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의 임병식이 비 온 후 능이 따러 산에 같이 갈 수 있으면 가자고 연락이 왔다.
등산로를 걷기만 하는 난 산에서 뭘 얻는다는 것이 조금 내키지 않은 바도 있지만
길없는 산을 헤매는 것도 운동도 되고 나름 얻을 것도 있어 따라다니고도 싶다.
나 역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
바보는 추석 전 다녀오지 않았느냐며 마뜩찮아 하면서도 야영 준비를 해 준다.
벌교에서 자동차 리콜 처리를 하고 부지런히 구례로 가며 전화하니
철수 형은 내일 가자하고 병식이도 집 뒤의 산에 혼자 다녀와 남원병원에 갈 계획이라고ㅗ 내일 가자고 한다.
그러자 하고 반야봉에 다녀오려고ㅗ 성삼재로 올라간다.
10시 40분이다.
산책하듯 운동화를 신고 오르는 젊은이도 있고
배낭을 맨 산객도 보인다. 고개를 숙이고 부지런히 노고단 고개에 닿으니 45분만에 걸었다.
반야봉 천왕봉 노고단 다 안 보이고 하얗다.
노고단 예약은 기다려 보기로 한다.
12부터 통제라는 노고단 고개를 내려가자 지리투구꽃이 반겨준다.
몇번 눈을 맞추고 부지런히 내려가다 왕시루봉 갈림길에서 산악조난인의 나무비를 본다.
용감한 사람일까 어리석은 사람일까?
난 지극히 안전한 산행을 하는 사람이다.
12시가 지나간다. 가끔 내려오는 이를 만난다.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돼지령 부근에서 젊은 여성 둘이 웃으며
사진을 찍고 간다. 피아공삼거리 지나 임걸령에서 바위 아래로 가 점심을 편다.
유리 그릇에 싸 온 밥과 반찬에 식은 밥을 먹어도 맛있다.
반쯤 따뤄 온 일품진로 25도 짜리는 반만 마신다.
샘에 들르지 않고 노루목을 올라간다. 계단을 많이 만들어 두었다.
노루목까지 오른ㄴ길도 쉬지 않고 걷는다.
노루목에서 살짝 열리기 시작하는 피아골 골짜기와 지나온 노고단 능선을 본다.
반야봉 오르는 길은 오랜만에 힘이 난다.
다행이다. 최근 술에 가득 취하지 않은 탓일까?
사진을 찍고 BAC 인증을 하고 데크에 앉아 남은 술을 포도 안주삼아 마신다.
퇴직자인듯 나 또래의 부부가 와 나보다 빨리 왔다 하신다.
건장한 남자가 올라와 왜 이리 힘드냐고 한다.
춘천에서 왔다는 젊은이는 벽소령까지 가는데 7시쯤 도착할거라 한다.
2시가 다 되어ㅓ가니 5시간이면 가능하겠지만 어둑해질 거라고 한다.
내일은 천왕봉 지나 대원사쪽 가서 잠자고 다시 종주를 해 시암재에 둔 차로 오겠다한다.
그래도 하루는 대피소 이용해야 하니 얼른 예약하라고 한다.
젊음이 부럽다. 나더러 산을 잘 안다기에 자주 오는 편이라고 뻥을 친다.
먼저 내려오는데 그가 금방 추월해 내려간다.
임걸령 샘에 들어가 물을 마시고 부지런히 걸어 노고단 고개를 올라온다.
두시간이 걸리지 않아 노고단 고개에 오니 3시 50분이다.
공단의 젊은 직원이 나오며 정상에 가려면 얼른 인증핳고 올라가란다.
4시까지만 입장이다.
중간에 하늘이 열리기에 예약을 해 두어 통과한다.
반야봉 쪽은 구름이 작아졌다.
데크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내려온다.
무넹기쪽으로 걸으며 섬진강을 여러번 본다.
길 가의 꽃을 보며 차로 돌아오니 5시다. 건너 반야봉은 맑은 제모습을 드러냈다.
6시간 20여분에 반야봉과 노고단을 걸었으니 잘 걸었다.
주차비 11,300원을 카드로 계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