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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는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세네갈을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켜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하지만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서는 단 하나의 승리도 거두지 못하면서 탈락하고 마는 월드컵 예선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부진한 모습은 아주 안 좋은 시기에 나왔다. 왜냐하면 토고는 얼마 후 독일에서 더 강한 상대들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토고는 이번 월드컵에서, 토고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경기를 치루게 된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을 살펴보면, 많은 구조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불과 5개월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아프리카의 기대주였고, 많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에는 마침내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을 제치고 2006년 월드컵에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월드컵을 불과 몇개월 남긴 상황에서 그들은 부진의 늪에 빠졌고, 감독의 갑자기 교체되어 버렸다.
토고의 축구 역사는 그리 화려하지 않다. 그들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예선 조차 통과해 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그들이 월드컵에 진출한 것은 놀라운 성과였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걱정거리는 과연 그들이 프랑스와 같은 강한 팀을 세계무대에서 상대할 수 있는지이다.
그들은 공동으로 치뤄진 2006년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과 월드컵 예선을 2004년 6월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예선이 끝났을 때, 그들은 세네갈보다 승점 2점차로 앞서, 조 1위로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과 월드컵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들은 총 10경기 중에서 7경기를 이겼고, 2경기는 비겼으며 한경기만 패했을 뿐이었다.
이것은 세계 무대를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경험이 없는 그들이 같은 조의 세네갈과 잠비아를 누르고, 좋은 성적을 낸 것이기에 매우 놀라운 기록이다. 그들은 모두 20골을 넣었고, 그 골들중 11골은 엠마누엘 아데바요르에게서 나왔다. 그들이 올린 성과는 축하 받기에 마땅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놀라운 실력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급속도로 무너질 것이라는 조짐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을 준비할 당시부터 나타났다. 그들은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뤘고, 두경기 모두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나 이것은 그들이 월드컵에 진출을 확정 지은 지 불과 2개월도 되지 않는 시간에 나타난 변화였다. 그들의 월드컵 조예선 마지막 경기는 2005년 10월에 있었고, 그들은 2005년 12월부터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1월에 그들은 이란에서 열린 4개국 축구 대회에 출전했다. 참가 팀들은 이란, 파라과이, 마케도니아와 그들이었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선수였던 아데바요르는 부상으로 인해 대회에 소집되지 않았었다. 토고는 첫경기에서 파라과이에게 4-2로 패했고, 이란에게도 2-0으로 지고 말았다.
토고를 월드컵 첫 출전으로 이끈 것을 인정받아, 2005년 아프리카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토고의 前 감독인 스테픈 케시는 토고 축구 협회의 준비가 소홀했다며 토고축구협회를 비난했다.
그들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이 시작하기 2주전에 가진, 기니와의 평가전에서 그들에게 1-0 으로 패배하여 다시 한번 쓴 맛을 보아야 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나타난 결과는 더욱더 참혹했다. 그들의 경기 내용은 월드컵 지역예선 때와 비교했을 때 너무나도 달랐다. 그들은 B조에서 앙골라, 카메룬 그리고 콩고와 함께 속해 있었고, 그들은 승점 1점을 올리지도 못하고 말았다. 그들은 콩고에게 2-0, 카메룬에게 2-0 그리고 앙골라에게 3-2로 패하고 말았다.
케시는 첫 경기를 치루고서 선발명단에서 제외되었던 토고의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와 한차례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곧 의견차이를 좁히고 화해하였지만 이 점 역시 토고축구협회가 케시 감독을 해임시켰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감독을 경질하였던 결정은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
한편, 수비수 에릭 아코토를 비롯한 토고의 몇몇 선수들은 케시 감독의 사임에 대하여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그의 복귀를 주장하였지만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케시 감독의 해임으로 일어난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그가 떠나기 전에 친선경기 일정을 제대로 짜놓지 못하게 되면서 월드컵 본선에 앞서 많은 경기 경험을 쌓지 못하게 된 것이다.
토고에는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지 않으며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월드컵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본선에 앞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팀 조직력을 구축하는 것일텐데 현재 상황으로서는 조금 어려워보인다.
새로이 토고 감독을 맡게 된 독일 출신 오토 피스터(67)는 콩고 공화국, 가나의 감독을 맡았었고 이집트와 튀니지에서도 스탭으로 활약을 하는 등 아프리카 축구를 잘 알고 있는 감독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월드컵까지의 준비기간이 너무 짧고 눈에 띄는 경험이 없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토고축구협회장 락 가싱베는 “우리가 감독을 해임시켰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0년 네이션스 컵 이후 챠닐 바나(토고)를 2004년에는 안토니오 듀마스(브라질)을 해임 시킨 적이 있었지요. 때문에 이번 케시의 해임은 그다지 야단법석 떨만한 일은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그들의 결정에 대하여 확고한 자세를 보였다.
어쨌든 토고는 이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6월 첫 경기를 갖게 되며 그 이후에는 스위스와 예전 토고를 식민지배하였던 프랑스와 맞붙게 된다.
월드컵은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며 토고축구협회는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가 철저히 진행 되어야 하며, 선수들의 책임감과 팀의 실력도 성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물론 운도 따라주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생긴, 정신적인 공황과 자신감 상실을 이겨내는지 일 것이다. 자신들이 얼마나 좋은 실력을 가졌는지 독일에서 한번 증명해 보아라! 하지만 최근 그들의 모습을 보면, 이 모든 것들은 불가능해 보인다.
골닷컴 아프리카 이브라힘 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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