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정월대보름인데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금요일, 서울에 수필공부하러 갔다가 오는 길에 시장에 들렸습니다.
땅콩 두 되와 호두 한 되를 사고 건나물을 사려다가
모듬나물무침을 한 팩 샀습니다.
냉동 파도 다 먹어서 대파도 한 단 샀는데 엄청 비쌌습니다.
물가가 까무러치게 비싼 요즘입니다.
보름날 아침 남편하고 둘이서 부럼을 깼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남편은 세시 풍습에 대한 추억이 없습니다.
직업의식이 발동해서 보름날 부럼 깨는 이유와 정월대보름 세시 풍습을 설명했지만
남편은 싱거운 농담만 했습니다.
호두를 깨면서 그 옛날 정월대보름 무렵 장날이면 호두를 사오셨던 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우리 마을은 호두가 나는 마을이 아니어서 해마다 장에 가서 사오셨는데
우리 형제들 수 대로 각자에게 2개씩 돌아가세 사오셨습니다.
아마도 유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이니 호두값이 매우 비쌌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호두 2개를 양손으로 비비며 놀았고 속의 알맹이를 먹기 위해 호두를 깰 때도
금을 따라 두 개로 짝 벌어지게 깨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속의 알맹이를 먹고 난 다음에는 밥풀로 붙여서
갖고 놀았습니다.
정월대보름을 챙겨 주셨던 아버지와 고향에서 놀던 어린시절이 몹시도 그립습니다.
첫댓글 우리는 아이들 키울때도 일년동안 부스럼방지라고 호두 땅콩..까서 먹였지요.
우리가 자랐던 환경에서 습관이 나오는듯...^^
부럼을 생각하신다니 아버님이 무척 자상하신분이십니다.
참 정월대보름은 재미있는명절이었습니다.
ㅎ.ㅎ.
예전 어릴 땐 잣불도키고 호두를 당수로 깬다고 삼촌 타라 했다가 혼난 적도 있습니다 다섯가지ㅈ낭술과 오곡밥 이젠 사다가 먹었지요 오곡밥도 잘못 하면 죽되고 ㅎㅎ
모두 옛날로 돌아갑시다 빨리
~^^
바렌타인 데이는 기억해도 정월대보름은 기억을 못하는 요새 젊은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