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자문위원회, 만장일치(16:0)로 유전자요법 럭스터나의 효능 인정 @ cdn.sci-news.com
미 FDA 자문위윈회는 FDA에게 '유전자변이로 인한 질병에 대한 유전자치료법'을 최초로 승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지난 10월 12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유전성 실명의 일종을 치료하는 방법의 혜택이 위험을 상회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FDA가 자문위원회의 지침을 따를 의무는 없지만, 종종 따르기도 한다. 문제의 유전자치료법은 보레티젠 네파보벡(voretigene neparvovec)이며, 상품명은 럭스터나(Luxturna)이다. 이 치료법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년 1월 12일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수익성이 좋은)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유전자치료법이 승인을 받기를 학수고대해 왔다. "럭스터나는 그런 치료법 중에서 처음으로 효능을 인정받았다. 바야흐로 유전자치료법의 전망이 점점 더 밝아지고 있다"라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마크 케이 박사(유전학)는 말했다. 유전자 대체(gene replacement)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소재 스파크 세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가 개발한 럭스터나(Luxturna)는, RPE65라는 유전자 두 개가 변이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 변이는 눈이 빛에 반응하는 능력을 손상시켜, 궁극적으로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를 파괴하게 된다. 럭스터나는 정상적인 RPE65 유전자가 적재된 바이러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바이러스를 눈에 주입하면, 유전자가 발현되어 정상적인 RPE65 단백질을 공급하게 된다. 스파크가 31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치료받은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특별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1). 이러한 향상은 동사(同社)가 데이터를 수집한 기간 동안 줄곧 유지되었다. 그에 반해 대조군은 전반적으로 시각이 향상되지 않았다. 이러한 임상시험 결과는 FDA의 자문위원회로 하여금 "치료의 혜택이 위험을 상회한다"는 만장일치(16: 0) 결론을 내리게 하는 데 충분했다. 꽃길 → 흙길 → 꽃길 FDA 자문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연구자들의 20년간에 걸친 피눈물 나는 노력에 던진 찬성표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에만 해도, 유전자치료법 분야는 후끈 달아올랐다. 젊은 사람들을 그 분야에서 빼내는 것은 불가능했고, 모든 이들이 그 분야에 들어가기를 원했다"라고 보스턴 소아병원의 과학책임자(CSO) 데이비드 윌리엄스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한 임상시험에 등록된 소년이 사망하고 나서(참고 2), 면역장애에 걸린 어린이를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치료법을 사용하면 백혈병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3). 그러자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일부 학자들은 유전자요법을 경멸하기 시작했다. 2012년 유럽의 보건당국이 그런 치료법 중 하나(심각한 췌장염을 초래하는 질병)를 승인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유전자치료법의 작동을 의심했다. (이 치료법을 개발한 업체는 10월 25일 시한이 만료되더라도 라이센스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한 동료는 케이 박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매우 영리하므로, 이 분야에서 일하지 않을 거야. 그건 사이비 과학(pseudoscience)이거든!"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유전자치료법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유전자 셔틀로 작용하는 전달체(vector)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새로운 임상시험들이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하자(참고 4), 제약사들은 희귀 유전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참고 5). 그렇게 되자 약삭빠른 투자자들도 다시 돌아왔다. "최근 유전자치료법의 전달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공급 물량이 달려, 임상시험에 필요한 시약 중 일부를 구하려면 18개월~2년 동안 기다려야 한다"라고 윌리엄스 박사는 말했다. 신중한 기대 지난 몇 년 동안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유전자치료법은 혈우병, 겸상적혈구빈혈, 비스코트-올드리치증후군(Wiskott–Aldrich syndrome: 면역장애의 일종) 등 광범위한 질병에 대해 가능성을 보였다. 10월 4일, 윌리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대뇌부신백질이영양증(CALD: cerebral adrenoleukodystrophy)에 대한 면역치료법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참고 6). ALD는 신경계와 부신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질병인데, 보고서에 따르면 "치료받은 17명의 어린이 환자 중 15명에서 시험기간(약 2년) 동안 질병의 진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편 FDA는 8월 30일,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암과 싸우게 하는 최초의 유전자치료법을 승인한 바 있다(참고 7). CAR-T라는 이 치료법은 럭스터나와 달리 질병을 초래하는 특정 변이를 겨냥하지 않고, 환자에게서 채취된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한 후 환자에게 재주입한다. 연구자들이 'FDA 자문위원회의 럭스터나 지지'를 일컬어 '기념비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유전자치료법의 일반적 개념은 질병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대체하거나 보충하는 것인데, 럭스터나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라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매튜 포르테우스 박사(소아혈액학)는 말했다. 그러나 럭스터나는 '진정한 유전자치료법'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시력을 개선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바이러스가 정상적인 RPE65 유전자의 발현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지, 다시 말해서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건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라고 케이 박사는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CALD에 대한 면역치료법은 뇌에서 질병의 효과를 지연시키지만,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 나중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치료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유전자치료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려면, 아직도 굵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를 계속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그런 문제들이 해결될 거라고 본다"라고 케이 박사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Russell, S. et al. Lancet 390, 849–860 (2017); http://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7)31868-8/fulltext 2. https://www.nature.com/doifinder/10.1038/534590a 3. https://www.nature.com/nature/journal/v420/n6912/full/420116a.html 4. https://www.nature.com/doifinder/10.1038/526487a 5. http://www.nature.com/doifinder/10.1038/508016a 6. Eichler, F. et al. N. Engl. J. Med. (2017); http://dx.doi.org/10.1056/NEJMoa1700554 7. http://www.nature.com/news/engineered-cell-therapy-for-cancer-gets-thumbs-up-from-fda-advisers-1.22304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84988)
※ 출처: Nature http://www.nature.com/news/fda-advisers-back-gene-therapy-for-rare-form-of-blindness-1.22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