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 출신 록 밴드 배드핑거는 제2의 비틀스란 기대를 모았다. 기타리스트이며 나중에 몇십 년은 리드 싱어까지 맡아 밴드를 이끈 조이 몰란드는 폴 매카트니를 빼닮았다고 해서 특히나 관심을 끌었다. 여러 가수들이 불러 많은 인기를 끈 'Without You'도 원래 이 밴드의 곡이었는데 정작 이들은 무대에서 한 번도 불러보지 못했다는 비운으로도 유명하다.
조이 몰란드가 7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인은 여러 달 동안 여러 건강 문제로 힘든 싸움을 벌인 끝에 전날 운명했다고 소셜미디어 관리자가 밝혔다.
피트 햄, 마이크 기빈스, 톰 에반스는 이미 세상을 등져 원년 주축 멤버 가운데 조이 몰란드만 살아 있었다.
'No Matter What You Do'와 'Day After Day', 'Come and Get It', 'Baby Blue' 같은 히트곡을 남긴 배드핑거는 시리즈 드라마 '브레이킹 베드'의 마지막 회에 'Baby Blue'가 쓰인 것으로 유명했다. 몰란드는 '더 아이비스'에서 이름을 바꾼 1970년대 초반 기타리스트로 그룹에 합류했으며 최근까지도 공연 활동에 매달려 왔다. 기타에서 리드 싱어로 변신하면서 조이 몰란드의 배드핑거로 불렸다. 물론 팬들은 그의 열정이 꺾이지 않은 사실을 축하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9월까지는 활동적이었다.
지난 1월 고인의 여자친구 메리는 순회 공연 말미에 몸이 “막연히 아프다”고 느꼈으며 나중에 병원에 입원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병원에서 "당뇨병 때문에 악성 박테리아 감염 증상을 갖게 됐다"며 여러 차례 수술을 요하는 패혈증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배드핑거는 비틀스가 속한 애플 레코드 레이블과 1969년 앨범 발매 계약을 맺으며 '제2의 비틀스'란 기대를 모았다. 매카트니는 'Come and Get It'을 작곡해 배드핑거에게 선사했다. 몰란드는 존 레넌의 '이메진'과 조지 해리슨의 'All Things Must Pass'를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1970년 비틀스가 공식 해체를 선언하자 엉뚱하게도 배드핑거가 그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틀스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배드핑거는 냉대와 야유 속에 음악 생활을 힘겹게 이어갈 수 밖에 없었고, 애플 레코드는 가수 해리 닐슨에게 'Without You' 판권을 넘겼다. 해리 닐슨이 부른 곡은 빌보드 차트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그 해 그해 최고의 인기곡으로 떠올랐다. 배드핑거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으며 피트 햄이 1975년 극단을 선택하고, 톰 에반스가 1983년 피트가 있는 곳이 더 낫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같은 방법으로 극단을 택하자 '비틀스 아류의 말로'란 비아냥이 뒤따랐다.
마이크 기븐스는 조이 몰란드의 배드핑거에 가세해 투어를 돌다가 1989년 탈퇴 후 몇 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한 끝에 2005년 자택에서 수면 중 뇌동맥류로 세상을 등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