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13) 미사 중 침묵에 대해서 - 미사 중 “침묵”은 왜 필요한가요?
“거룩한 침묵은 거행의 한 부분이므로 제때에 지켜야 한다.
침묵은 각각의 거행에서 이루어지는 순간마다 그 성격이 다르다.
참회 행위와 기도의 초대 다음에 하는 침묵은 저마다 자기 내면을 성찰하도록 도와주고,
독서와 강론 다음에 하는 침묵은 들은 것을 잠깐 묵상하게 하며, 영성체 후에 하는 침묵은
마음 속으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기도를 바치도록 이끌어 준다.
거룩한 예식을 경건하고 합당하게 거행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전례 거행에 앞서 성당이나 제기실,
제의실이나 그 주위에서 미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5항).
미사 중 이루어지는 “침묵”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침묵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거룩한 침묵”입니다.
실제로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서도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거룩한 침묵은 … 제때에 지켜야 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나와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사 중 다른 때의 “침묵”의 시간이 허용되지만, 특별히 집중하는 침묵의 시간들은 분명하게 제시되고,
“제때에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침묵을 통해 우리는 주님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고, 나의 기도를 올리며, 주님께 찬미를 드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전례는 외적으로 행해지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완전한 기도가 미사라고 말하듯, 분명한 것은 전례를 통해 우리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외적인 것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기도의 시간을 놓치거나, 또는 다른 이들의 기도를 방해한다면,
전례의 정신에는 분명 어긋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사 중 침묵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침묵은 제때에 지켜야 하고, 침묵의 시간을 미사를 봉헌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미사 중에 “침묵”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미사 시간뿐만 아니라, 미사 전후로 거룩한 예식이 거행될 성전 안에서
“침묵”의 시간이 잘 지켜지는 공동체인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전례 중에, 그리고 성전 안에서 침묵이 잘 지켜진다면, 나와 우리 공동체는 주님과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고,
나아가 그 만남은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우리들이 되는 데 거룩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전례는 말하고 찬미하고 실천하는 것뿐만 아니라, 침묵 속에 찾아오시는 주님을 만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하며 오늘도 거룩한 전례에 스며들어 봅시다.
[2024년 9월 15일(나해) 연중 제24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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