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여기 들어왔다가 재밌는 글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자주감자님이 올리신 주한미군 관련 글(2817번글)이었죠. 중간중간에 포함된 북한에 대한 막연한 동정심과 주한미군에 대한 심각한 왜곡과 결여된 현실 감각 때문에 순수성이 추락해버리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그런데로 괜찮은 글이었습니다. 적어도 통일에 대한 갈망이라는 나름대로의 주관을 가지고 썼다는 것은 분명하니까요. 저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의 어떤 청년들 못지 않고, 자주감자님과 같이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통일될려면 먼저 통일을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동시에 저는 현실성을 지향하는 군사 매니아인 만큼 현실 왜곡이나 현실 인식 결여는 지독하게 싫어합니다. 달을 좋아한다고 달까지 걸어서 가겠다는 인간과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을 거라고 떠들고 다니는 인간은 국가 발전에도 주변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안됩니다.(동심을 찾아줄 수 있으니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되려나?) 현실 인식이 결여된 그러한 사고는 자주 감자님 같은 진보주의자나 이상주의자가 특히나 빠지기 쉽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노대통령께선 그런 사고에 잠시 빠졌다가 대통령 되고 나서 헤어나올 수 있엇던 모양입니다. 뭐 그 덕분에 진보계열들이야 배신자라고 욕해대지만..
저는 자주감자님이 쓰신 글에 나타나 있는 현실 왜곡과 비현실적 사고에 대해서만 약간의 보완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말씀드리지만 저는 자주감자님이나 ●我變了●님의 주관 그 자체에는 아무 관심도 없으며 조선일보도 안 보는 애국청년입니다.(영어 못하니까 애국자라는 소리하고 비슷하려나..;;)
1.서해 교전은 꽃게전쟁이다?
한겨레21 에서는 그게 실상이라고 떠들었던 모양이지만 그 말을 정말 실상으로 믿으시면 큰코다칩니다. 무엇보다 한겨레 21에는 국방전문기자가 없습니다.(진짭니다.) 지난번 차세대 전투기 선정 사업때 여러 군데서 욕먹었던 형편없는 기사를 내보낸 것도 다 국방기자 없는 한겨레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서해교전을 다룬 기사만 봐도 그렇습니다. 세상에 아무리 국방기자가 없어도 그렇지, 꽃게 때문에 전투가 벌어졌다는 상식없는 보도를 그렇게 심각하게 다루는 언론이 거기말고 또 어디 있겠습니까?(물론 삼류 인터넷 언론들은 그 보도를 재차 인용하기도 합디다만)
하지만 이는 절대 잘못된 생각입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꽃게가 아니란 말이죠. 서해 교전이 벌어지고 북한 경비정의 월경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를 비롯한 서해 5도는 한국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사활적 이익이 달린 섬입니다. 북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서해 5도는 레이더를 운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이며, 전시에는 북한 상공에서 격추된 아군 조종사를 구출하기 위한 훌륭한 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시에 북한으로 침투하는 특수부대의 발진기지가 될 수도 있고, 해병대의 간접적인 상륙위협으로 북한을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서해 5도는 우리에게 군사적으로 중요한 섬이며 북한에게는 골칫덩이입니다.(16세기 레반트해-동지중해-의 키프로스나 로도스 섬과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 서해 5도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이 진짜로 노리는 것은 서해 5도이지 꽃게나 NLL이 아닙니다
그리고 2번에 걸친 서해 교전과 NLL(북방한계선North Limit Line)에 관련된 문제는 모조리 북한의 책임이라고 해도 북한은 할 말이 없습니다. 한겨레는 1999년에 한국이 "NLL이 국제법적으로나 국제 관행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현실적인 해상 경계선" 임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하다면 남북간에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Platoon Magazine 86호 46p) 하지만 대화를 거부하면서 일방적으로 NLL을 폐지하라고만 요구하거나 한국이 아닌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고집을 피운 것은 다름아닌 북한입니다.
.
2. 우리나라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데 기술이 없어서 핵무기를 못 만드는가?
많은 분들이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우리 나라는 핵무기니 탄도탄이니 맘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데 미국의 외압 때문에 못 만들고 있는 거라고요. 그러면서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핵물질 약간만 가공하면 충분하다는 주장까지 간간이 보이고 있습니다. 자주감자님께서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미사일에 달면 핵미사일이 된다고까지 말씀하셨죠. 아인슈타인이나 오펜하이머같은 핵물리학자들이 들으면 기겁을 할겁니다. 도대체 어떤 마술을 부리면 불순물만 깨끗이 나오는 핵폐기물이 핵연료(플로토늄 239, 우라늄 235같은.)로 둔갑할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타고남은 재로 다시 불을 피울 수 있다면 모를까.
우리나라는 핵폭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도 만들고 북한도 만들었는데 국내 전력의 60%를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고 있는 한국 정도 수준의 원자력기술을 가진 나라가 핵무기를 만들지 못할 리가 없겠죠.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거의 40년 이상입니다. 그러고도 히로시마에 투하된 압력식(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압력을 가해 우라늄을 임계질량으로 이끌어내서 핵분열을 만드는)기폭장치 수준의 구식 핵무기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가 아무리 핵기술이 북한보다 나은 나라라 해도 제대로된 핵무기를 만들려면 3년~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미 도카이에 우라늄 잔량을 재처리해서 순도 높은 플로토늄을 3 개월안에 즉각 만들 수 있는 핵재처리시설(우리나라도 있었는데 비핵화선언 하면서 몽땅 철거해버렸습니다. 씹어먹을 정권들..ㅜㅜ)을 가지고 있고 이미 보유중인 플로토늄도 100톤 가까이나 됩니다.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3개월안에 핵무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재처리시설도 없고 1g의 핵연료조차 철저히 미국의 감시 하에 다뤄지는 한국과는 비교하기 힘듭니다.
**여기서 자주감자님께 질문 하나 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무슨 마술을 부리면 고도의 핵물질 정제 시설을 필요로 하는 핵무기를 도요타 자동차공장에서 펑펑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국도 그렇게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3. 한국 전쟁에서 죽은 양민의 대부분이 미군 전투기의 기총소사로 인한 것이다?
속된말로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한국전쟁 당시에 한국군이나 양민들, 혹은 미육군에 대한 미 공군의 폭격이 상당히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투기의 오사로 인해 400만에 달하는 양민들이 학살당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을 넘어서 "왜곡"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발생했던 민간인 학살자의 대부분은 1950년 9월 이후 전쟁 중반~후반기에 대대적으로 출현했던 북한군 게릴라 (빨치산이라고 흔히 불리는)들에 의한 것입니다. 예로 전남 영암에서는 3만 가까운 양민들이 학살당했고 영광군에서는 하루만에 2만2천여명에 달하는 양민들이 빨치산에 의해 학살당했습니다. 그 2만2천 중 열살 이하의 어린이가 12%에 달하는 2500 명이나 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얼마나 잔인한 족속들이었는가를 알 수 있을 겝니다. 미군이 노근리에서 죽인 양민의수가 몇백명이랬죠? 북한 공산군(이 표현에 대해 불만 있으시다면 죄송) 빨치산은 한 지역에서 수만명씩(열살 이하의 아이 2500명을 포함한)을 학살했습니다.
물론 미군이 잘했다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만 최소한 미군은 북한군보다는 나았다는 것입니다. 미군의 학살은 대부분 민간인과 적군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조금은 특이한 전쟁양상으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가 많이 발생 한 정도이지 북한군과 같이 조직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하지는않았으니까요.
또 한 가지,
노근리 사건은 예외로 두고, 일반적인 공군 오폭에까지 "학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온당한지 묻고 싶군요. 만약, 공군 오폭까지 "학살"로 간주한다면 한국전 당시 "미 공군에 의한 한국 육군 학살 사례"도 수도 없이 많겠군요. 그리고, "미 공군에 의한 미국 육군 학살"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 낼 수 있습니다. 걸프전 당시에도 미군 전사상자의 15%가 아군 오폭으로 인해 전사상자였습니다. 사람 죽여놓고 "오폭"이란 말한마디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오폭은 오폭 그 자체로 이해해야지, 오폭=학살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 같습니다.
4. 주한미군은 철수하는가?
예 철수합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한반도에서 순차적으로 병력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주한미군의 철수가 한국에게는 결코 이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이 게시판에서 제가 수차례 말씀을 드린 터라 더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아래 서적들이나 읽어보시기 마랍니다. 그러고도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다시 말씀해 주십시오.
일송정새책7-주한미군", 동아일보 특별취재반의 "철저해부 주한미군", 서울신문사가 쓴 "주한미군 30년사", 김권철씨가 편집한 "한반도내 군사력".
PS, 윤영하 대위, 조천형 하사, 황도현 하사, 서후원 하사님들께서 자주감자님의 글을 저세상에서 보시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논쟁할 가치가 없는 글입니다. 왜냐면 끝도 없는 소모전이 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전동록 씨나 효순이 미선이가 님의 글을 보면 또 뭐라고 할까요? 경산코발트 광산에서 미군의 생화학 무기 실험으로 죽어간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양민들은 또 뭐라고 할까요? 논쟁의 방향이 잘못되었습니다.
첫댓글 이전에 이 게시판에 다 써놨습니다.
논쟁할 가치가 없는 글입니다. 왜냐면 끝도 없는 소모전이 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전동록 씨나 효순이 미선이가 님의 글을 보면 또 뭐라고 할까요? 경산코발트 광산에서 미군의 생화학 무기 실험으로 죽어간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양민들은 또 뭐라고 할까요? 논쟁의 방향이 잘못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