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삼보 에버라텍 TS-510을 비롯한 15인치 대 노트북의 용도는 일반 작업용인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데스크톱PC 대신에 게임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지만, 조립PC가 발달한 국내에서는 그러한 용도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15인치 대 노트북의 일반적인 용도는 가정과 직장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워드프로그램, 인터넷검색, 쇼핑몰이용, 사진편집, 동영상 감상 정도다. 직장이라면 ERP프로그램, 렌더링, 인코딩 작업이 추가 될 것이고, 남성 사용자들 중 일부는 외부로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모바일PC로 11~13인치 대 노트북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발자나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사용자는 14~15인치 제품을 선호한다. 그들은 무겁고 크더라도 키보드가 작아서 사용이 불편한 것보다는 낮다고 생각한다.
15인치 대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주요 요구 사항들을 나열 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성능이 좋아야 한다. 그렇다고 고성능일 필요는 없다.
2. 디자인은 평범해도 상관없다.
3.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4. 키보드가 크고 사용이 편해야 한다.
5. 화면은 밝고 선명해야 한다.
6. 웹캡이나 블루투스는 거의 필요하지 않다.
7. 가격 대 성능비가 좋아야 한다.
8. 배터리는 두 시간은 쓸 수 있다면 좋겠다.
9. 아무리 무거워도 3키로는 넘는다면 짐이다.
10. 저장 용량은 320GB는 넘어야 한다.
11. HDMI 단자가 있는 제품보다 USB포트가 많은 것이 좋다.
12. 두께는 너무 두꺼우면 예쁘지 않다.
13. 오래 써도 질리지 않고 고장이 나지 않길 바란다.
요구 사항들은 PC를 주로 사용하는 20대에서 30대 남녀 각 세 명씩 인터뷰한 내용을 취합한 것이다. 중복되는 내용도 있고 서로 반대되는 내용도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PC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라서 가격대비 성능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데스크톱PC 대용의 메인PC라고 해도 노트북인 만큼 모바일, 즉 이동성도 요구하고 있다.
이동성은 특히 남성 사용자들이 많이 요구하고 있는데, 여성 사용자들은 2kg이 넘으면 가지고 다니지 않는 반면에 남성들은 조금 무거워도 화면이 큰 쪽을 선호했다. 남성 세 명 중 한 명은 개발자, 한 명은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는 마케터라는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리포트를 많이 작성하는 학생이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무게와 이동성의 상관관계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사용상의 편의성과 이동성의 관계는 남성 사용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답한 노트북 사용자들은 에버라텍 TS-510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을까?
공통된 의견은 디자인이 지나치게 무난하고 큰 장점은 없다는 것이었다. 최신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탑재해서 성능은 좋겠지만, 디자인은 평범하다는 평이 많았다. 또,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타사 제품들에 비해서 크게 싼 편도 아니라고 했다.
디자인에 대해 평가가 좋지 못한 이유는 응답자들이 PC사용량이 많고 나이가 젊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키보드나 팜레스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 했지만 외관이나 두께 부분은 점수가 낮았다. 데스크톱PC 케이스도 튜닝을 하는 시대에 너무 무난한 검은색 하이그로시 코팅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남성 사용자들은 14에서 15인치 노트북을 외부에 가지고 다니기도 하는 탓에 디자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TS-510을 데스크톱용 노트북PC만으로 기획한 점을 사용자들이 알리도 없고 설령 안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디자인 부분은 호감도를 떨어뜨리고 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64bit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호감은 보였지만 그 이상의 반응은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호환성. 응답자들의 직업이 작곡가, ERP담당자, 웹 개발자들과 같이 고성능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그리고 많이 다루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현실적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이 사용하는 프로그램 중에 64bit를 지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사용하고는 싶지만 프로그램의 안정성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아래 설문은 14에서 15인치 노트북을 소유하고 있는 20대에서 30대 남녀 각 세 명에게 질문한 내용이다. 질문은 각 인터뷰이에 맞추어 선별했다.
사례1. 32세 여성 웹 운영자
질문 : 15인치 소니 노트북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
- 디자인이 예뻐서 샀다. 핑크색을 좋아하는데 당시에는 다른 브랜드에서 핑크나 흰색 15인치 노트북을 출시하지 않았었다.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라 불리는 소니만의 독특한 키보드도 선택의 원인 중 하나다. 키감이 좋고 타이핑 소리가 시끄럽지 않아야 하는데 일반 노트북은 키감이 별로 좋지 않았다. 오직 소니만이 원하는 기준을 모두 만족 시켜 주었다.
질문 : 소니 노트북은 성능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은가?
- 정말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필요 없는 기능도 많아서 가격이 더 올라간 모양이다. 게다가 운영체제는 윈도우 비스타다. 프로세서가 인텔 듀얼코어로 준수한 편이지만 비스타를 돌리려다 보니까 계속 느려지고 있다.
중고로 판매 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최근 2년 사이에 15인치 노트북이 많이 출시되는 바람에 중고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그냥 평생 쓸 생각이다.
사례2. 30세 남성 프로그래머
질문 : 15인치 HP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는데, 무겁지 않은가?
- 회사에서 지급받은 노트북이다. 실제로 써보면 성능도 좋고 화면이 커서 작업이 편하다. 키보드도 풀사이즈라서 타이핑도 일반 키보드와 비교해도 불편하지 않다.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가지고 다니다 보면 금세 무거운지 모른다. 작고 가벼운 제품보다 화면이 크고 키보드 사용이 편리한 제품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작업할 때도 좋다.
질문 : 상판이 180도 가량 움직인다. 두께도 15인치치고는 얇은 편이다. 사용에 도움이 되는가
- 화면 각도를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점은 정말 편리하다. 책상에서 쓸 때는 도킹스테이션을 이용하여 키보드도 연결해서 사용한다. 외부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화면 각도를 여러 가지로 변화시켜야 한다.
두께가 얇은 점은 이동시에 도움이 된다. 같은 15인치 노트북이라고 해도 배터리 크기도 작고 전체적인 두께도 얇아서 회사 외부로 나갈 때는 부담 없이 가지고 간다. 배터리는 두 시간 가량 사용이 가능하다.
사례3. 28세 여성 회사원
질문 : 집에서만 쓸 용도라면 14인치 노트북을 구매한 이유가 무엇인가?
- 데스크톱PC 대신에 14인치 노트북을 샀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았다. 인텔 듀얼 코어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을 구매했다. 이렇게 저렇게 따져 보니까 동일한 성능의 데스크톱PC와 비교해서 10만 원 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구매한지는 2년이 지났지만 인터넷이나 이메일, 동영상을 보는 등 주로 사용하는 작업에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질문 : 회사에서는 19인치 LCD모니터에 데스크톱PC를 사용하는데 집에서는 14인치 노트북을 쓴다면 불편하지 않은가
- 한동안 불편했다. 작은 화면은 작업 시에 상당히 불편했다. 특히 풀사이즈 키보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키보드에 비해 작은 크기의 노트북 키보드는 적응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키보드를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 중이다. 마우스는 노트북을 살 때 같이 껴 주더라. 결국 키보드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만 빼면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사례4. 32세 남성 작곡가
질문 : 14인치 MSI 노트북을 사용 중인데 그 제품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 가격대비 성능 때문이다. 노트북은 데스크톱PC 만으로는 작업량이 버거울 때 멀티테스킹을 위해 사용한다. 쿼드코어에 메모리는 4GB로 렌더링을 거의 매일같이 돌린다.
집에서 작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모두 소화해 내고 있다. 데스크톱PC가 워크스테이션 수준이지만 여러 가지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공간도 협소하고 추가로 쿼드코어 수준의 장비가 필요해서 14인치 노트북을 마련했다. LG, 삼성을 비롯한 메이저 브랜드는 모두 가격이 너무 고가였다. MSI 노트북은 성능은 전혀 뒤처지지 않으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구매하게 됐다.
질문 : 상당히 전문적이고 고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데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4GB 메모리로 충분하다는 말인가
- 충분하다. 그래픽 작업을 많이 한다면 모르겠지만 믹싱이나 마스터링 등을 할 때는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효율이 중요할 뿐이다. 운영체제까지 64bit로 사용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64bit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서 32bit 윈도우XP를 쓰고 있다. 또, 작업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안정성이다. 빨리 되면 좋겠지만 간혹 PC가 뻗어버리는 일이 있기 때문에 무리할 필요는 없다.
사례5. 28세 여성 직장인
질문 : 일주일 중 야근 하지 않는 날이 없을 만큼 일이 많다면 집에서 노트북PC는 주로 어떤 용도로 사용 하는가
- 인터넷 검색 조금하고 영화나 드라마 다운로드 받아서 본다. 가깜은 인터넷 쇼핑도 한다.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클라이언트와 이메일을 주고받아야 하는 일이라서 평일에는 PC를 켤 일도 없다. 자취한지도 오래 돼서 PC가 차지하는 공간이 크면 짐을 둘 곳이 없어서 노트북을 샀다.
질문 : 공간 활용도가 중요하다면 화면이 더 작은 제품도 있었을 텐데
- 화면이 너무 작으면 키보드도 작고, 밖에 가지도 다닐 것도 아니라서 그렇게 까지 작을 필요는 없었다. 15인치 노트북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노트북이 예뻐야 할 필요도 없어서 지금도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다. 단지 노트북화면이 움직이는 각도가 작아서 침대나 책상에 두고 화면을 움직이면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사례6. 32세 회계담당 남성 직장인
질문 : 직장에서 지급받은 노트북PC를 사용중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일반 업무에 있어서도 성능이 중요한가?
- 성능이 무척 중요한 요소다. 회계부서에서 일한다고 하면 프로그래밍과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고도화된 회계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조직하고 실제로 만들어서 운용하는 일을 하고 있다.
회사에서 인텔 코어i5 프로세서가 장착된 노트북PC를 지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간혹 듀얼코어 프로세서 정도로는 구동시간이 오래 걸려 답답할 때가 있을 지경이다. 노트북의 무게나 디자인 등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프로젝트 때문에 지방이나 해외로 출장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데스크톱PC를 사용할 수는 없다. 화면이 작으면 사용이 불편해서 최소 14인치 이상을 선호한다.
질문 : 본인이 직접 구매한다면 어떤 종류의 노트북PC를 구입할 생각인가?
- 회사에서 계속 노트북을 지급받아 사용해서 집에 있는 데스크톱PC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펜티업 급으로 엄청난 구형이다. 최근 새로 구매하고 싶긴 하지만 원하는 사양은 대부분 100만원 수준으로 가격적인 부담이 있다.
만약 구매하게 된다면 인텔 코어i5나 최소한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15인치 노트북을 생각하고 있다. 이동을 주로 자가용으로 하기 때문에 무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안정적인 성능과 큰 화면, 편안한 키보드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격은 80만원 수준이라면 좋겠다. 욕심인가?(웃음)
인터뷰의 내용을 정리하여 총평하자면 다음과 같다.
가격대비 성능 : 뛰어나지만 인상적이지는 않다. 비슷한 가격과 성능의 제품이 이미 많이 출시되었다.
외관 디자인 : 너무 평범하고 두께도 두꺼운 편이다. 단단한 느낌을 받을 수 없는 부분도 아쉽다.
화면 크기와 키보드 : TS-510의 정체성과 가장 어울리는 부분이다. 매우 훌륭하다.
64bit 지원 여부 : 관련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호환성 여부가 걱정이다.
점수를 준다면 : TS-510에 점수를 매겨본다면 7.5점 정도 되겠다.
구매여부 : 100만원 정도가 주어진다면 구매 여부는 반반 정도다. AS는 좋지만 디자인이 매력적이지 못하다.
노트북PC를 가장 많이 구매하여 사용하는 계층에 인터뷰한 결과를 요약해 보니 의외의 결론이 나왔다. 성능은 만족스럽지만 디자인이 구매에 가장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소니는 물론이고 HP나 MSI 등에 비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평범하다는 점. 여성 사용자는 더 예쁜 것을 원하고, 남성 사용자들은 더 기계적이고 샤프한 디자인을 원했다. 배터리도 2시간 정도 쓸 수 있기를 바랬지만, TS-510은 한 시간을 조금 넘기는 수준의 실사용 시간을 지원한다.
TG삼보 에버라텍 시리즈가 향후 수정해야 할 방향은 명확해 보인다. 15인치급 데스크톱 대용 노트북이라고 해서 디자인을 평이하게, 배터리를 장식품 정도로 출시한다면 경쟁력이 없다. 더 샤프하고 단단한 디자인을 혹은 그와는 반대로 더 예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뽑아내야 한다. 두께도 좀더 얇게 만들어야 한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가격대비 성능비가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현 시점에서 비슷한 가격과 성능을 가진 제품들이 많이 선보였다. 결국, '디자인이 경쟁력'이라는 21세기 산업계의 화두는 여기서도 정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