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일(일) 오전 발생한 미국 오리건주 한인 관광버스 추락사고 사상자 명단 파악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여행사들의 주먹구구식 고객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고 발생 직후 영사관과 현지 경찰 등에서 해당 여행사에 승객 명단을 요청했지만, 이들 업체가 파악한 명단은 OOO 씨 일행 4명·OOO 씨 가족 3명 등 그야말로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밴쿠버총영사관 이상훈 경찰영사는 "어젯밤 늦게 겨우 해당 여행사 직원과 통화가 연결돼 여행객 명단을 요청했지만, 모든 여행객들의 인적사항이 기록된 자료는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답답해 했다.
이
상훈 영사는 "대부분의 한인 여행사들이 일행 중 한사람과 일단 전화로 예약을 받아 놓고, 출발 당일 버스에 탑승해 일행들 모두의
경비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사고 수습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탑승자 인적사항조차 파악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현지에 급파되어 있는 주시애틀총영사관 직원들도 탑승객 소지품 등을
통해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현지 경찰이 사고 현장에서 대부분의 소지품들을 수거해 간 상태여서 이조차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이 두절된 여행사들
사고가 난 전세관광버스 소유 회사로 알려진 미주여행사는 사무실 문을 닫은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사고 다음날인 31일(월) 오전 기자가 미주여행사의 코퀴틀람 본점과 다운타운 지점을 방문했지만, 모두 문을 열지 않은 채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었다.
대부분의 여행사 사무실이 31일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인근 상인들은 "어제는 일요일이어서 영업을 안해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에도 한미여행사에 출근하는 직원은 없었다"고 전했다.
미주여행사 다운타운 사무실과 인접해 있는 스카이라인여행사 직원들도 "우리는 오늘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며 "미주여행사 직원들이 출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무실이 닫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사고 소식은 뉴스를 들어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명단 파악은 힘들 것"이라며 "우리는 관계가 없지만 몇몇 여행사 간 제휴로 고객을 모집해 미국여행을 떠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본지는 사고 당일 밤부터 미주여행사 측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튿날인 31일 오전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주밴쿠버총영사관 측은 "현재 사고 현장에 여행사 직원들이 도착해 자체적으로 피해자 파악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들 여행사와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버스에는 델타지역 한국 교환학생 등 유학생이 많은 듯
한편, 이번에 사고가 난 전세관광버스 탑승 여행객들은 밴쿠버 코퀴틀람 한인타운에 사무실을 둔 로얄투어가 모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밴쿠버총영사관에 따르면, 사고를 낸 버스운전사와 관광버스는 당초 알려진대로 미주관광여행사 소속이 맞지만 실제 버스에 탑승했던 여행객들은 대부분 로얄투어와 밴쿠버 지역의 또 다른 여행사 1곳이 모집한 고객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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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총영사관 이상훈 경찰영사는 "현재까지 들어 온 정보로는 미주여행사와 로얄투어, 그러도 또 다른 1개 여행사 등이 제휴해
고객을 모집하고 관광을 떠났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고객 모집은 로얄투어와 또 다른 1개 여행사가 맡고, 미주여행사는
운전기사가 딸린 자사의 버스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1일 오전까지 주밴쿠버총영사관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밴쿠버에서 탑승해 여행에 나섰던 20여명 중에는 델타지역 교환학생 등 유학생들이 주로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교통안전국(NTSB)과 캐나다관련부서가 이번 사고를 대형 사고로 규정하고 특별 조사반을 파견해 현지 조사에 나섰다고 CBC 방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