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제20편 노을빛산하>②묘갈명-12
거실 창으로 밝고 따사로운 햇볕이 가득 채워진 가운데, 따끈한 김이 피어오르는 소고기 무국이 입맛을 돋우었다.
“소연아빠, 술 드세요!”
채수진이 반주로 남자의 잔과 성희의 잔에 술을 채우자, 남자가 맞은쪽에 앉은 그녀의 잔에 술을 따라주는 거였다. 그리고 술잔을 부딪으면서 함께 잔을 비우더니, 채수진이 또 남자의 잔을 채우고, 남자도 그녀의 잔에 술을 따르는 거였다.
‘채수진?’
그는 성희와 함께 다슬기 집에 식사하러가서 그녀를 알게 되었고, 그녀가 성희의 집 골목길 건너편 이층 방에서 어느 남자와 동거하던 중에 성희의 집을 알고부터 미지의 동거남을 따돌리고, 끝내 성희네 가정부로 주저앉게 된 거였다.
남자는 그녀가 시내에서 그리 머지않은 시골집에서 가출하였다는 말만 들어 알뿐, 그밖에 그녀를 아는 게 없었다. 그렇더라도, 이제는 그의 아이를 배태한 뒤부터 정감이 느껴지는 거였다.
이와 같이 그가 옥희를 만난 것도, 경산께서 그녀의 어머니 골뜸댁에게 궁합이 좋다는 이유로 청혼하여 혼약하였으나, 그는 옥희를 알지 못하고, 혼인에 이른 아내이었다.
혼약한 뒤에야 알았지만, 초등학교2년 후배로 그가 졸업한 뒤, 두 해를 기다렸다가 첫날밤을 치렀으니, 남자와 여자는 허공을 나르는 새들의 만남처럼 미지의 남자가 미지의 여자를 만났더라도, 사랑은 변함없이 뜨거워지는가보았다.
남녀사이에 소유의식을 갖지 말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그러나 그는 채수진이 자신의 아이를 배태하였으니, 그녀는 분명 자신의 여자라고, 소유의식을 갖기에 이르렀고, 때문에 사랑도 느껴지었다.
소주 한 병을 셋이서 나눠 마시고, 점심상을 물리었다.
“난, 당신이 형부가 아닌, 내 꺼야!”
채수진이 밥상을 치우고 들어와, 한다는 소리가 방금 남자가 생각하듯, 소유의 본능을 표출하고 있었다. 그게 마땅한 소치라고, 그는 믿었다. 그러나 옆에서 듣던, 성희는 배알이 꼬일 건 불문가지이었다.
“옳아! 하지만, 기왕이면, 내가 듣는 데선, 네 거라 말하지 마! 우리 거라 그래! 오호호.”
성희가 그녀의 말을 바로잡아주자, 채수진이 깜짝 놀라면서 이내 손을 드는 거였다.
“언니, 미안해요! 헛말 나왔어! 언니랑 제 꺼여유. 우리들 꺼여유. ...근데 언니 싸기 감별혀유!”
채수진은 얼른 일어서더니, 꾸겨진 요를 바로 깔고, 그 위에 하얀 천을 뒤집어서 덮는 거였다.
“언니, 가운이 이거밖에 없어서 뒤집은 거예요. 깔깔깔.”
“어때? 그런데 나는 수진이 하는 걸 보고, 겁이 나던데?”
“괜찮아요. 언니, 싸게 스커트 팬츠 벗어요!”
“아이, 생리적이긴 해도, 부끄럽잖아?”
“그럼, 내가 벗겨드릴 거예요!”
“아-이!”
성희가 뜨악한지 몸을 사리자, 채수진이 그녀를 남자에게 밀쳐 쓰러뜨리고는 스커트와 팬츠를 훌렁 벗기는 거였다.
“깔깔깔... 언니는 나 보고, 숫처녀 같다더니, 언니는 병아리처럼 예쁘기만 하네요! 깔깔...”
채수진이 수다를 떠는데, 남자가 성희를 안아다 요위에 반듯하게 뉘었다. 그러자 그녀는 다리 하나를 얼른 굽히더니, 허벅지를 한쪽으로 기울여 하체를 덮는 거였다.
“다리를 쭉 뻗어요! 마침 햇볕이 어루만져주는데, 왜 수줍어해요. 일부러도 햇볕을 쬐던데 잘됐잖아요!”
남자는 이렇게 힌트를 주면서 말하였지만, 사람의 옷차림이 바로 사람답다는 사실을 일깨고 있었다. 남자보다 여자는 더욱 의상에 의존하여 행동한다는 중요성의 느낌이 절실해 보이는 거였다.
성희가 가까스로 다리를 뻗고 있자, 거웃은 채수진보다도, 더욱 풍성하여 하초의 둔덕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성하게 뒤덮이어서 성적 매력이 넘치었다. 그래서 부끄러움이 더한가보다는 생각이 남자에겐 드는 거였다.
“소연엄마 꼼짝 말고, 그대로 있어요. 움직이면, 뱃살에 힘줄이 이동해서 잘못 볼 수가 있어요. 가만있어요!”
남자는 음모로 뒤덮인 하초를 한 움큼 쥐고, 채수진과는 역순으로, 오른쪽 복부로 우회하여 엄지인지로 뱃살을 쥐엄쥐엄하면서 휘돌아 명치를 향해 오르는 거였다.
첫댓글 씨뿌리랴 검진하랴 ... 너무 바쁘십니다~
남자는 여자를 만나면 유익할게 별로 없는데 천복은
여자들로부터치부하고 생활비양육비 책임없는아이
낳아주고, 실은 기둥서방도 못되면서 사랑이니 애정
이니 하면 여자들에게 원망이나 받을터인데, 남녀관
계란 누가 아쉬우냐에 약점이 있지만 여기서는 순수
하네요. 허니 싸울 것도 없고 요구할 것도 없죠. 씨를
뿌리고 아들딸 검진도 하고, 바쁘더라도 순박하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