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느리작거리는데 8시가 못 되어 병식이가 온다고 전화했다.
병식의 차를 타고 눈에 익은 간전교를 지나 준성리조트로 간다.
간문에 1년 근무한 동안 몇 차례 하천산에 다닌지라 아는체 하지만
버섯 따러 가는 길은 입구부터 다르다.
개울을 건너 산꾼들이 다니는 희미한 길을 따라 간다.
앞선 병식은 낫질로 가지를 자른다.
개울을 건너며 내가 밥을 안먹었다고 하자 어제 싸 준 찰밥을 먹으라고 기다려 준다.
나 혼자 비닐을 잡고 밥을 베어 먹는다.
다시 길을 오르다가 산을 쳐다보더니 이제 길없는 비탈을 올라간다.
6,7부 능선 밝고 너른 곳에 능이가 있을 수 있으니ㅣ 잘 보라고 한다.
건너 능선에서도 사람 소리가 난다.
우린 옆으로 퍼져 낙엽 싸인 비탈을 오르지만 능이는 보이지 않는다.
어느 순간 땅과 구별되지 않게 검은 점이 박힌 능이가 두개 붙어 잇다.
병식이가 따라하고 사라진다.
그러고는 보이지 않는다. 바닥에ㅔ 누운 참나무ㅜ 가지에 조그마한 버섯들이 줄이어 있는데
표고 같다. 비닐 봉지가 찬다.
산을 헤매도 능이는 보이지 않고 이제 두사람도 안 보인다.
어느새 능선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찾다가 전화하니
왼쪽 능선을 따라 내려오라고 한다.
급한 비탈을 미끌어지며 옆능선으로 가니 철수형이 바위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병식이 오후에 일이 있다하여 가자고 하니 내려온댄다.
형은 다 삭아내린 마른 능이를 보여준다.
싸리도 몇 개 들어있다.
올라갔던 길을 만나 오는데 오소리인지 너구리인지 바위 사이에 주둥이를 박고 있다.
차로 돌아와 한참을 쉬고 있으니 병식이 내려온다.
가방을 풀어헤치니 비닐 봉지 세개가 나온다.
형 가방에 전해 주며 나랑 나누라 한다.
산에서 내려오는 부부며 여자들이 스스럼 없이 많이 땄냐고 한다.
화개에서 왔다는 사람들은 장화에 꼬챙이 달린 지팡이까지 들고 온다.
여울목 매운탕과 외곡 하얼빈 짬뽕을 들먹이다.짬뽕도 해장 잘 된다해
그리로 가 해물짬뽕을 먹고 철수형네로 간다.
졸음에 비실거린 날 보고 철수형이 씻고 자고 가라한다.
한시간 가량 잠자고 고속도로 지나 집으로 와 버섯을 손질한다.
석이버섯보다 손질이 훨씬 쉽다. 어머니가 쓰던 대바구니에 담아 널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