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복음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를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12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8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10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길에 나가 말하여라. 11 ‘여러분의 고을에서 우리 발에 묻은 먼지까지 여러분에게 털어 버리고 갑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1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에는 소돔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의 오늘 복음묵상
복음: 루카 10,1-12: 일흔 두 제자를 파견하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 외에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신다. 이는 복음 선포의 사명이 열두 사도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모든 신자에게 확장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성 그레고리오는 이렇게 말한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둘씩 보내신 것은, 사랑이 없이는 복음을 전할 수 없음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복음은 사랑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Homiliae in Evangelia 재구성)
주님은 제자들을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낸다.”(3절)라고 하신다. 양은 무기력하고 약한 존재지만, 목자가 곁에 있을 때는 안전하다. 제자가 세상에서 안전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목자이신 그리스도께서 늘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힘은 인간적인 지혜나 무기가 아니라, 복음 자체의 힘과 주님의 동행이다.
또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돈주머니나 신발도 가지지 말라고 하신다. 이는 가난을 강요하시는 것이 아니라, 복음 선포자가 하느님 섭리에 전적으로 의탁해야 함을 가르치시는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말한다. “복음의 일꾼은 재물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파견하신 분께 의지해야 한다. 그래야 그가 전하는 말이 하느님의 말씀임이 드러난다.”(In Matthaeum homiliae 요약)
그리고 주님은 제자들에게 만나는 이들에게 먼저 “평화를 빕니다.”(5절)라고 말하라고 하신다. 여기서 ‘평화’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은총을 의미한다. 이 평화는 거부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거절당하더라도, 평화는 선포자의 마음에 되돌아온다. 즉, 복음은 전할 때 먼저 전하는 이의 영혼을 살찌우는 은총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제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 대해 말씀하시며, “그날에는 소돔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12절)이라고 하신다. 이는 제자들이 복수하라는 뜻이 아니라, 복음을 거부하는 선택 자체가 이미 그들에게 심판이 된다는 의미이다. 하느님 나라는 강요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만이 생명의 은총이 된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나는 복음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조건 없이, 단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나는 내 일상에서 파견된 제자처럼 작은 자리에서나마 복음을 전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우리는 모두 세례를 통해 주님의 파견을 받은 이들이다.
파견된 제자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주님께 의탁하기에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우리가 전하는 작은 말 한마디, 작은 선행 하나가 “평화를 빕니다.”라는 인사가 되어 세상에 주님의 평화를 전할 수 있다. 오늘 미사 안에서 우리가 모두 파견된 제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주님이 주시는 평화와 단순한 신뢰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전할 은총을 청하자.
출처: 저는 주님의 종 입니다 원문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