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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가자지구 전쟁으로 난민 유입 등 부정적 영향 우려
☐ 이스라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난민 이집트로 이주시키는 방안 고려
◦ 이스라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난민을 이집트에 정착시킬 것을 제안
- 일부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이집트에 정착시키자고 제안했다. 11월 12일 아비 디히터(Avi Dichter) 이스라엘 농업부 장관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의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추방당한 나크바(Nakba)가 2023년에도 반복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11월 14일에는 강경 극우파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Bezalel Smotrich)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자발적 이주’가 ‘올바른 인도적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 지난 10월 30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정보부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230만 명을 이집트 시나이반도(Sinai Peninsula)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담은 문건을 준비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해당 문건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제하면 팔레스타인 민족운동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팔레스타인인 이주가 이스라엘 안보를 유지할 최선책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총리실은 이 문서가 단순한 제안서이며 논의는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고 밝히며 문서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이집트가 전쟁 이후 가자지구 관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 전쟁 이후 가자지구를 관할하고 치안을 유지할 주체에 관해 여러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11월 6일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안보를 정해진 기한 없이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직접 통제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11월 9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탈무장화, 탈극단화할 것이며 문민정부가 가자지구를 관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탸나후 총리는 어떤 정부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에는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가자지구 영토 축소 등의 해법은 거부하며 서안지구의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관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통제권이 자치정부에 이양되기 전에는 이집트가 일시적으로 가자지구를 관할하는 방법도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 11월 9일 중동 전문 언론 더뉴아랍(The New Arab)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일시적으로 가자지구를 관할할 것을 이집트에 제안했으나, 이집트가 이를 즉각 거부했다.
☐ 이집트,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이 다방면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 이집트, 팔레스타인인의 이주 계획 반대
- 이집트는 전후 팔레스타인인의 시나이반도 이주 계획에 반대했다. 사메 슈크리(Sameh Shoukry) 이집트 외교부 장관은 팔레스타인인을 이주시키는 계획이 무책임하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집트 정부는 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압델 파타 알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은 팔레스타인인을 이집트로 밀어내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방식이 중동 내에 혼란을 가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집트는 또한 전후 가자지구를 관할하는 계획에도 반대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윌리엄 번스(William Burns)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Hamas)가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이집트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작전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Negev) 사막 지역에 정착시키는 방안을 역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팔레스타인인 이주자 수용이 야기할 정치적 부담 우려
-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인 이주를 수용하면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가 추구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라는 해법이 무의미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는 1948년과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에서 이주해 이집트, 요르단 등으로 이주한 팔레스타인인들의 귀환이 거부된 과거 역사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집트는 또한 이주가 시나이반도를 팔레스타인인 무장조직의 근거지로 만들어 시나이반도가 새로운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시나이반도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의 근거지가 되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면 이집트 또한 분쟁에 휘말려 결국에는 지역 안보 불안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 취약한 이집트 경제, 가자지구 전쟁이 야기한 여파 직면
◦ 이집트 경제, 복합적 위기 직면
- 10월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잇따라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피치(Fitch)도 이집트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강등했다. 피치는 이집트의 대외 자금 조달 능력 한계, 거시경제적 불안정성, 1,650억 달러(한화 약 208조 2,240억 원)에 달하는 높은 대외 부채를 강등 이유로 제시했다.
- 전반적인 이집트 경제 전망도 부정적이다. 로이터(Reuters) 통신이 경제학자 15명으로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3년 7월~2024년 6월 이집트의 경제성장률은 이집트 정부의 목표치인 5%보다 낮은 3.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었다. 해당 설문조사는 달러화 대비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도 2025년까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 국제투자은행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애널리스트인 파루크 수사(Farouk Soussa)는 관광업 침체 등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으며, 외화 부족과 공급망 문제 또한 이집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 이집트 경제에 부정적 영향
- 가자지구의 전쟁은 이집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9월 38%를 기록했던 이집트의 인플레이션은 10월 35.8%까지 떨어졌으나, 가자지구 전쟁이 이집트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S&P는 전쟁으로 이집트 관광 산업이 위축된 상황이 이집트 경제의 회복을 방해할 것으로 보았다. 이집트 관광부는 아직은 전쟁이 호텔 예약률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관광업계는 신규 예약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 이집트 국내 수요량의 15%를 차지하는 이스라엘산 천연가스 수입도 중단되면서 가스 의존도가 높은 비료 생산 등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이미 5월부터 9월까지 전력난에 시달린 바 있던 이집트가 이스라엘산 가스 공급 중단으로 에너지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Times of Israel, Intelligence Ministry ‘concept paper’ proposes transferring Gazans to Egypt’s Sinai, 2023. 10. 31.
Anadolu Agency, Egypt slams ‘irresponsible’ Israeli call for displacement of Gaza’s population, 2023. 11. 14.
The New Arab, Israeli minister Avi Dichter says 'Nakba being rolled out' in Gaza, 2023. 11. 12.
Reuters, Egypt's stumbling economy faces new pressures from Gaza crisis, 2023. 11. 11.
Al-Jazeera, Netanyahu says not seeking to ‘occupy’ Gaza but ‘demilitarise’ it, 2023. 11. 10.
The New Arab, Egypt's Sisi refuses involvement in post-war Gaza security, 2023. 11. 09.
The New Arab, Netanyahu says Israel to take security responsibility of Gaza 'indefinitely' after war, 2023. 11. 07.
Reuters, Fitch downgrades Egypt one notch deeper into junk territory, 2023. 11. 04.
AP, Why Egypt and other Arab countries are unwilling to take in Palestinian refugees from Gaza, 2023. 10. 19.
Reuters, Egypt growth seen slowing, currency slipping further: Reuters poll,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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