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이제 뒷걸음질을 멈추고 앞으로: 고속철도 통합에 부쳐
오늘부터 고속철도 KTX-SRT가 한국철도 코레일로 통합 운행된다.
그 결과 KTX 요금이 10% 인하되고, 좌석공급이 매일 1만 5천석 늘어남으로서 국민의 고속철도 이용 편익이 개선된다. 고속철도 표 구하기가 어렵고 고물가에 생활고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단비같은 소식을 들려주기 전까지 수서고속철도 민영화에 실패하자 허울좋은 철도경쟁체제라는 이름으로 10년간 철도 행정의 시행착오를 낳은 국토교통부의 잘못이 있다. 실제로 수서고속철도라는 가짜 경쟁을 부추겨서 만든 것은 2개의 예매 어플리케이션 정도다. 한국과 같이 폐쇄된 철도망을 가진 국가에서 유럽 같은 경쟁철도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관료들과 이에 영합한 일부 철도 전문가들의 망상에 불과했다. 하나의 철도가 가진 약점이 억지 분리를 통해서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사후 정산서를 꼼꼼히 따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이에 대한 사과나 책임은 고사하고 유감 표명도 앞으로 이런 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없다. 구속, 해고, 손해배상의 희생을 감수하고 몇 차례의 총파업을 통해 잘못된 정부 정책을 바로 잡은 철도노동자와 이를 지지 연대해준 국민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나 조명도 없다. 나아가 단순히 기관의 통합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철도공단과의 분리, 즉 상하 분리다. 정부의 재정으로 철도를 건설하는 국가철도공단은 오로지 한국철도공사의 철도사용료로 유지하는 기관이다. 원래 건설과 운영이 한 데 있었던 것을 1997년 공기업 민영화 방안으로 운영 부문을 분리해 주식회사로 매각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국가 재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건설부문을 떼어낸 것이 현재의 국가철도공단이다. 지금 현재 과연 두 기관의 분리가 어떤 사회적 편익을 만들어 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억지스러운 기관의 분리가 아니라 공공교통 공기업인 철도공사의 내외부 거버넌스를 어떻게 개선하고 다시 국가 철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지금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를 제외한 광역철도를 억지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관행이 유지된다. 애당초 국토교통부가 광역철도의 조건으로 ‘단독 분리운영이 가능한 선로’라고 지정하다 보니 철도망의 통합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현행 전국 철도망은 구멍 난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따라서 고속철도 통합은 30년 가까이 뒷걸음 해왔던 한국의 철도 정책의 전면적인 혁신을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은 철도민영화 저지를 넘어 철도공공성 강화의 한 획을 그은 날로 어느 때보다 철도노동자들이 자랑스러운 날이다. 철도노동자들과 함께 해 준 국민 여러분에게도 감사한 날이다. 아울러 앞으로 한국철도가 고속철도 서비스 개선 만이 아니라 일반철도 운행 확대, 광역철도 민자화 중단을 통해 모든 국민이 지역과 계층의 차별없이 저렴하고 안전하며 질높은 철도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다짐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공공교통네트워크도 함께 하겠다. [끝]
2026년 9월 1일
공공교통네트워크