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소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0~15년 후 시장의 모습은 어떨 것인가?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가 이와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그만큼 논쟁도 치열하다. 랩 그로운 재고 보유에서 랩 그로운 스톤의 소비층, 앞으로의 취급 여부에 이르기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업계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보다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해서 짐니스키는 “한 걸음 물러서서 장기적인 미래의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 지를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초 발표된 짐니스키의 보고서 ‘성숙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의 모습에 관하여’는 짐니스키가 생각할 때 10~15년 후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이 갖추어야 할 4가지 특징을 다루고 있다. 먼저 무제한 공급이다. 짐니스키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주얼리용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은 2018년부터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에 드비어스 그룹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브랜드 라이트박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짐니스키는 생산이 2020년대 말까지 계속 증가해서 2030년에는 연 생산량이 2500만 캐럿(멜리 사이즈 제외)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당한 증가지만 천연 다이아몬드 생산량과 비교할 때는 여전히 적은 비율에 불과하다. (2021년 천연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1억2000만 캐럿을 기록했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오랜 연마 중심국인 중국과 인도가 랩 그로운 사업에 뛰어 들었으며, 앞으로 최대 생산국 지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생산이 증가하고 품질 또한 꾸준히 향상됨에 따라 짐니스키가 주장하는 두 번째 특징도 실현이 가능해졌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성숙해져서 스톤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고품질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게 되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감정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감정서가 사라지고 공급이 상승하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랩 그로운 스톤의 가격은 이미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에 있다.)
짐니스키에 따르면 2018년 중반에 브랜드 없는 1캐럿, G 컬러, VS1 등급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소매가격은 3,625달러였다. 반면 같은 사이즈와 등급의 천연 다이아몬드는 6,600달러에 판매됐다. 현재 같은스펙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소매 가격은 1,615달러, 천연 다이아몬드의 소매 가격은 6,705달러다. 가격이 계속 하락하리라는 예상을 전제해야 나머지 두 가지 특징의 현실화가 가능해진다.
세 번째 특징은 브랜드 구축 및 디자인 저작권, 네 번째는 맞춤형 셰입과 컬러다. 그간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럭셔리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비즈니스 포지션으로 정한 주얼리 업체들이 있다.
짐니스키는 “고급스러움과 희귀성을 추구함에 있어 상품을 천연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예로 들어 보자. 에르메스는 가방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을 제한한다. 이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버킨백은 현재 리셀 시장에서 최소 수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만일 에르메스가 매우 특별한 리미티드 에디션 랩 그로운 반지를 선보이게 된다면 소비자들은 이 반지가 ‘에르메스’라는 점을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반지에 세팅된 스톤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라는 점은 그 다음이다. 장기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상품은 고가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다.”라고 말했다.
짐니스키는 하지만 ‘브릿지’ 카테고리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가 더 큰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 카테고리란 가격은 저렴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와 연관된 상품을 말한다. 짐니스키는 참(Charm) 상품으로 유명한 판도라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라인 ‘판도라 브릴리언스’가 한 예라고 말했다. 영국에서의 파일럿 마케팅을 통해 셀프 구매수요 보다 선물용 수요가 높다는 결론을 내린 판도라 브릴리언스는 미국 시장 진출 준비를 마치고 지난 8월에 미국에서 론칭했다. 이 라인은 스털링 실버 제품 33종과 14K 골드 제품 14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300달러부터 시작된다.
짐니스키는 “판도라는 성공을 거둘 것이다.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고객과 유통 라인을 확보해 둔 상태이며, 가격 포인트도 적당하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판도라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업체들보다 우월하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구축과 함께 네 번째 특징인 맞춤형 셰입과 컬러 역시 랩 그로운 시장의 미래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맞춤형 셰입과 컬러는 스톤의 가격이 하락하고 품질이 평준화되는 가운데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제조업체들이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선택하게 될 방향이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경우 가격이 낮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천연 다이아몬드로는 시도해 볼 수 없었거나 경제성이 없었던 방식을 실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미 몇몇 업체가 일부 실험적인 셰입과 컬러를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2018년에 애플의 조너선 아이브와 마크 뉴선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제조업체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와의 협력 하에 다이아몬드를 조각해 만든 반지를 선보였다.
또한 스와롭스키는 2020년 초에 창의적인 이름을 붙인 다양한 컬러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런칭했다.
짐니스키는 “앞으로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모든 셰입의 다이아몬드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다윗의 별, 십자가, 고양이컷도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 National Jeweler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