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첫 월급을 탄 28세 신입사원 김모씨는 요즘 고민이 늘었다. 어려운 취업관문을 통과해 대망의 첫 월급을 탄 기쁨도 잠시 ‘이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지출은 살뜰하게 관리하고 열심히 돈을 모아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일찌감치 노후준비도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신입 생활에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아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비단 김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냥 되는대로 통장에만 돈을 쌓아두는 사회초년생들이 수두룩하다.
큰 맘 먹고 용돈을 줄이고 저축을 마음먹는다 하더라도 마땅한 상품이 없다. 연 3%라도 감지덕지한 최근 은행금리를 보고 있자면 목돈 만들기는 먼 나라, 오지 않을 미래의 이야기인 것만 같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목표를 세우고 용도별로 꾸준하게 준비하다 보면 분명 빛을 볼 날이 온다.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는 월급을 관리해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들어 보자!
새내기 직장인 재테크 10계명을 기억하라
재테크의 첫걸음은 계획이다. 뭣 모르고 덤벼들었다가는 안 그래도 허전한 통장이 이리저리 흩어질 뿐이다. 목돈을 효과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무목표와 자산운용 방법 등에 관한 로드맵을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 로드맵을 토대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운용수단을 활용하면서 재무목표를 하나씩 공략해 나가는 것이다.
우선 목돈이 들어가고 꾸준하게 유지비를 잡아먹는 자동차 구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취업의 기쁨에 취해 무턱대고 자동차를 샀다가는 목을 조여오는 할부금과 각종 유지비에 후회만 남기에 십상이다. 카푸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업무적인 특성으로 차량 운행이 반드시 필요하거나 회사에서 차량 운행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자신의 연봉을 고려해 차량을 구입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전문가들은 차량 가격이 자신의 연봉에 3분의 1수준을 넘으면 부담이 된다고 말한다. 고로 실수령액이 200만원 내외인 직장인이 구입할 수 있는 차량은 오직 경차뿐이다.
지속적으로 무이자할부를 줄이고 있는 신용카드는 이제 편하게 놓아주어야 할 때다. 무이자할부도 없는데 할부거래는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젠 통장 입금액 안에서 사용이 가능한 체크카드의 시대다. 한 때 ‘직불카드’라며 모양이 빠진다는 속설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그런 소리는 사치를 넘어 어리석은 것이다. 내년부터는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금액에 2500만원까지 상한선이 생긴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새내기 직장인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공제한도가 15%인 신용카드보다 공제율이 30%로 큰 체크카드를 써야 유리하다. 최근에는 통장 잔액 없이도 월 30만원까지 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도 나왔다.
급여통장으로 주거래 은행에서 신용과 실적 쌓아야
급여통장은 한 번 정하면 오랫동안 사용하기 때문에 첫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각종 수수료를 면제할 수 있는 상품이 좋으며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급여통장을 개설하면 해당 은행을 주거래로 정해 꾸준히 신용과 실적을 쌓는 것이 좋다. 향후 대출을 할 때 중요한 부분이다.
적금은 중기자금으로 재테크의 중심축이다.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을 올려주기 때문에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가장 큰 비중을 저축에 두면 좋다. 소득공제와 비과세 상품 역시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다. 요즘처럼 금리가 낮을 때에는 세금을 줄이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이기도 하다. 부지런하게 소득공제를 챙기다 보면 보너스 같은 환급금을 챙길 수 있다.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이 없는 비과세 상품이 티끌을 모아 태산을 쌓으려는 새내기 직장인에게 중요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연말정산은 국세청 사이트 내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 코너가 생겨 보다 손쉬워졌다. 비과세 상품으로는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재형저축을 노릴만하다.
보험상품은 본인의 소득 수준을 생각해 무리하게 구성하지 말아야 한다. 직종이나 직장의 특징에 따라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중을 늘릴 수도 있지만, 소득이 적은 직장 초년기에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만약의 사고나 질병을 대비해 실손의료비보험은 꼭 챙겨야 한다. 소득공제나 비과세 혜택을 노릴 수 있는 저축성 보험이나 노후대비, 더불어 소득공제까지 노릴 수 있는 연금상품을 우선순위에 둘만 하다.
최적화된 재테크 위해선 직접 꼼꼼하게 공부 필요해
수많은 재테크 정보가 범람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는 따로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막막한 기분이 든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재무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재테크는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야 한다. 월급통장부터 꼼꼼하게 비교해서 선택하고 적금과 청약저축을 선택하면 이미 절반은 한 셈이다. 이후에는 좀 더 전문적인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자신의 성향과 수준에 맞는 적립식 펀드나 재형저축, 연금저축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금융상품에 관한 관심은 수익률을 좌우한다. 대부분 금융상품은 때마다 금리나 혜택이 변동하기 때문에 유리한 제품으로 어떻게 이동하느냐는 처음의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새내기 직장인에게 중요한 재테크 방법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음주와 커피, 흡연, 쇼핑, 데이트비용 등 무심코 쓰는 항목들을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월 100만원을 저축해서 받을 수 있는 이자를 간단한 절약으로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티끌 모아 태산 만들기 10계명
1. 자동차 구입은 신중하게
자동차를 사면 할부 비용과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직종의 특성상 불가피하거나 유류비, 보험료가 지원된다면 고려해 볼 만하다.
2.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
신용카드의 무이자할부 혜택이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15%)보다 공제 한도(30%)도 크다.
3. 할부는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다
무이자할부 혜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할부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어렵사리 얻은 이자수익의 곱절을 할부 수수료로 잃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4. 급여통장의 올바른 선택
급여통장은 직장인 재테크의 시작이다. 자신의 주거래 은행을 정하고 신용, 실적을 쌓아야 한다.
5. 적금 위주로 재테크 한다
적금은 재테크의 중심축이다. 모르면 모를수록 적금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6. 소득공제와 비과세 상품에 관심
요즘처럼 금리가 낮을 때에는 소득공제 혜택이나 비과세 상품이 매우 중요하다. 보너스 같은 환급금을 늘리거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7. 무리하지 않는 보장자산(보험)설계
보험은 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사고, 질병을 대비한 실손의료비보험은 만약을 대비해 꼭 챙겨두자.
8. 나에게 맞는 재테크 계획 세우기
무수한 재테크 방법이 나오지만 나에게 맞는 재테크 방법은 따로 있다.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재테크 방법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9. 새로운 재테크 상품에 지속적인 관심
금융 상품은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좀 더 유리한 금리나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찾아 이동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10. 지출을 최소화하기
저금리 시대의 적금이자보다 간단한 절약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음주와 커피, 흡연, 쇼핑, 데이트비용 등 무심코 쓰는 항목들을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