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연중 제31주일 강론>(2023. 11. 5.)
(마태 23,1-12)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2-3).”
이 말씀에서,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전하는 ‘하느님 말씀’을 뜻합니다.
누가 전하든지 ‘하느님 말씀’은 변함없이 ‘하느님 말씀’이고,
우리는 그 말씀을 다 실행하고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언제나 항상
‘하느님 말씀’만을 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도 있고, 자기 마음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전하는 ‘하느님 말씀’과
‘그들 자신들의 말’을 구분해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은 충실하게 실행하고 지켜야 하지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자신들의 말은 잘 가려서 들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듣는’ 사람의 관점에서 한 말이고, ‘말하는’ 사람
쪽에서 생각하면, 아무나 ‘하느님 말씀’을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 말씀’을 전하려면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하느님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서 말씀을 전하는 것은
그 말씀을 모독하는 죄를 짓는 일이 됩니다.>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라는 말씀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하느님 말씀’을 전하기는 하지만, 말씀대로 살지는 않으면서
말씀을 모독하는 죄를 짓고 있는 것에 대한 꾸중입니다.
결국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 말씀’을
전하면 전할수록 죄가 점점 더 커지는 자들입니다.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위선’입니다.
위선자들이 하는 ‘말만’ 들으면 거룩한 성인들 같지만,
그들의 행실을 보면, 그냥 죄인들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이런 경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다.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마태 7,15-1ㄱ).”
이 말씀에서 ‘양의 옷차림’은 ‘하느님 말씀’으로,
‘열매’는 ‘행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하느님의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을 ‘온 삶으로’ 실행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마태 7,21).
우리는 사탄도 성경을 인용해서 말한다는 것을(마태 4,1-11)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사탄이 인용한다고 해도 성경은 성경이지만,
사탄은 사람을 유혹해서 죄를 짓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인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경을 모독하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은
사탄이 짓는 죄에 휩쓸리게 됩니다.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마태 23,8.10).”
이 말씀은 요한복음에 있는 다음 말씀에 연결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길만이 ‘구원의 길’이고, 예수님의
가르침만이 ‘구원의 진리’이고,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명만이
‘참 생명’입니다.
다른 길도 없고, 다른 진리도 없고, 다른 생명도 없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사도 4,12).”
라고 증언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는 하느님 아버지 한 분이 계실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에게서 나왔고 우리는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또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계실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있고 우리도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합니다(1코린 8,6).” 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 말씀에서,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라는 말씀과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다른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치지 말라는 뜻입니다.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다.” 라는 말씀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라는 말씀은,
예수님만이 ‘구원의 길’이고, 예수님의 가르침만이
‘구원의 진리’ 라는 것을 강조하신 말씀입니다.
자기 혼자만의 생각과 의견을, 그리고 그 생각과 의견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맞지 않는데도, 그것을 마치 ‘구원의 진리’인
것처럼 말하고 가르치는 것은, 예수님보다 위에 있는, 또는
예수님을 능가하는 스승이나 선생으로 행세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짓을 하는 자들이 요즘에도 많은데,
우리는 그자들을 ‘이단’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자들은 교회 밖에도 있고, 교회 내부에도 있습니다.
‘잘못된 성경 해석’에, 자기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내세우는
‘교만’이 더해질 때, 구원의 길과는 완전히 다른 길로 빠지는
이단자가 되어버립니다.
<자기 혼자서만 다른 길로 빠지면 그 한 사람의 멸망으로
끝나지만, 다른 사람들을 구원의 반대쪽으로 끌고 가서 그들마저
멸망을 당하게 만들어버리는 일이 흔히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남을 죄짓게 하는 죄’를 짓는 자들을
대단히 엄하게 단죄하셨습니다(마태 18,6-7).>
- 송영진 신부님 -
첫댓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위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