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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코니윌리스
책 소개글은 알라딘에서 긁어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두 여자, 김하나와 황선우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함께 대출을 받아 새 집을 구입하여 집을 꾸미고, 각자의 살림살이를 합쳐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둘씩, 도합 넷까지, 완벽한 가족으로.
제목부터 마음을 확 사로잡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여자 둘, 고양이 넷의 동거기를
김하나, 황선우 각각의 시선으로 산뜻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 책이다.
: 서로 너무 다르지만 죽이 잘 맞는 동거인, 고양이 네 마리, 자주 어울릴 수 있는 개성있는 친구들,
좋아하는 직업, 그리고 자기(+동거인이랑 반띵) 소유의 (멀리 은갈치처럼 보이는) 한강뷰 아파트.
진짜 그림으로 그린 듯이 완벽한 삶이 아닐까. 읽는 내내 부럽다, 부럽다를 연발하게 되는 책이야. ㅎㅎ
단순히 부러움뿐만이 아니라 이런 삶을 이루기까지 작가님들의 고생이 느껴져서 존경심도 느껴지더라.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작가님들인 만큼 글이 진짜 재미나고 맛깔나서 즐겁게 읽을 수 있어.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여자로 안 보인다는 데 전혀 신경쓰이지 않게 되었다.
남성의 욕망의 대상으로서 존재한다는 게 내 가치를 높여주거나 기분을 낫게 해주지 않으니까."
바닷바람을 맞으며
시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정확성을 잃지 않은 글쓰기로 독자를 사로잡은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첫 작품은 바다 생명체에 관한 것이고 이후 두 편을 더 펴냈는데, 이를 아울러 '바다 3부작'이라 일컫곤 한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둘러싼 바다> <바다의 가장자리>가 그것이다.
레이첼 카슨의 첫 번째 책이자 작가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책 <바닷바람을 맞으며>는
살아남고 번식하기 위해 분투하는 각각의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격렬한 투쟁에 입각한 다윈주의적 결정론이 아니라 기회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 바다 생명체에 대한 카슨의 이야기는 고요한 느낌을 전해준다.
: 전에 읽었던 '침묵의 봄'이 너무 좋았어서 '레이첼 카슨의 다른 책도 다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선택했어.
.....그런데 무엇이 잘못된 걸까.
지루하지 않아. 문장도 아름답고 그린 듯한 묘사도 생동감 넘치고.. 근데 읽기가 힘들었어..
제법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한 달 걸려서 겨우 읽었어.
그냥.. 내가 해양생물 쪽에 관심이 전혀 없더라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신인 소설가 김초엽.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되었다.
: 내가 구독하는 북튜버의 엄청난 추천으로 시작한 책.
굳이 이 북튜버의 추천이 아니여도 출간 후부터 엄청 유명했던 책이긴 해. 상이란 상도 다 휩쓸고.
총 7편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인데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뿐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진짜 뭐 하나 꼽기가 힘들 정도로 좋아.
'스펙트럼', '관내분실', '공생가설'... 다 정말 좋았어. 굉장히 따뜻하고 감성적인 SF야.
그리고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거 너무 좋아. 마음이 편-안-. 읽는 내내 마음에 걸리는 거 하나 없이 편하고 즐거워.
개인적으로 테드 창이랑 비슷한 면이 있다고 느끼는데 테드 창은 아이디어 자체가 기발해서 놀랍다면
김초엽은 이 소재에서 이런 이야기를 진행한다고? 라는 느낌이야.
그리고 테드 창보다 덜 어려워서 좋아. 테드 창보다 덜 관념적이야.
러블리 본즈
2002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이 소설의 화자는 이웃집 남자에게 성폭행당한 뒤 살해당한 수지라는 소녀이다. 죽은 소녀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
천국에 머물게 된 소녀는 자신의 죽음을 감당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딸, 그리고 언니의 빈 자리를 견뎌내는 가족들과 그녀를 잃은 기억을 안고 성장해가는 친구들.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거나 혹은 외면하며 남은 삶을 이어간다.
작가는 이렇듯 끔찍한 비극을 소재로 선택했지만, 슬픔을 과장하지 않으며 그안에 삶과 가족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을 담아낸다.
<앵무새 죽이기>와 비슷한 느낌의 감동을 전하는 작품.
: 출퇴근 길에 읽지 말 것. 덤덤하게 진행되는데 눈물이 줄줄...
빡치기도 겁나 빡쳐. 잡놈의 새끼, C8놈의 새끼 욕을 중얼중얼하게 돼..
범인을 잡고 사건을 해결되고 천국에서 지켜보던 수지의 한이 풀리고.. 하는 내용이 주가 아니다보니 읽는 내내 먹은 고구마가 아직도 소화가 안 됐어...
속시원한 권선징악 기대하면서 보면 실망할 것 같아. (내가 그랬음)
남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증거를 모아 범인 새끼를 잡아족치는 게 주가 아니라, 죽은 소녀가 자신의 상황을 납득하고 위안을 얻고 피해자의 남은 가족들이 어찌어찌 삶의 의지를 회복하는 내용이 주야.
카메라를 보세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휴머니스트이자 유머리스트, 하루키가 존경하고 박찬욱이 사랑한 작가 커트 보니것의
미발표 초기 단편소설집으로, 보니것의 미발표 초기 단편소설 중에서도 보니것의 시그니처인 SF 작품들 위주로 선별해 묶었다.
비현실적 배경과 설정 속에서 보니것식 현실비판은 더욱 빛을 발하고,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직접적인 문체와
재기발랄하면서도 오 헨리를 연상시키는 반전 결말이 돋보인다.
: 전에 읽은 '고양이 요람'이 좋았어서 그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시작했어.
14편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이야. 단편치고도 길이가 짧은 편이라 슉슉 읽기 좋아.
비극도 있고 희극도 있고 판타지스러운 것도 있고 범죄물도 있고.. 단편집의 매력이 한껏 살아있는 책이야.
꽤 옛날 작품들을 모은 책인데 생각보다 세월이 느껴지지 않아. 이야기 구성이 꽤 고급스럽고 모던해서 오래된 느낌이 없어.
단편으로 남기기엔 좀 아쉬운 작품도 많아서 '아 여기서 끝내지 말고 좀만 더 알려주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왜 이걸 발표 안 했지?와 이래서 발표 안 했나? 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단편집. ㅎㅎ
"동료란, 내가 그를 특별히 좋아하는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다."
반지의 제왕 1~6
1954년 첫 출간된 이후 전 세계 팬들을 끊임없이 매혹시켜 온 판타지 문학의 고전.
작가 톨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은 당대의 수많은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인용되고 언급되는 명작으로,
대중적 인기는 물론 그 학문적 가치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야기는 장대한 역사와 지리, 선과 악의 끊임없는 대립, 유혹과 희생, 절망과 희망을 따라가면서 존재의 내면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톨킨이 평생 동안 쏟아 부은 지식과 창작욕, 그리고 완벽주의에 기인한 끊임없는 수정은, 극히 치밀한 시공간을 창조했다.
또한 수많은 인물들 또한 선과 악이 공존하며 대치하는 존재의 이면을 탁월하게 드러낸다.
: 꽤 오래 전에 사두고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각 잡고 읽기 시작했어.
대학생 땐가 한번 도전했다가 20장 정도 읽고 조용히 포기했었는데..
그래도 그 후에 톨킨 책 몇 개 읽었다고 톨킨의 건조한 문체에 적응됐는지 이번엔 진짜 재밌게 읽었어.
물론 영화를 먼저 본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빼놓으면 안 될 듯.ㅎㅎ
뭐.. 말이 필요한가? 묘사 좋고 스토리 탄탄하고 세계관 완벽하고. 영화만 봤을 땐 프로도가 약간 민폐캐 같아서 솔직히 좀 욕했었거든.. 근데 책으로 보면 왜 프로도가 주인공인지 확실히 알게 돼.
절대반지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도 강하고 의지도 있고 자제력도 뛰어나고 다정하고 결단력있는 호빗이야. 그동안 오해해서 진짜 미안했다ㅠㅠ
반지의 제왕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들이라면 책도 진짜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 했던 장면과 장면 사이의 이야기를 빈틈없이 채워줍니다.
- 갈라드리엘이 원정대원들에게 선물 나눠주는 장면은 책으로 읽으면 뭔가 감동이야.. ㅠ
- 책에서는 아라곤과 아르웬의 사랑 얘기 비중이 훨씬 적어...
"사랑하기에 알맞은 것을 먼저 사랑해야 해. 누구나 어딘가에서 삶을 시작해야 하고 뿌리를 내려야 하지. 샤이어의 땅은 깊어. 그러나 더 깊고 더 고귀한 것들도 많은 것 같아."
레드 셔츠
‘레드셔츠’란 SF계의 유명한 클리셰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미국문화의 한 축을 지배하고 있는 TV 시리즈 <스타 트렉>에서 주인공들(푸른 셔츠를 입은 고위직 승무원들)과 함께 원정에 나섰다가 죽어버리는 엑스트라를 일컫는 말이다.
소설은 그런 레드셔츠 누군가가 죽어가면서 마지막 순간, 자신의 죽음이 어떤 거대한 이야기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었음을 깨닫는 장면으로 프롤로그를 연다.
: 스타트렉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스타트렉을 모티브로 해서 쓴 책은 못 참지.
근데 이 책을 스타트렉을 모티브로 해서 썼다는 내용 자체가 어떻게 보면 좀 스포야... 근데 이걸 말 안 하면 내용 소개가 안 돼...
책에서도 원체 대놓고 얘기를 하니 일단 나도 적어 봤어.
SF영화의 클리셰들을 유머러스하게 비틀어서 비꼬는 게 진짜 매력적이야.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등장인물이 얼마나 죽을 고비를 많이 넘기면서도 결국 죽지는 않는지, 엄청난 상처들이 얼마나 빨리 낫는지.. 스스로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뭘 어쩌지는 못 해.
드라마 내용에 자기 의지없이 따라가야 하니까. 약간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생각나기도 하고.
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그들을 매력적으로 연결시켜서 보는 재미가 있어.
그 중에서도 찐 주인공이 제일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왜 찐 주인공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고.
드라마들에서는 단역의 죽음을 가볍게 다루지만 어쨌든 누군가의 죽음인 거잖아.
그게 확 와닿는 순간이 오는데 와..내내 웃기다가 갑자기 울리기 있음? ㅠ
별을 위한 시간
타임 패러독스 SF의 영원한 고전, 상대성 이론의 쌍둥이 역설을 소재로 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숨은 걸작
《시간의 블랙홀》 이 25년 만에 새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주인공 톰과 팻은 일란성 쌍둥이다. 그들은 초국가적 비영리 연구 단체에서 어떤 테스트 제안을 받는다.
이 단체는 일정 확률로 쌍둥이들이 서로 텔레파시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능력을 가진 쌍둥이들을 선별하고 있다.
그럼 이 어린 텔레파시 능력자들을 모아서 어디에 쓰려는 걸까.
지구를 벗어나 다른 항성계에서 지구형 행성을 찾으려는 인류는 우주선과 지구 사이의 시간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쌍둥이가 서로 주고받는 텔레파시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쌍둥이 중 한 명은 지구에 남고, 다른 한 명은 우주선에 타서 일종의 인간 무전기가 되기로 한다.
문제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게 될 우주선에 탄 쌍둥이 한 명과 지구에 남을 쌍둥이 한 명 사이에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될 상대성 이론의 쌍둥이 역설. 그들의 시간은 이제 다른 속도로 흘러가게 되는데….
: 엄청 재밌게 읽었고, 나름 찡하고 감동스러운 부분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이별들을 그린 장면에선 눈물도 나고, 탐사하는 장면은 긴장감도 넘치고 대원들의 신남도 느껴지고.
우주 여행의 쓸쓸함과 기대감 이런 것들이 진짜 현실처럼 그려져. 탐사가 마무리되어갈 때의 상황은 나름 충격적이고 허무하기까지 하고..
332쪽을 맘에 쏙 들게 보면서 '와 이건 진짜 걸작이다, 너무 재밌다..!' 하다가 마지막 한 장에서 기분이 이상해졌어...
내 안의 K-유교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말이야...ㅠ 진짜 왜 이래야 했나요...ㅠㅠ
크라임 제로
<신의 유전자>의 작가 마이클 코디의 두 번째 소설. 권력을 가진 과학자들이 FBI와 손을 잡고, 남성의 선천적 폭력성을 제거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실험을 다룬 스릴러이다.
풍부한 유전공학적 지식과 폭력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폭력 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사형제도나 교화제도를 통해서도 좀처럼 범죄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FBI는 범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하고, 비밀리에 범죄자의 유전적 영향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 결과 범죄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의 DNA 구조가 밝혀진다.
: 전혀 몰랐던 책이었어. 아마 평생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고.
근데 최악의 남혐책웅앵웅 하는 글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서 중고로 구입해보았어. 안타깝게도 절판이더라궁.
예전에 유행했던 로빈 쿡 류의 책이야.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흥미진진한 사건을 파헤치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다 여자야.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여자,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여자(+범죄 유전자 관련해서 필요한 남자).
읽으면서, 남자들만 죽게 하려는 범인들이 제발 성공하기를 바랐다면 너무한가? ㅎㅎ 근데 진짜 범인들을 응원하게 되더라...
한편으로는, 남자들만 걸리는 죽을 병이 돈다는 걸 남자들이 알게 되면.. 여자들을 가만 둘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왜 니들은 안 죽냐며 같이 죽자고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늘어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지나친 걸까? 흠.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
200년 만에 레닌그라드를 찾아온 폭서. 아내와 아들을 오데사로 보내고 혼자 아파트를 지키고 있는 천문학자 말랴노프의 머리에 갑자기 명료한 공식 하나가 떠오른다.
이것을 종이에 잘 정리해 보고 싶지만, 엉뚱한 전화가 계속 걸려 와서 그는 조금도 집중할 수가 없고,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이상한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밤에 불쑥 찾아왔던 이웃집의 물리학자는 다음날 시체로 발견되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20세기 환상문학의 거장 스뜨루가츠끼 형제의 대표적인 SF소설이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여 저 너머의 이야기를 펼쳐가는 스뜨로가츠끼 형제의 이야기 전개는 색다른 소설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할 것이다.
: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어. '아직'이라는 단어와 '10억년'이라는 시간이 같이 있을 수 있다고?
내용적으로 뭔가 큰 사건이 진행되거나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진 않아. 근데 흥미진진해.
'그래서 그들의 정체가 뭔데?'에 집중해서 읽다보면 결국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
주인공들이 받은 제안을 내가 받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고전 말고 러시아 작품은 처음 읽은 것 같은데 제법 좋았어. 이 형제 작가들의 다른 책도 일단 구매해봄.
모기 -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역사학자이자 저술가인 조지타운대학교의 교수 J. R. 맥네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급한 모기와 한낱 바이러스가 국제 정세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정은 인류의 자존심에 흠집을 낸다.
그런데 모기와 바이러스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모기를 단순한 해충 정도로 생각한다. 돈이 인간의 역사를 바꾼 것처럼 모기 또한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존재라는 진실을 왜곡하고, 무시하려고 한다.
저자 티모시 C. 와인가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몽골 제국 등 시대를 호령한 제국들이 어떻게 모기로 인해 흥망성쇠를 겪었는지, 이후 대항해시대로 인해 세계적으로 치명적인 모기가 퍼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생기게 된 오늘날 인류 역사의 변화까지 모기가 우리 인간의 역사에 준 영향을 이 책에 총망라했다.
: 두께가 엄청나서 그렇지, 책 자체는 어렵지 않고 아주 재밌어. 작가 필력도 좋고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약간 평범할 수도 있었을 역사서에 '모기'라는 존재를 투입해서 독틈함과 재미를 더했어.
그러다보니 좀 지나치게 기승전모기로 결정짓는 거 아닌가..하는 부분도 있고.
이 책을 읽고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부터가 얼마나 천박하고 잔인한 지를 깨닫게 됐어. 맘에 안 들어..ㅡㅡ
모기가 '세계' 역사에 끼친 역사를 쓴 책치고는 동양의 이야기가 굉장히 적다는 단점이 있어.
겨우 한 단락이고 그마저 분량도 적고 전체적인 이야기들과의 연관성도 좀 떨어져서 정말 억지로 낑겨넣었구나...싶을 정도..ㅠㅠ
혁명하는 여자들
오늘날 SF 소설계에서 인정받는 편집팀으로서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한 앤 밴더미어와 제프 밴더미어 부부가 선정하고 구성한 뛰어난 페미니즘 SF 선집이다.
1960년대 작품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두루 포함하는 이 선집은 페미니즘 담론의 확장을 추구하는 동시에 상상력 넘치는 풍성한 생각거리로 독자들을 이끈다.
: 책 뒤의 홍보문구를 따오자면 'SF소설계에서 페미니즘 르네상스를 이끌어온 전 세계 여성 작가의 주옥같은 작품을 가려 모은' 책이야.
15개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인데, 각자 다른 나라의 작가들이 다른 시대에서,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쓴 작품들이지만 여성 작가들이 여성의 이야기를 썼다는 공통점이 있어.
작품마다 분위기는 다 달라. 읽으면서 속이 답답해지는 것도 있고, 후련하고 속시원한 것도 있고, 공포스러운 것도 있고 그래.
이야기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설정만으로 너무나 무서운 것도 있었어...너무 무서워...ㅠㅠ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좀비 전염병이 불러온 대재난시 생존 방법을 A-Z까지 완벽 공략한 책. <세계 대전 Z>의 저자이기도 한 맥스 브룩스의 데뷔작이다.
정치.군사.국제 관계.사회 구조 등에 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집필했던 <세계 대전 Z>는 좀비 전쟁 상황을 가상의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등극했는데, 바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기반으로 집필된 작품이다.
좀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은 물론이고, 재난시에 필요한 각종 도구, 피난 요령, 공격과 방어 방법 외에도 6만 년 전 중앙 아프리카에서부터 2002년 미국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기록과 사건들에서 발견되는 좀비 바이러스의 징후 등을 100여 점의 삽화와 함께 분석하여 21세기들어 전 세계 최대 핫이슈가 된 '좀비'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 유머러스한 책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매우 진지하고 학술(?)적인 책이야.
제목대로 좀비 사태가 벌어질 경우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건데..
우리나라에선 적용하기 좀 힘들 것 같아. 필수 준비물인 1인 기준 총알 500정 구비부터 탈락.
증언들
2019 부커상 수상작이자, 성과 권력을 소재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작 『시녀 이야기』로부터 15년 후를 그린 신작으로,
각기 다른 환경과 직업을 가진 세 여성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작에서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와 함께 길리어드 정권의 몰락 과정을 다루고 있다.
『시녀 이야기』가 '시녀' 오브프레드를 중심으로 그 주변 이야기를 풀었던 데 반해 『증언들』은 세 명의 각기 다른 여성의 녹취록과 수기를 통해 길리어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전작에서 악명높은 교육자이자 철의 여인 리디아 '아주머니'가 증언자 중 하나로서 수기를 통해 길리어드의 부패한 권력자들의 민낯을 드러내는가 하면, '아주머니' 계급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부터 그들간의 대립과 모략 등 치부를 상세히 기술한다.
: '시녀 이야기' 이후 34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야.
'시녀 이야기'에 이어 '증언들'까지 읽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 BEST 3의 남은 한 자리에 마거릿 애트우드 님을 채워넣었습니다. 모두 환영의 박수~ 짝짝짝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 한번 읽기 시작하면 진짜 순식간이야. 엄청 흥미진진하고 흡입력이 장난 아냐.
'시녀 이야기'는 길리어드 체제가 한창 때여서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증언들'은 이미 길리어드 체제가 무너진 후의 이야기여서 훨씬 희망적이고 활기차게까지 느껴졌어.
'증언들'은 이 희망을 가져온 사람들의 이야기야.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와 상관없이 더 나은 미래(나의 미래만이 아닌)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 행동해.
그런 걸 배운 적도, 들어본 적도 없지만 아주 작은 권유만으로도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거야. 살면서 조금씩 느껴진 게 있으니까.
멋있고 대단하면서도 그 운명이 너무 슬퍼서 읽으면서 눈물 한 보따리..
"안녕히, 나의 동지여. 나를 너무 나쁘게, 아니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주기를."
늑대의 왕
1793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훼손된 사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추리소설.
법관 출신으로 이성을 상징하는 세실 빙에와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싸움꾼 방범관 미켈 카르델이 잔인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데,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든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과 가을-여름-봄-겨울 순으로 시간을 역행했다가 순행하는 구성을 통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파헤치며,
전쟁과 전염병, 빈곤으로 죽어간 시체들 위에 쌓아 올린 18세기 스톡홀름의 전체상을 그려 보인다.
: 내가 이걸 왜 샀지.. 이것저것 사다가 다른 책이랑 헷갈렸거나 뭘 잘못 눌러서 샀나 봐.
엄마가 먼저 읽었는데 잔인하고 기분나쁘다고 이런 걸 왜 샀냐고 하시더라고.
어떻길래 그래? 하고 읽었는데.. 엄마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깁니다, 여러분.ㅠㅠ
매우 많이 잔인하고 지저분하고 심지어 역겹기까지...
1793년 스웨덴을 묘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너무 노골적이고 지저분해서 너무 불편해..내가 제일 못 견뎌하는 똥 얘기도 많이 나와..
팔다리 없고 눈 없고 치아도 없고 혀도 뽑히고 심하게 훼손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중간에 피해자를 이렇게 하나씩 훼손하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나와. 아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ㅠ
이런 거 빼고 내용만 보면 흥미진진한 전개이긴 해. 무엇보다 사건을 파헤치는 주인공들이 다른 데선 못 보던 스타일이야.
폐결핵으로 말 그대로 오늘내일하는 천재 수사관과 팔 하나 의수에 알콜중독, 꼭지 돌면 정신놓고 폭력을 휘두르는 몸빵 캐릭터. 그래도 이 둘이 나름 호흡이 잘 맞아서 사건을 조금씩 해결하는데 흥미롭긴 해.
사건이 먼저 발생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이 사건이 생기기 전의 이야기를 보여줘.
특히 2부가 제일 흥미로운데, 2부의 화자가 처음에 나온 피해자인지 아니면 범인인지가 명확하지 않아서 긴장하며 읽게 돼.
하지만 다시 읽고 싶진 않아. 한번 읽었던 내용도 잊어버리고 싶어ㅠ
비욘드
세계적인 천문학자 크리스 임피가 들려주는 가슴 떨리고 경이로운 우주 탐사의 역사.
저자는 우리가 “현재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는 또 어떤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까. 그리고 또 누구의 꿈이 이루어지게 될까.
《비욘드》는 ‘우주 탐사’라는 우리 모두의 꿈이 어떻게 시작되어 얼마나 발전했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밤하늘을 동경하고 별 사이를 거니는 꿈을 꾸던 독자라면, 이 책에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전에 읽은 책이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들었어서 기분전환을 위해 우주로 떠났습니다. 쨔잔.
우주 여행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인데 생각지도 못한 내용도 많고 재밌게 읽었어.
우주 여행하면 NASA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민간기업의 지분이 많더라고. 돈많고 머리좋은 괴짜들이 많은 덕분에.. ㅎㅎ
우주 탐사에 대해 무작정 찬양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정말 객관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주는 스타일이어서 깔끔하고 좋아.
다만 가장 큰 단점은, 주석 모음이 책 맨 뒤에 한꺼번에 몰려있다는 거. 읽다가 주석 보려고 맨 뒤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하는 거 진짜 극혐..
기껏 뒤로 가서 주석보려고 했더니 순 영어로 적힌 홈페이지 주소, 논문 제목 써있고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하시라 되어 있으면 얼마나 허무하게요?
우주 여행이 이미 상당히 현실화되어 있다는 소식이 기쁘다가도 비용 들으면 다시 슬퍼짐. 나는 500원 모자라서 못 가네...ㅎㅎ
"시인이나 예술가를 우주에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NASA는 우주여행에 열광적인 관심을 보일 대중을 끌어들일 기회를 놓쳤다."
"누군가 그것을 성취하기 전까지는 모든 이상이 농담이다. 그러나 일단 성취하고 나면 그것은 진부해진다."
시티픽션-지금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을 펼치는 7인의 작가가 나의 일상, 나의 도시를 새롭게 감각한 이야기, 테마 소설집이다.
일곱 편의 단편소설과 함께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실렸다. 작가들은 종묘, 광화문 교보문고, 울산 공중 관람차 등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균열을 써내려간다.
그 장소에 가본 사람만이 아는 느낌, 기분, 분위기는 7인의 상상력으로 조금씩 뒤틀리고 전복되며 우리가 아는 도시를 새롭게 채운다.
그들이 펼쳐낸 익숙한 도시의 낯선 풍경은 갑갑한 매일이 반복되어 마음까지 움츠러든 지금, 우리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 7편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이야. 그 중에 김초엽 작가의 작품이 있어서 아묻따 샀어.
하지만 김초엽 작가 외에도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많고 그만큼 만족도 높은 책이야.
SF만 있는 건 아니고 현실 이야기도 있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이야기도 있고 매 작품의 분위기가 주제가 달라서 재밌게 읽었어.
이야기마다 주배경이 되는 장소가 나오는데, 누구나 살면서 지나쳤을 그런 장소들로 이런 이야기를 써낼 수 있어야 작가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됨. ㅎㅎ
페넬로피아드
전세계 31개국 33개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되는 <세계신화총서>.
다양한 지역과 시대에 생성된 신화들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다시 쓰는 출판 프로젝트로, 1999년 기획되어 2005년 10월 2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공식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 세계에서 같은 날에 출간하는, 전례가 없는 대규모의 출판 이벤트이다.
<페넬로피아드>는 페넬로페와 교수형 당한 열두 명의 시녀들의 관점에서 <오디세이아>를 새롭게 쓴 작품이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특유의 위트와 기백, 그리고 그녀의 명성을 실감케 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이 한껏 발휘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의 가장 화려한 주인공 오디세우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역마살과 여성편력, 영웅 콤플렉스를 견디며 평생을 정숙한 아내로 살아야 했던 페넬로페의 숨겨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 어렸을 때 한번씩 접하는 영웅 오디세우스 이야기를, 20년 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지내온 아내 페넬로페를 주인공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야.
페넬로페의 입장에서 오디세이아를 다시 보니... 이거 진짜 속터지는 이야기였어...
전쟁에 출전한 남편은 전쟁이 끝난 후 몇 십년이 지나도록 집에 오지 않고 소식도 없고, 죽은 남편 기다리지 말고 자기들 중에서 남편감을 다시 찾으라고 몰려온 수십 명의 남자들은 멋대로 먹고 마시고 시녀들 희롱하면서 내 집에서 안 나가고,
기껏 돌아온 남편놈은 바로 자기한테 오지 않고 부인이 자기 배신했나 안 했나 상황 파악하려고 변장이나 하고 나타나서 상황 파악되니까 난리부르스 피바다를 만들고..
와 나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지금껏 철저히 오디세우스의 관점에서만 읽었지?
읽는 재미도 있으면서 이렇게 사고의 방향을 새롭게 해주는 책 좋아. 진짜 믿숩니다, 마거릿 애트우드님.
"기도를 하면 정말 효력이 있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그러나 또한 그 누가 효력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으랴?"
보건교사 안은영
<지구에서 한아뿐>, <덧니가 보고 싶어>,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등의 소설을 출간하며 참신한 상상력과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의 사랑을 받아 온 소설가 정세랑의 장편소설.
소설은 제목 그대로 사립 M고의 보건교사 '안은영'을 주인공으로 한다. 특별한 것 없는 직업과 평범한 이름이지만 안은영은 보통의 보건교사가 아니다.
복 중의 복, 일복 하나는 타고난 그녀는 직업으로 '보건교사' 역할에 열심히면서 동시에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을 처치하고 쫓아내며, 또는 위로하는 '퇴마사'의 운명에도 충실히 복무한다.
여기에 사립 M고의 한문교사이자 학교 설립자의 후손인 홍인표에게 흐르는 거대한 에너지는 안은영의 활약을 돕는 필수적인 영양제 역할을 한다.
에너지(기)를 보충하기 위해, 학교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둘은 내 거 아닌 내 것 같은 사이가 되어 힘을 합한다.
둘 앞에 나타나는 기이한 괴물들, 학생들에게 보이는 미스터리한 현상들, 학교 곳곳에 숨은 괴상한 힘들….
사립 M고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안은영과 홍인표의 썸(some)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 약간 문학계 홍대병 초기 증상이 있어서 너무 인기가 있는 이 책을 일부러 안 읽고 있다가..
내가 구독하는 북튜버의 소개 영상을 보고 슬며시 구매해보았어. ㅎㅎ
인기작은 역시 인기있는 이유가 있더라. 한 권으로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어.
그야말로 한국식 히어로..ㅋㅋ 삶에 찌든 직장인이라 악(?)에 맞서 싸우면서도 출근을 해야 하는...
마냥 재밌게 읽다가 슬쩍 눈물 좀 나는 얘기도 있고. 챕터별로 다른 등장인물, 다른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장편인데 단편 읽는 느낌도 나고 좋더라.
스노우맨
전 세계 40개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천만 독자를 보유하며 거의 모든 언어권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
인기 작가 마이클 코넬리와 제임스 엘로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와 주인공'으로 서슴없이 꼽으며,
외국소설 안 읽기로 유명한 영국 서점가에서 석 달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글로벌 화제작.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인기 뮤지션, 요 네스뵈의 장편소설이다.
이야기는 첫 눈이 내리는 오슬로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그날 저녁, 퇴근한 엄마는 정원에 선 커다란 눈사람을 칭찬해준다.
하지만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린 눈사람 안 만들었어요. 그런데 눈사람이 왜 우리 집을 보고 있어요?"
눈사람은 대개 집을 등지고 길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집 안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창밖에 선 채 가족을 향해 집요한 시선을 던지는 눈사람의 존재에 아이는 두려움을 느끼고, 그날 밤 엄마는 사라진다.
아이가 엄마에게 선물한 소중한 목도리는 눈사람의 차가운 목에 둘러진 채 얼어붙고 있었다.
수사에 투입된 형사 해리는 지난 11년 동안의 데이터를 모아 실종된 여자들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때, 정체불명의 '스노우맨'이 보낸 편지가 그에게 도착한다. "눈사람이 사라질 때 그는 누군가를 데려갈 것이다… 누가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깊고 긴 겨울의 시작을 알리듯 내리는 첫눈, 사라져버리는 여자들, 사건현장을 바라보듯 세워진,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눈사람. 해리는 이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아 스칸디나비아의 냉혹한 겨울 속으로 뛰어든다.
: 기억도 안 나는 오래 전에 책 뒤의 홍보 문구에 혹해서 구입한 책이야.
'우린 저 눈사람 안 만들었어요. 그런데... 왜 눈사람이 우리 집을 보고 있어요?"
겨울이면 흔하디 흔한 눈사람을 무섭고 오싹한 존재로 반전시켰나!! 해서 샀는데..
아.. 내가 진짜 싫어하는 스타일의 주인공에 진짜 극혐하는 범죄 형식..
알콜중독에, 절차며 규칙이며 다 무시하고 상관이고 동료 의견이고 듣지도 않고 자기 육감대로만 행동하는 남형사가 주인공이야.
이 남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꽤 인기라는데.. 흠좀무. (흠좀무 뜻 모름 주의)
여자들만 잔혹하게 죽이는 이야기인데 진짜 별로야. 죽이는 방식도, 죽이는 이유도.
이런 책은 이제 시대착오적인 느낌까지 들잖아. 뭐.. 2012년 작이니까 오래 전에 나온 거긴 해.
사건이 발생하고 그걸 풀어가는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긴 하지만 600쪽 넘는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한 걸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종이 동물원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의 대표 단편 선집.
권위의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만에 첫 동시 수상한 대표작 「종이 동물원」을 비롯하여
SF에서부터 환상문학,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전기(傳奇)소설에 이르기까지 켄 리우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은 어린시절, 선물 포장지를 사용해 종이 동물을 만들고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중국인 어머니와 그 아들에 관한 이야기로,
짧지만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단숨에 켄 리우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또한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동북아시아의 역사적 굵직한 사건들을 SF 환상문학 장르에 녹여낸 작품들도 대거 수록되어, 국내 독자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끌어낼 여러 단편소설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장르적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수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 14개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 내가 구독하는 북튜버가 이 작가의 신작을 굉장히 좋아하길래 슬쩍 따라 사보았어.
SF뿐 아니라 다양하고 기발한 소재의 단편소설을 주로 쓴다는 것, 동양인이지만 서구권에서 교육받고 생활하면서 글을 쓴다는 게 테드 창이랑 비슷한 느낌이 있어.
다른 점이라면 테드 창 소설은 전체적으로 무국적의 느낌이 있거든. 근데 이 작가는 이야기에서 중국풍이 너무 느껴져. 그래서 거부감이 좀 들더라고. 의외로 잔인한 묘사도 많고.
그래도 나름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한 이야기에서 '조선인 위안부'의 존재를 굉장히 소모적이고 모욕적으로 넣은 장면을 보고 진짜 정이 떨어졌어ㅠ 안 그래도 일빠의 기운이 솔솔 나서 불안해하면서 읽었는데 스불.
근데 또 마지막 이야기는 731부대에 대한 고발을 꽤나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뭐지뭐지... 싶어.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작가는 아마 다시 안 찾게 되지 않을까... 장바구니에 담아놨던 신작 조용히 삭제함. ㅎㅎ
"하지만 과거는 기억이라는 형태로 계속 살아있게 마련이고, 그래서 권력을 쥔 자들은 언제나 과거를 지우고 침묵시키려 해."
"진실은 연약하지 않고, 누가 부정한다고 해서 훼손되지도 않습니다. 진실은 아무도 진짜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숨을 거둡니다."
걸리버여행기
세상 경험이 없는 순진한 여행자인 걸리버가 마치 만화경을 들여다보듯 네 차례의 기이한 여행 경험들을 체험하면서
인간의 본성을 깨달아 간다는 내용으로, 더없이 신랄한 정치풍자와 인간에 대한 자조적인 냉소로 가득한 책이다.
이 작품은 차용하고 있는 여행기 양식과 동화적인 성격 때문에 단순한 아동 문학 작품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사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본질에 대한 섬뜩할 정도의 예리한 통찰과 풍자, 비판이 주조를 이루는 복잡한 작품이다.
가장 기본적인 풍자 대상은 인간의 오만, 위선, 왜곡된 이성 등의 추상적 가치들로, 동시대의 군주, 고위 정치인, 귀족, 과학자, 성직자, 의사, 법률가, 문인 등 온갖 집단의 사람들이 보이는 구체적인 악행과 우행 사례들을 통하여 가차 없이 공격한다는 데 이 작품의 매력이 있다.
: 완역판을 다 읽으면서 든 생각.
이 책을 어린이들 읽는 동화로 편집(?)한 사람은 거의 책 한권 다시 쓴 거나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문장문장마다 신랄한 풍자가 녹아있는 책을 어떻게 동화책으로 만들었지?
그리고 어린이용으로 주로 소인국 이야기만 다루는 것도 이유가 있겠다 싶었어.
뒤로 갈수록 진짜 진지하고 시니컬하고 음울하기까지 한, 여행기라기보다는 사회 소설같은 느낌이 진해져.
한 번 여행갈 때마다 몇 년씩.. 걸리버 고생도 고생이지만 집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남편&아버지 기다리는 아내와 자녀들이 신경쓰이기 시작한다면 나이든 걸까..ㅎㅎ
체체파리의 비법
팁트리 주니어 걸작선. 활동할 당시 '페미니즘 SF'의 기수로 인정받았고 사후에는 '팁트리 상'으로 기림받는 작가인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 작품들을 담은 중단편선집이다.
팁트리의 작품이 단행본으로 묶여나오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체파리 비법'을 표제작으로 하여 7개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 예전에 한번 읽었다가 오랜만에 다시 읽은 책이야. 7개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인데..
그 사이 내용을 몽땅 까먹었는지 다시 보는데도 왜 이렇게 재밌지? 늘 새로워... 짜릿해..
전체적으로 다 까먹었는데 진짜 뇌리에 딱 박혀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문장이 있었어.
'저희는 더이상 여성 시신을 받지 않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이자 표제작인 '체체파리의 비법'에서 본 문장인데 체체파리의 비법은 페미사이드(페미닌+제노사이드)를 다룬 이야기야.
바이러스인지 이상한 종교집단 영향 때문인지 남자들이 갑자기 돌변해서 여성들을 집단적으로 죽이기 시작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어.
아직 이 페미사이드가 퍼지지 않은 지역에서 남자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생활하는데 여자들은 옷도 수수하고 펑퍼짐하게 입고
혼자 있기 두려워하고 계속 여기저기 힐끔거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 읽고 있으면 정말 울분과 분노와 두려움이 솟구쳐ㅠ
여자들만 죽이기 때문인지 사회적으로도, 종교계에서도 그다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하려고 하지 않아. 내 혈압..
페미니즘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이 작가의 이름을 딴 상이 있을 정도로 이야기에 페미니즘이 잘 녹아있는데다가 물론 재미도 있어!
40년도 더 전에 나온 작품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작가의 상상력이나 통찰력에 감탄도 하게 돼.
"한 남자가 아내를 죽이면 살인이라고 부르지만, 충분히 많은 수가 같은 행동을 하면 생활 방식이라고 부른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세계문학의 천재들' 2권. 목숨을 걸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책이 있을까? 겁쟁이들은 아예 책장을 열지 말라고 경고하는 소설이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발터 뫼르스로 되어 있지만, 그는 자신이 이 책을 쓰지 않았고 다만 번역하고 삽화를 그렸을 뿐이라고 밝힌다.
원 저작은 차모니아 출신의 공룡족인 힌데군스트 폰 미텐메츠의 장편소설이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시인인 공룡족의 도시 린트부름에서 태어난 젊은 공룡 미텐메츠는 대부로부터 신비한 원고 한 뭉치를 유산으로 받는다.
그는 원고의 강렬함과 풍부한 감성에 매혹되어 실종된 저자를 찾아 부흐하임으로 떠난다.
모든 책들이 만들어지고, 명성을 얻으려는 작가들이 몰려들고, 출판사, 인쇄소, 고서점들이 즐비한 꿈꾸는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
그러나 지상세계는 표면에 불과하고, 비밀과 살인과 음모가 난무하는 진짜 전쟁터는 지하세계에 있다.
이곳은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이며, 수 많은 책 사냥꾼들이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다.
미텐메츠는 함정에 빠져 지하세계로 끌려가고, 운명에 이끌리듯 종이조각들을 따라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간다.
그러다 마침내 그림자 제왕이 살고 있다는 그림자의 성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 이 책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그냥 제목에 끌려서 샀어. ㅎㅎ 책을 소재로 한 몽글몽글한 환상동화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면서..
읽어보니 환상동화보다는 잔혹동화 쪽에 가까운 듯 해.
지루한데..? 싶다가 신비롭고 흥미진진하고, 삭막한 듯 하다가도 감동적이야. 막판에 휘몰아칠 땐 좀 울었어..
처음엔 주인공이 공룡이어서 좀 놀랐는데 계속 읽을수록 사람이 아닌 등장인물에 익숙해져서 다음은 어떤 존잴까! 상상하는 재미가 있더라고.
"이따금 즐겨 기억하곤 하는 오랜 친구다. 때로는 기억하기가 전혀 즐겁지 않다. 기억은 나를 슬프게 만드니까.
좋은 때의 기억이 나쁜 때의 기억보다 더 많은 눈물을 자아낸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시간여행이 가능하게 된 21세기 중반. 주인공 '네드'는 1940년대에 폭격으로 부서진 코번트리 성당을 복원하려는 슈라프넬 여사에 고용되어 과거로 출장떠나는 일을 맡는다.
그러나 코번트리 성당 복원에 '화룡점정'이 될 '주교의 새 그루터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던 네드는 잠시 휴식이나 하려고 19세기 옥스퍼드로 향한다. 그러다 실수로 어떤 남녀의 만남을 방해하게 되고, 그 실수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가 불투명해지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는데...
옮긴이는 코니 윌리스를 '수다쟁이 아줌마'라고 표현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7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은 유머와 수다로 가득하다.
윌리스는 휴고 상 8번에 네뷸러 상 6번을 수상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1998년작인 이 소설 역시 휴고 상 Best Novel 부문과 로커스 상을 수상했다.
: 내가 좋아하는 작가 BEST 3 중 부동의 1위 작가인 코니 윌리스를 알게 해준 책.
처음 읽은 이후로 종종 다시 읽곤 하는데 이번에 또 읽어보았어. 코니 윌리스 책 중에서 제일 좋아하거든. (수줍)
시간 여행의 매력도 물씬 느껴지고 19세기 영국 상류층의 생활모습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유머러스해서 좋아.
다른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들은 아무래도 전염병이나 전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그 시대의 비애와 음울함이 조금씩 깔려있거든. 그에 반해 이 책은 심각한 상황도 없고(주인공들은 겁나 심각하지만) 사건도 전반적으로 가볍고(주인공들은 가볍게 생각 안 하지만) 해서 부담없이 볼 수 있어.
여러 번 읽었더니 이제는 짜증나는 등장인물들도 귀엽고, 답답한 상황에서 착해빠진 등장인물들이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하는 것도 귀여운 지경이야. ㅎㅎ 알고 보면 진짜 악한 등장인물은 없거든.
영화화하기 딱 좋은 이야기인 거 같은데 왜 영화화를 안 하지....ㅠ
"그리고 나는 베리티에게 1백하고도 69년 동안 키스를 했다."
:: 개인의 취향 및 편견이 담긴 소감인 점 양해 바랍니다...
첫댓글 sf소설 좋아하는데 추천 고마워 여시랑 취향이 맞을거같은 느낌적인 느낌..!
책 추천 고마워! 열심히 또 읽어봐야겠다
완전 정성글이다! 책진짜많이읽었구나 넘멋있고 대단해...! 개는말할것도없고 장바구니에 담았어!고마워😁
여시취향 맘에드는거많다!!! 글지우지말아줘 올해 많이읽어볼게
여새도 겨울서점 보는구나!!! 추천 고마워 읽어볼게!!
나 체체파리의 비법 읽었는데 왜 내용 생각이 안나지? 다시 봐야것으...
나랑 취향 겹치는거 많다 고마워
읽고싶어지는 책이 한가득이다 ~~!!! 고마워!
여샤 진짜 정성스런 후기 고마워 일단 추천해준것중 두 권 구매해따 하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