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통합진보당의 중심축이었던 NL계열 운동권의 뿌리이자 '우두머리'였던 과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수장,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20대 총선에 등장한 민중연합당에 대해 "외피만 수정했을 뿐 현재 드러난 활동만 봐도 재건 통합진보당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지난 2014년 12월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되기에 앞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참석해 통진당 주요 인사들과 북한과의 커넥션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북한이 지난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 조직원을 후보로 입후보시키고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당시 그는 1991년 북한에 밀입북했을 당시 북으로부터 받은 40만 달러 가운데 일부를 민혁당 조직원을 국회의원에 당선시킬 목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환 위원은 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일단 이번 선거 출마자들을 보면 과거 통진당 출신의 인사가 많고 노선이나 정책을 봐도 기존 통진당에서 하던 정통 NL식의 정책 표현, 방식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구 통진당 세력들이 일반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길로 가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젠간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한국의 국회 원내 진출을 통해 합법적인 정치 교두보 확보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면서 "때문에 북한과 (직접적인) 연계 세력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NL계통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NL이 비합법적인 영역에서 벌일만한 활동 영역이 좁기 때문에 생업으로 돌아간 사람들 외에는 합법적인 영역에서 정치 진출을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민중연합당 광주 총선 후보들이 지난달 25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총선 승리 결의를 다지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민중연합당의 원내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보고 있지만 울산 지역의 구 통진당 출신 인사가 당선될 경우 향후 이들이 민중연합당에 합류하면서 원내진출까지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울산 동구와 북구는 각각 무소속인 김종훈, 윤종오 후보가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면서 새누리당 후보와 일대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더욱이 울산은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야권 주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훈 후보는 제3대 울산광역시의회의원과 울산광역시 동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통진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나선 바 있고 통진당의 울산시당위원장도 맡은 바 있다. 그 전에는 민주노동당에 몸담고 있었다.
윤종오 후보 역시 통진당과 민주노동당에 몸담으며 울산광역시 북구청장, 제3, 4대 울산시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민중연합당은 지역구나 비례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기 매우 힘들 것으로 보지만 울산에 출마한 구 통진당 출신 인사가 둘이 당선된다면 민중연합당이 원내진출 가능성도 생길 것"이라면서 "이들이 과거 통진당 출신이기 때문에 총선이후 민중연합당에 입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구 통진당 세력이 다시 국회로 진출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되면 1990년대 초반 북한의 '합법적인 정치 교두보 확보'라는 목표는 이어진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목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