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087) - 세종시의 호수공원과 이응다리를 걷다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절기에 천상도 풀렸는가, 때 이른 봄비가 사흘씩이나 이어진다. 곳곳에 쌓인 악취 걷어내고 풍년 기약하는 약비여라.
지난 토요일(2월 17일), 천사걷기(한국체육진흥회 충남지부)가 매월 주관하는 걷기행사가 세종특별자치시의 호수공원과 이응교가 어울어진 금강 일원에서 펼쳐졌다. 참가자는 서울과 천안에서 내려온 중앙회원과 충남회원 및 현지에서 합류한 동호인 등 40여 명.
세종시의 걷기행사에 참가한 일행들
서울과 천안 회원들은 천안역에서 집결하여 버스 편으로, 청주에 거주하는 우리 부부는 곧바로 출발장소인 세종특별자치시의 대통령기록관으로 향하였다.
걷기 시작은 오전 11시, 행사에 참가한 동호인들은 한국체육진흥회 세종지부의 박승철 지부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안내로 대통령기록관을 출발하여 곧바로 경관이 아름다운 호수공원산책로에 접어들었다. 하늘 푸르고 공기 맑아 걷기 좋은 날씨, 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명품다리를 지나 시청에 이르는 코스가 쾌적하고 잘 정비된 금강주변의 도시경관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서울에 살다가 세종으로 이사하였다는 동호인의 자랑, 잠시 머물다가 떠나려했는데 너무나 살기 좋은 고장인 것에 반하여 눌러 살고 있다. 어느 곳이나 정들면 낙원이렷다.
이응교에서 바라본 세종시의 경관이 수려하다
한 시간 반쯤 걸어 점심장소에 이른다. 메뉴는 코다리정식, 막걸리 곁들여 푸짐한 식탁이 입맛을 돋운다. 열심히 걷고 잘 먹는 것도 큰 축복, 식당을 나서는 발걸음들이 경쾌하다.
오후 걷기는 세종의 새로운 명소가 된 이응교 일주, 둘레길이 1,446미터의 국내최장 원형보행다리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환상적이다. 행사를 주관한 고재경 회장의 설명, ‘이응다리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해(1446년)를 기념하여 다리 둘레 1,446미터, 원형은 한글의 이응을 모형화한 것으로 야경이 매우 아름답다.’ 걷는 중 나무 구멍에서 시진 찍기, 흔들의자에서 그네타기 등의 여유를 즐기는 사이 어느덧 출발점에 이른다. 아쉬워라, 언제 다시 찾을까?
이어진 순서는 강변 카페에 들러 차 한 잔 들며 한 시간 여 환담, 걷기행사 때마다 부지런히 걷고 서둘러 돌아가는 분주함을 벗어난 느긋함이 반가워라. 이를 기뻐하듯 선상규 중앙회장이 찻값을 일괄지불하시네. 모두들 흐뭇한 박수.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오후 4시, 카페를 나서 세종지부 임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타고 온 버스에 올랐다. 일정이 바쁜 일부는 KTX를 탑승하러 오송역으로, 청주로 가는 우리도 이곳까지 동승하니 한결 편리하다. 함께 한 동호인 여러분,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또 만나요!
* 청주와 세종은 시내버스 두 번 갈아타면 오가는 코스, 걷기 출발장소인 대통령기록관에 이르니 출발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여 빠르다. 여유시간을 활용, 기록관에 들러 1948년에 취임한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직전에 퇴임한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는 열두 명의 대통령 행적을 두루 살폈다.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의 주요정책과정과 행적의 기록물을 수집, 정리, 보존, 관리하는 곳. 누구에게나 공과는 있기 마련, 백척간두의 위기를 딛고 세계상위권의 선진국에 이르는 초석을 닦은 역대 대통령의 행적이 후생의 귀감이 되었으면. 들어갈 때는 한산하더니 나올 때 쯤 수십 명의 단체관람객들이 줄지어 들어선다.
폰에 담은 기록관의 대통령 모습(초대 이승만 대통령 ~ 6대 노태우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