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이다 라는 말이 실감난다기 보다는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린 이제 그것도 타성에 젖어 계절이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또 폭염이네로 계절감을 포기하게 되었다.
명실상부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도 지나고 처서도 지났건만 열대야는 여전하고
무더위와의 싸움은 결국 강릉지역에 가뭄 비상으로 재해지역 선포까지 하게 되었다.
때문에 강릉으로 여행지를 정하지 않았음을 천만다행으로 여겼다.
결국 나랏님까지 출동하여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기본적이고도 근원적인 대책을 위해
관계기관과 회의에 돌입을 하게 되었으나 나랏님의 취지를 알지 못하는 관계자들은 정말 무엇하는 사람들인지를 모르겠다.
질문의 요지도 모르고 대책없는 발언들만 쏟아내니 강원도 수장이라는 사람이나 시의 우두머리라는 사람이나
어찌 그리 아둔하고 어리석은지 기가 막혀 뉴스를 보기가 부끄러웠다....에효
더군다나 지난 정부 출신들은 민방위복을 그냥 초록색으로 입고 등장하신다.
오랫동안 사용되었던 민방위복이자 재난 현장 등장옷인 노란색을 굳이 초록색으로 바꾼 전 정부.
그들의 아전들은 여전히 초록색을 입고 현 정부에 대항이라도 하는 듯이 나타나 주시니 꼴불견도 그런 꼴불견이 없고
국민들은 이해 못할 멀쩡한 정부 노란색 단체복을 왜 굳이 초록색으로 바꿔버리셨는지도 의심스러운 판인데
해괴한 행태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는 전 정부 출신들의 꼬라지도 가관이다.
암튼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물론 지난 정권들의 어리석음 끝판왕들의 꼴불견 사태가 끝나지 않아서도 그렇고
그에 춤추던 국힘 수장들과 그 일행들의 아전인수격의 행태는 여전하고 국민에게 반성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서도 그렇다.
언제까지 저들의 꼴불견을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어이 없긴 하지만 이미 국민의 마음을 읽는데 실패한 저들이
갈 길이란 뻔하고 소시민인 우린 그저 이 나라가 온전히 잘 굴러가기만 바랄 뿐이다.
와중에 오래 전에 약속을 하였던 초딩 친구들과의 1박 2일 여름여행 약속을 이행하기로 한다.
해서 일정이 타이트하게 굴러가던 일상을 어찌됐던지 간에 지켜야 하는 약속인지라
이렇게 저렇게 스케줄을 조정하고 모처럼 마음도 가볍게 길을 나선다.
마침 음성으로 이사를 한 친구가 운전까지 자청하여 길을 나서는데 그놈의 비는 어찌 그리도 쏟아지는지.
하였어도 우리 사전에 길을 나서는데 비가 온다고 몸을 사리지는 않는다...일단 고고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비는 그칠지도 모르는 일이고 이런 상황은 늘 사진 촬영하러 다닐 때 부터 익히 경험한 바.
출발 장소와 도착 장소의 날씨란 늘 같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놈의 억수같이 내리는 비는 앞이 안 보일 정도여서 잠시 쉬어가길 두어차례.
드디어 산채 비빔밥으로 유명한 인제 산속에 자리한 "산채촌"에서 맛깔스런 나물 한상으로 들뜸을 잠재운다.
이어서 고성 "백섬 전망대"로 향하는 길, 가는 길에 건봉사에 계신 성준스님께 눈인사를 하고
돌섬위에 전망대를 세운 비용은 자그만치 46억?정도라고 하는데 과연 그만한 경제 창출효과는 있더라는 것인지 의문.
다시 속초 시장으로 달려가 그 후텁지근하고 답답한 공기 속에서도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혀를 내두르면서
친구가 원하는 옥수수와 수수팥떡과 감자전을 구입하고 원하던 구이 생선은 시원치 않아 포기.
이후로 길을 달려 인제 하나로 마트로 달려가 저녁 바베큐를 위에 다양한 고기를 구입하고 "하추 휴양림"으로 가는 길.
역시 길은 이렇게 구불구불 깊은 산속의 묘미를 맛보게 하는 것이 최고지를 외쳤지만 그건 그저 일상의 길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고 "비밀의 정원"을 가기 위해 나선 길자락에서 후회할 정도로 엄청난 각도의 구불진 길과 만나는 아찔함이 있었으나
시작에 불과 했던 미시령, 진부령을 거쳐온 우리네 차량 세대의 운전 실력은 출중 그 자체였더라는 후문.
그리고 역시 인제는 군인들의 도시 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완전히 군인들 천지였고 훈련지가 수두룩 하더라는.
암튼 그밤, 각자 준비해온 물품들을 꺼내 놓는데 압권이었던 쥔장의 작년 김장김치 맛깔스러움에 따른 환호성과
고기와 궁합이 딱 맞는 명이나물을 비롯한 염장식품들의 인기는 대단하였고 뜯어간 야생 깻잎의 존재감은 말해 뭐해 였다.
역시 집나온 산속에서는 바베큐 삼매경이 최고이며 남사친 ㆍ고수의 고기 굽는 솜씨 역시 흠잡을 것이 없을 정도로 최고.
2003년에 만들어진 하추 휴양림은 크지는 않으나 이런 저런 기본적인 정비는 잘되어 있어
나름 조촐하게 평일에 즐기기에는 딱 좋을 것 같으나 주말엔 좀 협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마다 휴양림은 저마다의 특색을 잘 살려 이끌어 가고 있을 테지만
높은 곳에 자리한 하추 휴양림은 모기가 없을 정도로 높은 고지를 자랑하기도 한다...공기가 좋다는 말이다.
밤 새운다...날밤을 자랑하기에는 체력의 한계를 느껴야 하는 늙다리 세대이긴 하지만 늦도록 온갖 이야기들이 춤을 춘다.
그래도 좋았다....초딩 친구들과 날밤 새우며 지내게 될 날이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으니 말이다.
사실 그밤에 각자의 사연이란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을 하면 더더욱 친밀감으로 주고받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마음 아팠던 사연을 가진 여친은 누구도 부러워 할 경제력을 지니고 있으나 단 한 가지가 없다.
그래서 늘 일정 부분이 우울하다..... 그 친구를 위로하는 일이 또 우리의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타성이다.
친구들마다 개성이 강하니 전부 함께 일치된 의견을 갖기도 힘들긴 하다.
또 매번 여행을 함께 하다 보면 늘 분위기 메이커가 있는가 하면 항상 분위기를 저하시키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아. 쉽.다
어쨋거나 쪽잠을 자고 구운채로 남겨진 고기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인 후 라면에 숙주나물을 넣고 해장을 하면서도
여전히 희희낙락이요 잔뜩 상에 오른 과일들의 성찬과 내려마시는 일품의 커피향도 간밤의 날밤 새움의 피로감을 물러가게 한다.
"바로 이 맛이야"를 수도 없이 외치며 그 아침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바로 이동하여 "비밀의 정원"으로 갔지만 아뿔사 시간이 좀 늦었다.
이른 새벽에나 만날 운해와 풍광은 사진 촬영가들에게 엄청나게 유명하지만 이미 해는 올라왔다.
그 엄청나게 구불거리며 경사진 길을 오르고 올라 미친듯이 달렸지만 우리가 만난 것은 곳곳에 흩어져 훈련중인 녹색 제복과
무성한 숲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책로 뿐, 전날 비온 덕분에 만나게 될 운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처참한 현실 뿐.
게다가 돌아나오는 길은 오르막 길 보다 더 위험천만 내리막길 이었으므로 아찔함은 기본이었고 운전의 고수들이 아니라면 딱히 추천할 수 없겠다.
여하튼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돌아나와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간다.
전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부분은 통제 되었지만 사진 촬영으로 자주 왔던 곳이라 반갑기만 하고
곳곳에서 자작나무와 조우한다.....일찌감치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매력에 빠졌던 한 사람으로서
또 다시 오겠나 싶어 열심히 자작나무와 눈을 맞추고 길가의 야생꽃 이름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기 바빴지만
그 순간 만큼은 속세를 떠난 기분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무튼, 길을 떠난다는 것은 목적지도 풍광도 먹을 거리도 모두 만만을 넘어 최고치를 지녀야 함이 마땅하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살면서 자주 주변에서 만날 기회도 많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보면 간만에 먼 길을 떠난 보람이 있긴 했다.
그중에 유명하다고 하는 먹거리 맛집의 경우는 또 저마다의 천차만별이 먼저이겠으나
그래도 다녀보니 맛집이었다고 자청하여 돌아오는 길에 우리를 안내한 남사친의 막국수 맛집은 취향으로 갈리겠구나 싶긴 했다.
여하튼 점심 막국수까지 함께 먹으며 즐기던 찰나 갑자기 개인 일정이 생겨버려 친구들과 일찍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그렇게 오가는 길에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간만에 함께 나선 길을 기꺼워하며 운전을 해준 여친과 바이바이.
서울 촌년이라는 애칭을 가진 우리지만 각자의 생활권을 벗어나 기꺼이 시골행을 택하고
그곳 사람들과 어울려 잘 지내다가도 서울 친구들이 그리워 매달 한 번씩 만나다가 어느날 훌쩍 같이 여행을 하고
이런 살맛나는 세상을 공유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하며 멋진 일이던가를 새삼 느끼며 돌아오는 두여자.
하여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저녁 늦게 도착한 친구들과 카톡을 하면서 살아가는 동안 이런 즐거움을 마구 누리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받으며
즐거움이 두배 세배로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마음 먹기에 달린 우리네 삶이 오래도록 함께 하는 친구가 있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첫댓글 아직도 초등학교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네요,,, 신길동 우신 초등학교,, 우신 극장도 생각이 나고,, 저는 오늘 청량리 밥퍼에 다녀왔습니다. 예전만큼 드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요,,
스고 많으셨네요...여전히 더워서
봉사하기도 만만치 않았을 터.
그래도 각자 하고자 하는 일을 해가면서 산다는 것은
참으로 뿌듯한 것 같긴 해요.
내가 갈뻔한 학교, 하지만 시내 진출 겨우 용산국민학교까지~! 그 친구들은 다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걸로 만족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