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여신(吾非汝臣)
나는 너의 신하가 아니다 라는 뜻으로, 너의 신하가 아니므로 반역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吾 : 나 노
非 : 아닐 비
汝 : 너 이
臣 : 신하 신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004回
이 성어는 동탁(董卓)의 폭정에 항거한 오부의 말에서 연유한다.
동탁(董卓)은 농서(隴西)지역의 군벌로서 대장군(大將軍) 하진(何進)은 십상시(十常侍)라고 불리는 환관들을 없애기 위해 몰래 각지의 장수들에게 낙양(洛陽)으로 군대를 이끌고 오도록 명령하였다.
동탁(董卓)이 낙양에 도착하기 전에 하진은 환관들에게 살해되었고, 환관인 단규(段珪) 등은 소제와 그의 동생인 진류왕(陳留王) 유협(劉協)을 인질로 붙잡고 소평진(小平津)으로 달아났다.
동탁은 군대를 이끌고 북망(北芒)에서 소제와 진류왕을 구출하여 낙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조정을 장악한 동탁은 소제를 폐위시켜 홍농왕(弘農王)으로 삼고, 9살인 진류왕 유협을 왕위에 앉혔다.
헌제(獻帝)를 옹립한 뒤에 동탁은 미후(郿侯)로 봉해졌으며, 상국(相国)이 되어 전횡을 부렸다.
이때의 이야기다.
월기교위(越騎校尉) 오부(伍孚)는 자(字)가 덕유(德瑜)다. 그는 동탁의 잔인하고 흉포함을 바로잡지 못함을 오부는 한스러워했다. 평소 조복 속에 얇은 갑옷을 받쳐 입고 단도를 숨겨 죽일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동탁이 입조하자 오부가 전각 아래에서 달려들어 단도를 뽑아 동탁을 찔렀다. 그러나 동탁의 힘이 대단하여 양손으로 오부의 팔을 잡아 막아내고 여포가 뛰어들어 오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동탁이 묻는다. “누가 너를 반역하게 했느냐?”
오부가 눈을 부릅뜨고 똑바로 쳐다보며 꾸짖는다. “네가 내 임금 아니고, 내가 네 신하 아닌데 어찌 반역이라 하느냐? 네 죄 하늘까지 가득하니 누구나 네놈을 죽이고 싶어 할 따름이다. 네놈의 사지를 찢어 죽여 온 천하에 보답하지 못함이 한스러울 뿐이다.”
汝非吾君, 吾非汝臣, 何反之有?
汝罪惡盈天, 人人願得而誅之.
吾恨不車裂汝以謝天下.
동탁이 대노하여 오부를 끌고 가 토막 내 죽이라 명했다. 오부는 죽을 때까지 동탁을 꾸짖기를 멈추지 않았으니, 후에 시인이 그를 칭찬하는 시를 지어 말하였다.
漢末忠臣說伍孚,
沖天豪氣世間無.
한나라 말엽에 충신으로 오부(伍孚)가 있으니, 하늘을 찌를 듯한 그 호기 세상에 없더라.
朝堂殺賊名猶在,
萬古堪稱大丈夫.
역적을 죽이려던 그 이름 아직도 전해지니, 만고에 일컬어 대장부라 하리.
여비오군(汝非吾君)
오비여신(吾非汝臣)
삼국지 무대에서 통치철학 없이 함부로 나라를 거덜 낸 대표적 독재자 동탁을 없애려는 사람들은 많았다. 처음에 이를 시도한 사람이 오부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품안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기고 기회를 노리다가 호위대장 여포가 없을 때 동탁을 죽이려 덤볐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오부를 심문하는 동탁이 "도대체 누가 너에게 반역하라고 시키더냐?"고 묻자 오부가 결연히 대꾸했다. "네가 나의 군주가 아니고, 내가 너의 신하가 아닌데 반역이라니? 이건 만백성의 기대와 충심을 담은 일격이었다. 실패한 것이 억울할 뿐이다. 어서 죽여라."
여기서 우리는 테러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일랜드 출신 오브라이언은 ‘투쟁하는 대상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은 독재정권이거나 불량정권일 때’ 폭력적 저항은 정당한 것이며 의로운 행위가 된다고 했다.
약탈, 방화를 서슴지 않은 동탁에 대한 암살 시도는 바로 충신의 짓이라는 말이다.
▶️ 吾(나 오, 친하지 않을 어, 땅 이름 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五(오)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吾자는 ‘나’나 ‘우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吾자는 五(다섯 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五자는 숫자 ‘다섯’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吾자는 본래 ‘글 읽는 소리’나 ‘나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吾자가 자신을 지칭하는 ‘나’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言자를 더한 語자가 ‘말씀’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吾(오, 어, 아)는 ①나 ②그대 ③우리 ④글 읽는 소리 ⑤짐승의 이름 ⑥막다, 멈추게 하다 그리고 ⓐ친하지 않다(어) ⓑ친하려고 하지 않다(어) ⓒ소원(疏遠)한 모양(어) ⓓ땅의 이름(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글 읽는 소리 오(唔), 나 아(我)이다. 용례로는 우리들을 오등(吾等), 우리네를 오제(吾儕), 나 또는 우리 인류를 오인(吾人), 우리의 무리를 오배(吾輩), 나의 집을 오가(吾家), 우리 임금을 오군(吾君), 우리 문중을 오문(吾門), 우리 당을 오당(吾黨), 옛날에 동쪽에 있다는 뜻으로 우리나라를 일컫던 말을 오동(吾東), 나의 형이라는 뜻으로 정다운 벗 사이의 편지에서 쓰는 말을 오형(吾兄), 맞서 겨우 버티어 나감을 지오(枝吾), 참된 자기를 진오(眞吾), 나는 그 일에 상관하지 아니함 또는 그런 태도를 오불관언(吾不關焉), 우리 집의 기린이라는 뜻으로 부모가 자기 자식의 준수함을 칭찬하는 말을 오가기린(吾家麒麟), 자기가 도와서 출세시켜 준 사람이라는 오가소립(吾家所立), 내 집의 걸출한 자식을 이르는 말을 오문표수(吾門標秀), 나도 또한 모른다는 오역부지(吾亦不知), 나의 혀는 아직 살아 있오? 라는 뜻으로 몸이 망가졌어도 혀만 살아 있으면 천하를 움질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오설상재(吾舌尙在), 맞부딪치기를 꺼리어 자기가 스스로 슬그머니 피함을 오근피지(吾謹避之) 등에 쓰인다.
▶️ 非(아닐 비, 비방할 비)는 ❶상형문자로 새의 좌우로 벌린 날개 모양으로, 나중에 배반하다, ~은 아니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非자는 ‘아니다’나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非자를 보면 새의 양 날개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非자의 본래 의미는 ‘날다’였다. 하지만 후에 새의 날개가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에서 ‘등지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배반하다’나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飛(날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非(비)는 (1)잘못, 그름 (2)한자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잘못, 아님, 그름 따위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그르다 ③나쁘다, 옳지 않다 ④등지다, 배반하다 ⑤어긋나다 ⑥벌(罰)하다 ⑦나무라다, 꾸짖다 ⑧비방(誹謗)하다 ⑨헐뜯다 ⑩아닌가, 아니한가 ⑪없다 ⑫원망(怨望)하다 ⑬숨다 ⑭거짓 ⑮허물, 잘못 ⑯사악(邪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부정의 뜻을 가진 문맥 속에서 다만 또는 오직의 뜻을 나타냄을 비단(非但),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보통이 아니고 아주 뛰어남을 비범(非凡), 법이나 도리에 어긋남을 비법(非法), 번을 설 차례가 아님을 비번(非番), 사람답지 아니한 사람을 비인(非人),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를 비행(非行), 불편함 또는 거북함을 비편(非便), 결정하지 아니함을 비결(非決), 사람으로서의 따뜻한 정이 없음을 비정(非情),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간사하고 나쁨을 간비(姦非),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그릇된 것을 뉘우침을 회비(悔非), 이전에 저지른 잘못을 선비(先非),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음란하고 바르지 아니함을 음비(淫非),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비일비재(非一非再),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라는 비승비속(非僧非俗),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비몽사몽(非夢似夢),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라는 말을 비례물시(非禮勿視), 모든 법의 실상은 있지도 없지도 아니함을 비유비공(非有非空) 등에 쓰인다.
▶️ 汝(너 여)는 ❶형성문자로 女(녀)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女(여)로 이루어졌다. 시내 이름, 음(音)을 빌어 이인칭(二人稱)의 대명사(代名詞)로 쓴다. ❷형성문자로 汝자는 '너'나 '자네'와 같은 2인칭 대명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汝자는 본래 중국 허난성(河南省) 서부에 있는 강 이름을 뜻했던 글자였다. 강 이름에 女(여자 여)자가 쓰인 것을 보면 강에서 빨래를 하거나 물을 긷던 여인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는 관계없이 지금의 汝자는 '너'나 '자네'와 같은 2인칭 대명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참고로 조선 시대에 '잉화도'나 '나의주' 등으로 불렸던 여의도는 홍수에도 잠기지 않아 사람들이 '나의 섬'이나 '너의 섬'하고 말장난처럼 부르던 것이 한자화 되어 여의도(汝矣島)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 汝(여)는 (1)너. 자네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너 ②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너 이(爾)이다. 용례로는 너희 여럿이나 너희들을 여등(汝等), 너희 여럿이나 너희들을 여배(汝輩), 너를 가상히 여긴다라는 뜻으로 임금이 신하를 칭찬할 때 하는 말을 가여(嘉汝), 너나 너희들을 이여(爾汝), 스스로 만리장성을 허물어 버린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생각에서 일을 그르치게 한다는 말을 괴여만리장성(壞汝萬里長城),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라는 말을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나는 너를 버린 것이다라는 뜻으로 상대가 정직하지 못한 자는 뜻을 같이 하면서 따를 수 없다는 말을 오고기여(吾故棄汝) 등에 쓰인다.
▶️ 臣(신하 신)은 상형문자로 본디 크게 눈을 뜬 모양을 형상화했다. 내려다 본 사람의 눈의 모양으로 전(轉)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 임금을 섬기는 중신(重臣), 신하(臣下)를 말한다. 그래서 臣(신)은 ①신하(臣下) ②백성(百姓) ③하인(下人) ④포로(捕虜) ⑤어떤 것에 종속(從屬)됨 ⑥신하(臣下)의 자칭(自稱) ⑦자기(自己)의 겸칭(謙稱) ⑧신하(臣下)로 삼다 ⑨신하로서 직분(職分)을 다하다 ⑩신하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섬기어 벼슬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신하(臣下), 신하와 서민 또는 많은 신하를 신서(臣庶), 신하가 되어 복종함을 신복(臣服), 신하된 처지를 신분(臣分),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중직에 있는 신하를 중신(重臣), 봉토를 받은 신하 곧 제후를 봉신(封臣),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를 모신(謀臣), 문관인 신하를 문신(文臣), 무관인 신하를 무신(武臣), 남의 신하를 인신(人臣),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지위가 낮은 신하를 미신(微臣), 이름난 신하를 명신(名臣),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고굉지신(股肱之臣),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난신적자(亂臣賊子),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한다는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군신유의(君臣有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