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리고 낮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
가 있어서 우의까지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5.16도로를 거쳐 비자림로를 지나
는데 지난주까지만해도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새움이 돋아 연둣빛으
로 변했다.
이제부터 신록이 덮인 산천을 누비
면 우리의 마음도 젊어질 것이다.
유채꽃잔치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
는 꽃길을 지나 가시리 오거리에
도착해보니 친구들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관수내외를 포함해서 아홉명이 모
였다.
♣따라비오름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7~8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오름에 오르는 사람보다 고사리를
꺾으러 온 사람들이 분명하다.
하늘은 흐리기는 하나 비가 금방
올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커피 한잔씩 나누고 고사리를 꺾으
며 오름으로 향했다.
고사리가 많은 오름 동쪽 기슭에는
제법 씨알이 굵은 고사리들이 많이
보였다. 벌써 사람들이 한 두 차례
훑고 지났지만 한 시간 가량 꺾으니
주머니가 제법 불룩해졌다.
더 꺾고 싶었지만 허리도 아프고
다리고 아파서 그만 두었다.
♣ 지난해까지는 점심때가 되어도
고사리에 취해서 오름은 아랑곶하
지 않던 친구들이 올해는 특별한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12시가 되
자 하나둘 제발로 오름을 오른다.
갑자기 오름이 와자기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 보니 2~30명 정도의
젊은 여성들이 오름에서 내린다.
어느 중학교의 학부모회란다.
오늘 컨디션이 안좋은 운공부부는
고사리를 꺾는 것을 포기하고 일찍
부터 오름에 올라 뒤늦게 올라오
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란히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두
양주가 정답다.
♣ 우리가 늘 점심을 먹던 제일 위
에 있는 굼부리에 자리를 깔고 앉
았는데 선달이 보이지 않는다.
선달은 고사리를 꺾던 기슭에서
바로 오름을 오른다는 것이 길을
잘못들어 고생한 모양이다.
힘들어 하는 모습으로 그래도 익살
로 웃어넘기며 뒤늦게 도착했다.
비는 내릴듯 한두 방울 뿌리더니
이내 그쳤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한 자리에서
오붓한 점심시간을 가졌다.
점심 후에는 기념사진을 찍고 남녀
대항 윷놀이 게임도 했다.
첫판을 여학생이 이겨 기세를 올리
더니 뒷판엔 남학생이 간신히 역전
승을 하여 결국 비겼다.
돌아오는 길, 그래도 고사리 한 보
따리씩 손에 들고 혹은 머리에 이
고 등에 지고 오름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2017.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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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보고
올해 첫 고사리 꺾으며 따라비오름에 오르다
햇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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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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