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백원’
이거 어제 ‘호기심 천국’ 이라는 프로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섯 살 이하의 어린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프로의 취지는 이런 것이였습니다.
왜 어린 아이들에게 ‘몇 살’ 하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아이들이 손가락을 꼽으면서 답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다섯 살 이하의 어린 아이들은 손을 꼽으며 답하는 반면, 그 보다 나이가 많은 어린이들은 손을 꼽지 않고 말로서 답한다는 것이였습니다.
다섯 살 이하의 어린 아이들은 숫자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서툴러서 그렇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숫자 인식이 서투르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서인지, 이 번에는 아주 무식한 한 번도 웃겨보지 못한 코메디언인지 뭔지 하는 남자 리포터가 어린 아이에게 백원씩을 주면서 아이들의 답을 듣는 것이였습니다.
'백원, 이 백원, 삼 백원, ..., 팔 백원, 구 백원, (조금 갸우뚱) 십 백원'.
그러자 그 무식한 리포터가 깔깔거리면서 마구 웃어대는 것이였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어린 아이의 황당한 표정과 함께 거의 꺽어지면서까지 웃는 개그맨 화면이 나오는 것이였습니다.
순간, 제가 어리둥절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웃긴단 말이지.
당황한 아이의 민망한 표정을 보자, 이 번에는 슬펐습니다.
또 다음 어린 아이도 먼저 아이와 마찬가지로 ‘십 백원’ 이라 답하자, 그 상스럽고 무식한 리포터는 거의 주저 앉다 싶이 하면서 웃는 것이였습니다.
물론 의자에 앉아 손가락을 물고있는 아이의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과 함께 나오는 것이였습니다.
이 번에는 화가 났습니다.
아주 많이 났습니다.
솔직히 현재 방송에 나오는 개그맨이라는 사람들 정말 문제 있습니다.
아니 우리의 오락 프로가 문제가 많습니다.
거의 무료한 잡담 수준의 내용의 방송이 태반이고, 기껏해야 말장난 수준에다 그나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정도입니다.
물론 오락프로가 십대들 위주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그 십대들 만도 못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 많은 개그맨이라고는 있지만, 저를 웃겨주는 개그맨은 ‘이병진’과 갈갈이 삼형제 중에서 ‘무를 주세요’하는 이름 모르는 개그맨 뿐입니다.
솔직히 이 두 사람 이외에 나를 웃겨본 사람이 있는가 생각해보면, 없습니다.
웃기지도 못하는 개그맨이면서, 게다가 무식까지 하고, 그걸 방송이라고 내보내니, 모든 시스템에서 화가 났습니다.
이런 것 하나 바로 잡아 내보낼 수 없는 지금 우리의 방송의 현실, 정말 비참하다 생각들었습니다.
1909를 미국에서는 ‘나인틴-나인’이라고 부르더군요.
2002도 ‘투엔티-투’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문화가 다른 우리는 22로 받아들이겠지요.
그런데 그들은 전화 번호도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야 무식한 아이들’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우리 같으면 전화 번호일 경우에는 ‘이공공이’, 년도를 표시할 때에는 ‘이천이’ 이렇게 하지 않습니까.
제네들도 ‘투사우젠드 투’하면 될 텐데 ‘투엔티-투’가 뭡니까.
저들도 그것이 불편한지 전화 번호를 나타낼 때에는 ‘투오오투’ 라고도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 자릿수.
우리 말로는 자릿수, 영어로는 digit, 일본말로는 進數라고 말하지요.
즉 한 자릿수에서 나타내는 숫자를 말합니다.
우리는 십진수를 사용합니다.
열 자릿수, 10digits or decimal digit(system), 십진수(十進數).
1,2,3,4,5,6,7,8,9,0.
즉, 한 자릿수에 쓰는 숫자가 10개라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마 전자를 시작하면서 일 것입니다.
저는 0부터 세게 되었습니다.
즉 0,1,2,3 이런 식으로 0도 같은 숫자로 취급하며, 셈을 셀 때에 있어서 일보다 앞선 숫자로 세는 것인데,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사실이지 이 영(零)이라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는 숫자입니다.
우리는 수(數)가 없는 것으로써 ‘0’ 이라고 합니다.
다르게는 공(空), 제로(zero)라고도 합니다.
허나 이것은 굉장히 잘 못된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디랙’(1902∼1984.) 이라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사람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오노와 같은 미국시민권을 갖지 않으려고 영국 사람이 된 이론 물리학자 입니다.
그 분의 학설 중에 ‘反세계’가 나옵니다.
이 ‘反세계’는 우리가 있는 ‘有세계’라는 것에 반대로 존재한다는 세계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 우주를 빅뱅의 폭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우주론도 있지만, 이 분은 ‘有세계와 反세계’ 이론을 주창하셨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우리는 ‘有세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有세계’와 같이 ‘反세계’도 함께 존재 한다는 것이지요.
이 ‘유세계’와 ‘반세계’가 서로 상쇄되어 ‘無’라는 것이 있고,
그 ‘無’를 바탕으로 해서 우리는 ‘有세계’ 쪽에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 ‘無’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지만, 우리가 ‘有세계’에 있기 때문에 이 ‘無’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증거를 몇 개 나열하겠습니다.
증거 1:
우리는 ‘여기 맥주병이 하나 있다’ 그리고 ‘없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마이너스 맥주병이 하나 있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반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우리 ‘유세계’의 한계는 ‘없다’ 까지 라는 것이지요.
증거 2:
이 이렇게 상쇄된 ‘無’라는 세상에 내가 분명히 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내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 내가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바로 ‘無’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내가 있기는 있는데,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내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바로 '無’ 이고 ‘영’입니다.
이때 개가 하나 있습니다.
그러면 개 하나 있는 것입니다.
하나 더 있으면 두 마리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시 다 없어지면 없는 것입니다.
다시 아무 것도 없어지고 '無’가 되어버렸지만, 나는 계속해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0’입니다.
우리는’ 2진법’이라는 ‘1’과 ‘0’ 이라는 디지탈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아니, ‘0’과 ‘1’이라는 순서가 맞겠습니다.
그러면 ‘1진수법’은 어떻게 존재할까요.
0,0,0,0,0,0.....
그렇습니다.
1진법은 영의 연속입니다.
다시 말해서 ‘無’ 이고 ‘영’ 이라는 것이지요.
그 ‘無’ 이고 ‘영’ 이라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인 것입니다.
분명히 있기는 있지만, 한 쪽 영역인 ‘有세계’에 속한 우리 자신이 바로 ‘0’인 것입니다.
그래서 1진법에서는 ‘0’ 뿐이고,
2진법에서는 ‘0’과 ‘1’,
3진법에서는 ‘0’, ‘1’ 그리고 ‘2’
10진법에서는 0,1,2,3,4,5,6,7,8,9 인 것입니다.
‘0’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숫자 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의 제일 앞에 있는 것입니다.
잠시 ‘믿거나 말거나’ 혹은 ‘아니면 말고’ 였습니다.
다시 방송 프로로 돌아가겠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백원 짜리 동전 하나를 주었습니다.
아이는 말합니다. ‘백원’.
또 하나를 주었습니다. ‘이 백원’.
계속 주었습니다. ‘구 백원’.
또 하나를 더 주었습니다.
아이는 골똘히 생각하고 말합니다. ‘십 백원’.
아이가 머뭇거리면서 생각한 것은 ‘열’이라고 해야 할 지, ‘십’이라고 해야 할지 였습니다.
‘열 백원’ 이라는 것이 뭔지 어색해서 ‘십 백원’이라고 답한 것입니다.
아주 정확하게 답한 것입니다.
근데, 왜 웃지요.
아이는 어리둥절해 합니다.
‘뭐가 잘 못 되었나’, 아니면 ‘열 백원’이 맞는 것이였나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순간 아이의 표정과 무식한 개그맨의 꼬꾸라지면서 웃는 표정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저런 저 무식한 새끼!’.
그게 웃기는 일이냐? 그렇게 우습니.
요즘 개그맨이라는 것이 하나도 안 웃기는 것을 가지고, 저 혼자 죽어라 웃는 사람들을 말하는가 봅니다.
한심스러운 것들.
아마 그 개그맨은 ‘천원’이라고 답하기를 바랬는가 봅니다.
이 양반은 미국인들이 2002를 ‘투엔티-투’라고 말할 때에도, 그렇게 웃는지 그렇게 우스운 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셈을 어떻게 세는가를 알아보려는 내용에서, 백 단위 다음 천 단위를 알아보려는 것도 아니 였는데 말입니다.
천진한 어린 아이들을 바보 취급하면서, 진짜 바보가 웃어대면서 재미있다고 제작한 프로.
그리고 이런 잘못조차도 바로 잡지 않고, 함부로 방영되는 우리 현 방송 시스템.
저런 것이 이 땅에 웃음을 준다는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에 그리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내 처지에 너무도 슬펐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국민학교 2학년 때까지 셈을 잘 세지 못했습니다.
어느날 선생님께서 불러서 ‘275’를 칠판에다 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칠판에다 이렇게 썼습니다.
‘200’, ‘70’, ‘5’.
매 맞지는 않았지만, 그 후로도 한참동안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몰랐습니다.
세계 각 문명마다 그 들 나름대로의 숫자 표기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문화권에서 아라비아 숫자 표기법을 쓰고 있습니다.
이 아라비아 숫자의 최대 장점은 ‘0’을 ‘1’이나 ‘2’처럼 똑같이 숫자 취급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발견한 최대의 업적 중에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위대한 발견인 것입니다.
몇 천년의 여러 문화권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살았고 또 살면서도 몰랐었던 대 발견이였습니다.
우주의 신비가 스며든 놀라운 이해입니다.
제가 반문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아는 백원짜리 동전 말고, 아이들이 생소한, 그렇지만 단위적인 알루미늄으로 만든 우리의 1원짜리 동전 가지도 다시 사작해 봅시다.
자~, 한 개 얼마.
일원.
또 한 개 얼마.
이원.
또 한 개.
삼원.
계속해서... 얼마.
구원.
또 하나 더 하면 얼마.
십원.
또 하나 더 하면.
십 일원.
...
자, 이것이 웃기는 것입니까.
'십 백원'은 웃기고, '십 원'은 안 웃기다는 것입니까.
하나 더 따지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바랬던 것은 어떻게 셈을 하느냐 였습니다.
원, 십, 백, 천이라고 하는 단위의 이해 정도가 아니였습니다.
절대 어떻게 셈을 하느냐는 것이였지, 어떻게 단위를 인식하느냐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근데 왜, 웃어야 했지요.
게다가 틀린 답이였습니까.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은 만원을 십천원, 천만원을 일십백만원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억은? 100백만원이라고 한 답니다.
어떻게 손가락 셈을 겨우 인식한 어린 아이에게 그렇게 웃어댈 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틀리지도 않은 답인데 불구하고 말입니다.
실수한 것입니다.
첫댓글 헤이- hur! ㅎㅎ 일등이다.
허창수님 !! 마치 진흙 에서 연꽃 이 피듯이 싸가지 없는 개그맨 이 디글 디글 한 세속 에서 득도 하셨네요 !!!! 어떠습니까 ?? 지난번 신세 진것두 있구 요번에는 깨닫지 못한 미천한 중생 본인이 득도 기념주 한잔 공양 할 계획 인데 시간 이 許 할려는지요 ???
맥초이는 다 읽고 1등 했나. 난 헷갈려서 여러번 읽다보니 3등 밖에 못했네. ㅎㅎ
멍후 너 왜 그러니. 사람 얼굴 간지럽게. 아니지 가죽 땡기게 말이야. 그래 목요일날 한 잔하자. 시각과 장소는 목요일 아침에 메일로 보낼께. 오후 중에 기별이 없으면 내 전화하께. 글구 조용할 때 함 평창에 찾아갈께. 가서 맛있는 거 많이 사줄께. 개고기만 빼고.
예전에 울 작은넘이 십만원 하니 십원짜리 동전에 만원 한 장 지폐 + 하데... 정답이지
대부분 알겠지만 우리 T.V 방송 프로그램은 배낀게 많다더라...^^~~
읽었슴.그리고....
어찌 그 아까운 꿀~바른밤을 돌머리에 치라고 말씀하시는거요.꿀 씻어내고 때립시다.
애기아빠, 요즘 바쁘나보군. 맨날 재탕이냐. 물좋은 놈으로 하나 올려라
우린 100,000을 100천원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