도 많죠.우리집 경조사는 일절 안하면서 자기네는 꼭 청첩등을 보내는 그런 부류죠
누구는 기록을 안하고 걍 맘 가는데로 경조사금을 지출하는분도 있던데
알고보면 그런분은 사회적으로 감투를 쓴 사람들 이더군요
옟날 장인어른 부고를 동창인 국회의원한테 했더니 화환과 봉투가 왓더군요
맞습니다. 경조사야말로 품앗이죠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들 있습니다
내가 했는데 내 일에는 모르쇠하거나
별 볼 일 없는 사이인데 오라고 하거나...
참 어려운게 경조사 품앗이인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문화는 차차로 좀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
이미 요즘 젊은이 들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때와는 다르게 하드라구요
이해가 갑니다
제 경우~
경조사에 참석 할 때
받을 생각은 안합니다
그냥 비싼 밥 먹고 반가운 분들
얼굴 보러 간다 생각해요
요즘 결혼식 부페나 장례식장
음식 값이 비싸서 밥값 정도
부주하고 편한 마음으로 참석합니다 어짜피 저는 부모님
일찍 돌아가셨고 아들도 한명이라
받을 기회가 없어요 그냥 내 마음이 가면 참석하고 아니면
말고~ 좀 웃기는 얘기지만 이혼한
후 시아주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20만원 송금해
드렸어요 참석은 안했구요^^
저도 달님이랑 님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관계를 생각해서 밥값 + a해서 부조합니다
명단작성은 잊지 않기 위한 방편입니다
적어놓지 않으면 잊어 버리니까요
꼭 돌려받을 생각은 하지 않구요
이제 돌려 받을 일도 거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조사를 겪어보면 그 사람의 인간성을 조금은
알것 같더군요. 저는 경조사 지출대장을 관리
합니다. 물론 경조사시 방문록은 보관 합니다.
경조사에 관한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책입니다.
자식의 두 번째 결혼 때도 청첩장을 보내고
실컷 받아먹고 남의 일에는 모른척 하는 사람들이 모임까지 탈퇴하더군요. 공감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러시군요
저는 지출대장은 따로 만들지 않았구요
받은 내용은 기록해 갖고 있습니다
안 그러면 실수할 거 같아서요
맞습니다
받는 것에만 익숙하고
본인은 갚지않는 사람들 있습니다
공감해 주셔서감사합니다
받고도 안주고.. 모른척
하는 사람들은 좀.. 그렇더군요
그런 사람들 있습니다
한 마디로 약은 사람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품앗이 개념없이
비싼 식사 했다고 치니 마음이 편합니다.
그러시군요
요즘 호화결혼식장이 많습니다
식비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래전에 참석한 지인들 경조사 부의금, 축하금
지금은 기억도 안나서
요즘시세로 보내고 있지요
아마도 그때의 배는 되겠지만 그런거 생각 안하고 그냥 편하게 보낸답니다
기록을 해 놨더라도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라서
어차피 곱배기로 갚아야 합니다 ^^*
감사합니다
청솔님~
이제야 친구딸 결혼식을 했는데
부주금 이상으로 출장부페 잘먹고
한달후 중화요리 세트 메뉴 아주 비싼
집에서 골고루 먹고 왔네요.
부담 스러웠습니다.
그런 분들도 있군요
부담이 크셨겠네요
나중에 갚으시면 되지요
감사합니다
나는 늘 주고만 있답니다 ㅎㅎㅎㅎㅎㅎ
아들 넘이 하나 인데다가 갈 생각을 안하니ㅎㅎㅎㅎㅎㅎ
선배 님의 글을 읽으니 손해보고 있네 하는 생각을 하다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 더 익숙한,,,,,,,
그 말슴에 웃음을 띠어봅니다.
축하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닌가 하면서요
오랜만에 접하는 선배 님 반갑습니다^^
그러면서 사는 거지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네 요즘은 글쓰기가 쉽지 않네요
머리가 굳는 거 같습니다 ㅜ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