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룰 주제가 너무 많아서 쉴 틈이 없다. 그래도 오늘 이것까지는 써야겠다. 얼마전 서프라이즈의 논객 장신기와 안티조선 운동의 효율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처음에는 조선일보 하나만을 화끈하게 두들겨 패서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로 하여금,
나, 착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세상이 착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질 않는다. 이상록 너 잘못 걸렸다. 너 때문에 안티동아 시작할 것이니 니네 회사 망하면 니가 책임져라.
"저렇게 사기극 벌이는 신문은 맞아죽는구나."
이런 교훈을 주자는 의미가 바로 안티조선 운동이었다. 그런데 운동세력의 전술적 실책인지 아니면 조중동의 인맥 네트워크의 힘인지 몰라도 이 운동은 조중동 때려잡기 운동으로 확장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운동의 세력이 확장된 만큼 적의 세력도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선일보가 조금이라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엄청난 흑자 기조를 유지한 채 오히려 증면과 물량을 퍼부으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사실 매년 10% 이상 감소하는 신문시장의 부수를 생각해 보면 오히려 한경대라는 개혁적인 신문사들이 훨씬 위험한 상태이다.
물론 너무 조급할 것은 없다. 어차피 대세는 기울었다. <조선일보>의 물량공세도 그들이 초조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조선일보>는 어차피 망한다. 가치를 담지 못한 채 물량으로 승부하는 신문사는 현대의 미디어 시장에서는 과거의 공룡처럼 사라질 것이다. 자기들이 아무리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었다 해도 200만명 이상의 독자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편집은 앞으로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지하철에서 공짜로 뿌리고 있는 메트로가 사세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로 승부해대던 조중동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가치없는 공산품을 대량으로 찍어대던 대형 신문공장 <조선일보>는 분명히 망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시기를 더 앞당기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가급적 조중동 중에서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건 건지는 것이 이 시대의 개혁의 방향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운동 흐름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른바 안티동아 운동이다. 차라리 조선일보는 그냥 사람 취급하지 말자. 걔들이 뭘 하든 말든 아예 무시하다가, 정말 더 이상 쓸 글이 없을 때, 수구꼴통 젊은 기자 하나 잡아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패버리자.
그리고 운동의 주타겟은 안티동아로 잡아보자. 동아일보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면 안티조선과는 분명히 다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첫째, 동아는 조선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노조가 활동한다. 조선의 노조가 구사대 수준이라면 동아의 노조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동아의 기자들은 동아가 범죄를 저지르면 가끔가다 책임을 지고 사표를 쓰기도 한다. 반면 조선의 기자들 중 그런 기자는 지금껏 단 한 명도 없었다. 안티동아 운동은 동아일보 내부의 개혁성향의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지도 모른다.
둘째, 동아는 조선과는 달리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동아 불매운동과 동아 광고주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들어가 매출액을 10%만 떨어뜨리면 동아의 경영자들부터 흔들린다. 특히 동아일보 자회사인 동아닷컴은 더 위험하다. 조금만 더 치면 부도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제대로 한 번 해보면 중앙일보와 조동을 분리시킬 수도 있다. 어차피 안티조선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조선일보>의 특집 보도에 따른다 할지라도 국민의 50%가 안티조선운동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러니 이것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동아일보에 공격을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중앙 하나만 빠지게 된다. 조중동 묶지 말고 전략적으로 동아만 쳐서 중앙으로 하여금,
"잘 하면 우리가 1등을 굳히겠다."
이런 모험정신을 갖게 할 수 있다. 정말 중앙이 판매부수와 매출액에서 1등하면 1등 하도록 내버려두면 된다. 어차피 신문시장은 앞으로 판매부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콘텐츠의 가치로 평가하는 흐름이 형성될 것이니까.
넷째, 최근 동아일보의 논조는 조선일보보다 더 위험하다. 조선일보가 악의적으로 뒤틀기, 뒤에서 물어뜯기 전략을 펼친다면 동아일보는 없는 말 지어내기,있는 말 바꿔치기 전략을 펴고 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악질적인가? 최소한 현재 조선일보는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동아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김두관 행자부 장관에 대한 보도는 남해신문, 민언련, 바지련의 성명을 보니 거의 조작극 수준이다. 이것은 아직 정확히 판명되지 않았으니 다음에 논의하자. 그러나 어제 동아일보의 이상록 기자의 강금실 장관에 대한 보도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검찰인사권’ 소신 바뀐 康법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가 2001년 11월 함께 ‘검찰개혁 의견서’를 발표할 당시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이 “검찰 인사권은 검찰총장에게 줘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놓았던 것으로 9일 밝혀졌다.
강 장관은 최근 검찰 인사 파동을 계기로 ‘검찰 인사권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고 못박고 있어 당시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펴고 있다.
강 장관은 이 의견서에서 “검찰총장은 국회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고 검사장이나 기타 검사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총장이 임명해야 한다”며 “검사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더라도 보직권은 검찰총장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견서는 △직급별 검사와 변협 추천 인사, 시민단체 인사로 구성된 인사위원회 설치 △검사 항변권 인정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인사 파동과 관련해 평검사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상당부분 포함하고 있다.
강 장관은 9일 “당시 나는 민변에서 일하면서 소수의견으로 검찰총장에게 검찰 인사권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지금 민변 부회장의 자격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이상록 기자는 분명히 어제 토론을 봤을 것이다. 강금실 장관은 "나는 민변시절에 검찰에 인사권을 주지 말자는 소수의견을 냈고 지금도 그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들은 나는 정녕 환청을 들었단 말인가? 토론 내용 전체를 속기한 오마이뉴스 기자도 환청을 들었던 말인가? 아니 그 토론을 녹음한 녹음기가 환청을 들었던 말인가?
나는 이 부분에서 이상록 기자라는 사람이 좀 궁금해진다. 카인즈 검색을 해보니 세상에 나보다 딱 두 살 더 많은 새파란 젊은 기자이고, 심지어 2001년도까지는 한겨레신문 민권 사회 기자 출신었다. 더구나 한국신문상 수상도 받은 1류 기자였던 것이다!
1류 기자 이상록 기자가 어찌하여 강금실 장관의 두 문장마저도 반대로 알아듣는 저능아적 청취력을 지녔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말 너무 긴장해서 못 알아들은 것인지, 아니면 자신은 제대로 알아들었는데 약간 헛갈린 청취자들의 허술함을 이용해서 한번 국민사기극을 해본 것인가?
어찌되었든 이상록 기자라는 사람은 안티동아를 해볼까 하던 나의 생각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뭘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시작한 마당에 동아일보에 선물 하나 주며 이 글을 맺을까 한다. 동아닷컴에 실린 현대백화점 배너 광고이다. 널리 널리 홍보해주었으면 좋겠다. 덧붙여 1류 기자 이상록 기자의 프로필도 소개한다.
아, 강금실 장관과 법무부는 최소한 정정보도 요청, 이왕이면 허위사실 유포로 이상록 기자를 고발하기 바란다. 정권 초기에 이런 것 바로 잡아놔야 나중에 편하게 활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