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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여성장애인들이 십 수 년 동안 국회로부터 외면 받아 왔던 장애여성지원법을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하 한여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여장에 따르면 여성장애계는 우리 사회 구조적인 모순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나타나는 장애여성의 문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 장애인 정책의 내실화 및 모든 권리 영역을 담보할 수 있는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을 수차례에 걸쳐서 요구해 왔다.
여성장애인을 위한 법안은 2008년 18대 국회부터 꾸준히 발의됐다. 18대 국회에서는 고 곽정숙 의원이, 19대 국회에서는 김정록·김미희 의원이, 21대 국회에서는 최혜영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개최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문애준 상임대표. ©에이블뉴스
한여장 문애준 상임대표는 “장애 관련 법률과 여성 관련 법률로는 여성장애인들이 처해있는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장애인에게는 체계적이고 분명한 독자적 법률이 필요하다”며, “22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께 법안을 전달하고 대표발의를 요청했다. 현재는 법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2대 국회에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서미화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최보윤 의원 여성장애인 당사자 3분이 국회에 입성해 계시다. 이분들이 여성장애인에 관해 뛰어난 이해를 가지고 정당을 초월해 적극적으로 제정까지 힘써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오늘 기자회견 이후에서 사회적 이슈화를 위해 법안 제정을 위한 토론회와 결의대회 등 외침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장애여성지원법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이순화 대표는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장애여성지원법이 논의됐고 몇 차례나 국회에 발의됐으나 법이 제정되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여러 분야에서 비장애인뿐 아니라 남성장애인 보다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현실에서 장애여성지원법 요구는 여성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한 절박한 요구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이제 노동·교육·자립·재생산권 등 사회참여를 위한 권리를 보장하고 차별·인권침해·재난·폭력으로부터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여성장애인지원법이 제정돼 여성장애인의 권리를 모든 역역에서 담보할 수 있어야한다”면서 “국회가 더 이상 여성장애인의 권리를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여성장애인지원법을 제정하기를 간곡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여장은 장애여성의 모든 권리영역을 담보한 장애여성지원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하며 ▲장애여성 지원에 관한 종합적인 계획 및 시책 수립 ▲장애여성을 위한 모성보호·교육·보육·건강·고용 지원 ▲장애여성에 대한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예방 및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요구했다.
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개최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에이블뉴스
이날 현장에서는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을 비롯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영일 상임대표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영석 상임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참석해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
최보윤 의원은 “그동안 여성장애인은 여성과 장애인의 이중차별을 받아왔다. 최근 발표된 2023 장애통계연보를 보면 교육 분야에서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가진 남성장애인 비율이 55%인 반면 여성장애인은 29%에 불과하다. 경제활동은 더욱 심각하다. 여성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 모두 남성장애인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2대 국회가 시작됐고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한 사람의 여성장애인 당사자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에 힘을 모으겠다. 여성장애인이 모든 영역에서 소외되지 않고 일상생활 누리며 함께 연대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개최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영일 상임대표(왼쪽)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영석 상임대표(오른쪽).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영일 상임대표는 “여성장애인은 남성장애인보다 더 많은 구조적 차별을 받아왔다. 오랜 기간 동안 장애와 성차별로 이중 억압을 겪으며 사회적 소외와 차별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는 3분의 여성장애인 당사자 분들이 계시니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8년 5월이 되기 전까지 반드시 법이 통과되도록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도 포기하지 않고 지원하겠다.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에 늘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영석 상임대표는 “기자회견 현수막의 지원 부분을 보시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름이 걸렸다. 보통 정부행사가 아닌 투쟁의 현장에서 우리나라 장애계 큰 단체인 두 단체의 이름이 걸리는 것은 흔치 않다. 그만큼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에 여성장애인 당사자들과 함께 끝장내겠다는 뜻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여성장애인과 관련해 장애여성지원법뿐 아니라 제도와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데 함께 하겠다. 연합회장이 되면서 정부의 높은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그때마다 귀가 따갑도록 여성장애인과 관련해 질의하고 묻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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