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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컨님의 여러 콘텐츠들 중 무지좋을 제일 좋아하는 20대 햄치즈입니다.
몇 년 전 겪었던, 제 인생에서 가장 미스터리했다고 볼 수 있는 경험을 나누고자 이곳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제 주변 친구들한테만 나눠준 이야기였으나, 여전히 지금도 풀리지 않는 것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햄치즈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어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 두서없을 수 있다는 점 양해바랍니다.
때는 2017년 6월 말, 대학생이 되고 난 후 처음 맞는 여름방학 시즌이었기에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잘 놀아야 소문이 날까 고민하던 찰나, 엄마의 잔소리가 귓가에 들리더군요.
대학생 됐다고 놀지만 말고, 영어 공부라도 틈틈이 하라는 말씀이요.
더 이상의 잔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저는 못 이기는 척 토익 학원을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커리큘럼을 가진 학원이 있어, 바로 현장으로 가 수강신청을 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오전 중 먼저 학원에 전화를 하였고, 학원에서 오늘 와서 등록해도 된다, 마침 방학맞이 특별 시즌이어서 할인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마음 먹은 김에, 그날로 학원을 가야겠다 싶어 전화를 끊고 곧바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학원 근처에 도착한 후, 네이버 지도로 정확한 학원 위치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길치인 저는 학원 주변만 뱅뱅 돌뿐 정확히 학원 입구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때는, 6월,,,오후1~2시, 가장 더운 시간대에 밖에서 3~40분을 길찾느라 하염없이 주변만 맴돌다보니 어느새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습니다. 답답함과 짜증 지수가 MAX에 다다를 때쯤, 드디어 학원 입구를 찾아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앞에 엘리베이터 2대가 있었고 그 사이로 층별 안내도가 붙어있더군요.
학원은 4,5층 두 개의 층을 모두 쓰는 듯했습니다.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오늘은 수업이 아닌 수강 등록만 하기로 했으므로, 접수처가 위치해 있는 5층 버튼을 꾹 눌렀습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엘리베이터 안에는 저 혼자였고 중간에 들르는 곳 없이 곧장 5층에서 팅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추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내리는데, 이게 웬걸. 학원이 없는 겁니다. 건물 내부에는 창문이 없었는지 대낮임에도 어두컴컴했고 그나마 복도등 몇 개 덕분에 시야가 확보가 되긴 했습니다.
"엥?"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러다 눈에 띄었던 것은, 제가 가려고 한 아주 작은 학원 '간판'이 벽에 붙어 있었고, 투명 유리로 안이 비춰지던 한 공실(강의실로 추정)은 어지럽게 놓여있던 책상 몇 개와 의자 몇 개들, 그리고 벽에 붙어있던 칠판......누가봐도 오랫동안 관리가 안 되고 방치된 공간이었습니다.
'내가 가려고 한 학원 이름은 맞는데......설마 여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문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었고, 굳이 들어가보지 않아도 그곳은 사람이 지낼 수 없는 공간이었습니다...그리고 두 층이나 쓰는 학원인데 강의실이 달랑 하나만 있는 것도 좀 이상했고요.
그 층에는 이 공실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구석에 계단이 나 있는 비상문만 있었고요.
버튼을 잘못 눌렀나 싶어, 다시금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4층에도 학원 이름이 있었으니, 한 층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4층 버튼을 꾹 누르고 팅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습니다.
다시금 "엥?" 소리가 나왔습니다. 위층처럼 역시나 복도등만 켜진 채 어두컴컴했고, 차이점이 있다면 엘리베이터 문 바로 옆에 성형외과가 운영되는 것은 볼 수 있었습니다.(층별 안내도에도 4층엔 학원과 성형외과가 같이 있었습니다)
'뭐야....' 라는 혼잣말과 함께 슬슬 짜증이 올라오더군요. 몸은 땀으로 샤워를 했지, 학원은 보이질 않지,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면서 대체 뭐가 잘못된 건가, 라는 생각으로 주변을 좀더 보았습니다. 이 층에는 성형외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역시나 구석에는 비상문만 달랑 있었구요.
분명 잘못 온 건 아닐터였습니다. 성형외과는 정확한 위치(4층)에 있었거든요. 제가 가려는 학원만 마치 공중분해된 듯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원이 이사를 했나...? 아님 오늘 영업 안 하나...?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저는 분명 당일 오전에 학원에 전화 문의까지 했는데, 영업을 안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거겠죠.
아예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건물 밖으로 나와봤습니다. 직접 고개를 들어 건물의 간판을 1층부터 세어봤죠. 그러나 몇 번을 세어봐도 그 학원 간판은 당당히(?) 4,5층에 제대로 박혀있었습니다.
한 번 다시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아까 탔던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일부러 똑같은 엘리베이터를 탔고 혹여나 아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학원에 전화하려고 했었습니다.
다시금 5층 버튼을 꾹 눌렀고, 팅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습니다.
웬걸, 문이 열리자마자 보였던 건 학원 내부 자체였습니다. (따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아닌, 학원 내부 안에 엘리베이터 자체가 설치되어있는)
밝은 조명 아래 더러 보이는 학생들,,,TV에서 들리는 CNN뉴스, 와글와글한 분위기 속에서 학원은 멀쩡히 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바로 눈앞에는 접수대도 있었습니다.
다행이라는 마음이 가장 컸고, 얼른 접수대로 가 강의를 신청하였습니다.
지하철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도대체 아까 내가 본 건 뭐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제가 엘리베이터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공간 여행을 잠깐이라도 한 것일까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미스터리했던 일상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