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처럼 기아 돌풍의 원동력은 마운드다.
최상덕과 김진우가 각각 3승을 올렸고, 마크 키퍼가 2승을 거둬
11승 중 무려 8승을 선발승으로 기록했다.
기아는 올시즌 15경기를 치르면서 5차례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높은 승률을 남겼다.
지난 11일 광주 현대전서 4시간 1분간의 혈투를 벌였지만 9대9 무승부를 기록했다. 9-7로 역전에 성공했다가 재역전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나머지 4경기는 모두 이겼다.
지난 7일 두산과의 잠실 더블헤더 1차전은 1대0으로 이겼고, 2차전은 4대3. 특히 2차전에서 0-2로 뒤지던 8, 9회 경기를 뒤집었다.
기아는 더블헤더를 모두 1점차 승리로 이끌면서 개막 3연승의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또 지난 13일 광주 SK전도 짜릿한 1점차 승리. 이날
1회초 먼저 2점을 내준 뒤 거둔 역전극을 연출했다. 전날(12일) SK의
고졸 신인투수 윤길현에게 완패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분위기를 다시 추슬렀다. 20일 부산 롯데전도 선취점을 내준 뒤 타격전을 펼친 끝에 9회초 신동주의 결승 1점홈런으로 11대10의 승리를 낚았다.
만일 기아가 이중 절반인 2승을 놓쳤다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기아는 올시즌 초반 유독 만루홈런을 많이 터뜨리고 있다. 김종국
정성훈 장성호가 나란히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2001시즌 만루홈런은 총 36개. 그 중 5개(이동수 2개, 이종범 1개, 홍세완 1개, 산토스 1개)가 기아의 몫이었다.
올해는 놀랍다. 22일 현재 총 5개 중 3개를 기아 선수들이 만들어
냈다. 만루홈런이 터진 3경기에서 기아는 2차례 이겼다. 나머지 하나는 무승부로 끝난 11일 현대전.
만루포의 양산은 득점 찬스가 자주 왔고, 타자들의 집중력이 뛰어났음을 뜻 한다.
기아 돌풍은 마운드와 타석을 진원지로 휘몰아치고 있다.
< 민창기 기자 huel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