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이혜원씨 교회에서 금식 기도중
“‘골을 넣어 달라’는 약속을
지켰네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입니다. 정말 사랑해요.”
지금 한국에서, 아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는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씨(23)일 듯하다. ‘테리우스’ 안정환이 미국전에서 골을
터뜨린 10일,이씨는 대구 월드컵경기장에 없었다. 여느 날처럼 오전에 교회에서 금식기도를 올린
뒤 서울 집에서 TV 앞을 지켰다.
이 씨는 남편의 간곡한 만류 때문에 운동장을 찾지 못했다.
안정환은 “국민들의 반미 감정도 높고 테러 위험도 있다고 한다. 괜히 고생할 필요 없다”며 아내의 발길을 막았다. 대신 “TV로라도 골
넣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 줬고, 이 씨는 그라운드를 질주하며반지에 입을 맞추는 자랑스런 남편의 모습에 눈물을 글썽였다.
이씨는 어머니(전봉숙 씨)와 함께 지난달 초부터 금식 기도를 하고 있다. 매일 반나절 동안 음식을 입에 대지 않고 서울 중앙 침례교회에
다니며남편과 한국축구가 월드컵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게 도와 달라고 기원해 왔다. 하늘도 무심치 않았던 모양이다.
월드컵 대표 발탁이 불투명해 안정환이 안절부절 못했을 때 이 씨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고 늘 가정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 그렇게 신혼 부부의 애를 태웠던
히딩크 감독이 이제는 고맙기만 하단다.
“다른 선수들 모두가 잘 도와 줘서 골을 넣은 것 아니겠어요? 대표팀
파이팅! 히딩크감독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